미국 만화 연구의 과거와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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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40년대부터 시작된 미국의 만화 연구는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학계에서보다 만화 팬, 수집가, 만화가, 개별 연구자들에 의해 그 기초가 설립되었다. 1942년과 1947년에 출판되어 만화에 대한 선구적 연구로 여겨지는 “만화와 만화 창작자들: 미국 만화 작가의 인생 이야기 (Comics and their creators: The life stories of American cartoonists)” 와 “만화 (The Comics)” 는 만화 팬이었던 마틴 쉐리단 (Martin Sheridan) 과 만화가였던 콜턴 워 (Coulton Waugh) 에 의해 각각 쓰여졌으며, 만화 예술 (comic art) 의 다양한 영역을 다룬 최초의 연구[2]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만화 예술: 신문 만화[3], 정치 만화, 잡지 만화, 스포츠 만화, 만화 영화의 사회적 역사 (Comic art in America: Social history of the funnies, the political cartoons, magazine humor, sporting cartoons and animated cartoons)” 역시 개별 연구자인 스테픈 베커 (Stephen Becker) 에 의해 1959년 완성되었다. 같은 해, 솔 데이빗슨 (Sol M. Davidson) 이 뉴욕대학 (New York University) 에서 “문화와 연재만화 (Culture and the comic strip)” 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나 대학과 학계에서는 여전히 만화를 가치있는 연구대상으로 간주하진 않았다.

    만화학 (comics scholarship) 을 확립하고자 했던 1940년대와 50년대의 노력은 60~70년대에 이르러 보다 활성화되었다. 만화 팬들은 팬진 (fanzine) 을 중심으로 색인과 연대표 등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데이터를 형성하였고, 만화 소장의 문화적 가치를 인식한 몇몇 수집가들은 미국 전역을 돌며 거대한 양의 만화 컬렉션을 구축하였다. 특히, 제리 베일스 (Jerry Bails) 와 로이 토마스 (Roy Thomas) 의 Alter-Ego, SF 팬이었던 딕 루퍼프 (Dick Lupoff) 와 팻 루퍼프 (Pat Lupoff) 의 Xero, 돈 톰슨 (Don Thompson) 과 매기 커티스 (Maggie Curtis) 의 Comic Art 는 미국 만화 연구의 기초를 닦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또한, 만화 팬이었던 빌 블랙비어드 (Bill Blackbeard) 가 버려진 신문을 주워가며 수집한 신문 연재만화 소장본과 랜덜 스콧 (Randall W. Scott) 이 개인적으로 모은 200,000 가량의 만화 컬렉션은 각각 오하이오 주립대학 (Ohio State University)[4] 과 미시간 주립대학 (Michigan State University) 의 만화 도서관에 기탁되어 만화 연구를 촉진시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 개인 연구자였던 모리스 혼 (Maurice Horn) 의 경우, 1976년 “만화 세계 대백과사전 (The world encyclopedia of comics)[5]”을 편찬함으로써 만화에 대한 편견과 조롱, 무관심을 없애고 만화 연구의 가치를 알리는데 일조하였다. 이전 시기에 비해 60~70년대의 만화 연구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었지만, 언급한 주요 예들을 통해 알 수 있듯 대다수의 연구와 활동은 40~50년대와 마찬가지로 만화 팬, 수집가, 개별 연구자들에 의해 진행되었다. 하지만 60년대는 대학에 기반을 둔 타학문의 연구자들이 만화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게이트키핑 (gatekeeping) 이론으로 유명한 매스커뮤니케이션 학자 데이빗 매닝 화이트 (David Manning White) 는 그의 동료 로버트 에이벌 (Robert H. Abel) 과 함께 “신문 만화: 미국의 관용구 (The funnies: An American idiom)”를 집필, 책 속에 역사학자, 시인, 사회학자, 문학 비평가, 심리학자, 만화가 등의 에세이를 실었다. 또 다른 저명한 연구자로는 레오 보가트 (Leo Bogart), 헤이우드 브룬 (Heywood Broun), 길버트 셀즈 (Gilbert Seldes), 로버트 워쇼 (Robert Warshow) 등을 포함시킬 수 있는데, 신문의 일요 만화, 만화 독자층, 만화의 이용과 충족, 만화가 유소년 정신건강에 끼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했던 이들의 글은 그 접근법이나 방법론에 있어 학술적 연구로 간주된다.

    60~70년대를 거쳐 80년대에 이르기까지 만화에 대한 학자들의 관심이 조금씩 증가하긴 했지만, 만화를 ‘연구’하는 것에 대한 미국 학계의 주저함은 여전하였다. 만화 전문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Comic Art (이하 IJOCA) 의 설립자이자 편집장인 존 렌트 (John A. Lent) 는 이러한 학계의 무관심 혹은 ‘꺼려함’을 여섯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첫째, 사회과학과 인문학 연구자들이 그들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그리고 그들의 승진과 정년을 보장할 주제와 소재만을 다루면서 만화라는 위험을 감수할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플로리다 대학 (University of Florida) 의 영문학과 교수이자 만화 학술지 ImageText 의 편집장인 도널드 올트 (Donald Ault) 는 1970년대 그의 동료들이 도널드 덕에 대한 자신의 연구가 그의 교직 위치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 말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6]. 둘째, 만화 연구에 대한 연구 보조금이 희박하였고, 연구를 위한 자원이 매우 부족하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빌 블랙비어드 (Bill Blackbeard) 와 랜덜 스콧 (Randall W. Scott) 같은 개인 수집가들이 60~70년대에 만화콜렉션을 구축하는데 큰 공헌을 했지만, 공립도서관이나 대학의 도서관들은 만화나 만화와 관련된 자료들을 수집하는 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넷째, 대중문화는 저급문화라는 인식과 비평가들의 고급문화 편애는 ‘만화는 연구가치가 없고 천박한 것’이라는 담론을 확산시켰다. 다섯째, 학계에서는 자신의 ‘영역’을 보호하고자 만화라는 ‘저급문화’가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아서 에이사 버거 (Arthur Asa Berger) 는 1960년대를 회상하며, 그가 만화에 대해 논문을 쓴다고 했을 때 교수진들과 학생들이 ‘격분’했다고 말한 바 있다[7]. 마지막으로, 만화가 상대적으로 새로운 연구대상이었기에 적절한 이론적 바탕이나 방법론적 수단들이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새로운 학문이 형성될 때 타학문으로부터 이론과 방법론을 차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연구자들은 부족한 연구방법론과 이론을 탓했던 것이다.

    1990년대 이후 대중문화의 경제적·문화적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만화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화 장르로 인식되자, 만화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일본과 유럽의 다양한 만화와 만화 연구는 미국 만화 연구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었으며, 여러 타학문의 연구자가 만화 연구에 참여하면서 이론적 틀 역시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대학의 도서관을 비롯, 각종 기관과 박물관들은 후학을 위해 만화 아카이브를 구축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랜덜 스콧 (Randall W. Scott) 의 콜렉션을 기증 받은 미시간 주립대학 (Michigan State University), 빌 블랙비어드 (Bill Blackbeard) 의 신문 연재만화 소장본이 기탁된 오하이오 주립대학 (Ohio State University), 보울링 그린 주립 대학 (Bowling Green State University), 의회 도서관 (Library of Congress), 2002년 이후 매해 만화 학회를 개최해 온 플로리다 대학 (University of Florida), 콜럼비아 대학 (Columbia University), 펜실베니아 대학 (University of Pennsylvania), 시라큐즈 대학 (Syracuse University) 등이 있다. 만화에 대한 기획 책출판 역시 만화 연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는데, 주된 출판사로는 미시시피 대학 출판사 (University Press of Mississippi) 가 있으며 블룸스베리 (Bloomsbury), 햄튼 (Hampton), 맥팔랜드 (McFarland) 출판사가 그 뒤를 따른다[8].

    책출판 이외에도 International Journal of Comic Art, Studies in Comics, Journal of Graphic Novels and Comics, Image/Text, European Comic Art, SANE journal: Sequential Art Narrative in Education 등 만화 전문 학술지들의 등장은 만화를 둘러싼 다양한 연구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몇몇 학술지가 등재지에 오르게 됨에 따라 만화 연구의 학문적 위치도 변화하게 되었다. 정기적인 만화 학술 학회 역시 만화 연구의 정당성 (legitimacy) 을 높이는데 일조했으며, 만화 연구자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제공해주었다. 주요 학술 대회로는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Media and Communication Research (IAMCR) 의  Comic Art Working Group, Popular Culture Association/American Culture Association (PCA/ACA) 의 Comics and Comic Art Division, Modern Language Association (MLA) 의 Comics and Graphic Narratives Group,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매년 개최하는 Michigan State University Comics Forum, 플로리다 대학 (University of Florida) 의 정기 만화 연구 학회, 죠지타운 대학 (Georgetown University) 에서 1995년 시작된 The International Comics Arts Forum (ICAF), San Diego Comic-Con, The Comic Arts Conference 등이 있다. 대학에서의 만화 관련 수업은 2000년대 이후 점차 증가하였는데, 오레곤 주립대학은 (University of Oregon) 은 학제간 학부 부전공으로 “Comics and Cartoon Studies”을 신설하였고, 플로리다 대학 (University of Florida) 의 경우 영문학 전공 학부생에게 선택과목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 (Comics and Animation)”을 가르치고 있으며, 영문학 석·박사생들은 “만화와 영상 수사학 (Comics and Visual Rhetoric)”을 주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학계의 구조·인식의 변화는 젊은 연구자들로 하여금 만화를 진지한 학문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하였고, 그 결과 프로퀘스트 (ProQuest) 에 제출된 만화 관련 석·박사 논문의 수는 2005년 처음으로 두 자리수를 기록하였다.

    1940년대부터 지속된 만화 팬, 수집가, 개별 연구자들의 노력과 90년대 이후 변화된 학계의 인식, 그리고 만화 전문 학술지와 학회의 급격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만화 연구가 하나의 독립적인 학문으로 설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분리된 학과로서 ‘만화학’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기관은 찾아볼 수 없으며, 만화 관련 논문의 대부분은 영문학, 역사학, 사회학, 커뮤니케이션학에서 진행되었다. 그레고리 슈타이러 (Gregory Steirer) 는 미국 만화학의 위치를 진단하면서, 교수직, 연구기관, 학과 등을 고려해볼 때 만화학은 아직 대학 기관으로부터 의미 있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학제성 (disciplinarity)[9] 의 요소를 연구의 목적, 방법론, 이론화, 용어의 정의 등으로 설명하면서, 학제성을 견고히 형성하지 못할 경우 만화학은 게토화될 것이라 주장한다. 슈타이러는 방법론과 용어 사용에 대한 분석을 통해 미국 만화 연구를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사실 전달 위주의 접근 (factual approach), 사회문화적 연구 (sociocultural approach), 이데올로기 연구 (ideological approach), 작가론적 연구 (auteur approach), 산업 연구 (industrial approach), 형식주의 연구 (formalist approach). 그는 각각의 접근법이 만화 연구의 기반을 형성하는데는 기여했지만, 만화의 정의가 일관되지 않고 타학문의 학제성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만화학 고유의 방법론을 구축하지 못했고 서로 간의 교류를 통한 이론화 작업에도 실패했다고 말한다.

    만화의 정의에 대한 문제는 슈타이러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만화 연구자들이 동의하는 부분이다. 미국을 비롯 전세계 만화 연구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만화의 정의에 대한 일치된 의견은 없다. 이는 만화가 항상 변화하는 문화 장르인 동시에 문화와 국가에 따라 만화가 다른 의미를 지니거나 만화를 지칭하기 위해 다른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만화 정의에 대한 혼동은 만화의 유형 혹은 장르를 정의하고자 할 때 더욱 심해진다. 가령, 미국에서 만화책 (comic book) 은 연재 만화 (comic strip) 와 종종 구분없이 사용되며, 연재 만화 (comic strip) 와 카툰 (cartoon), 카툰 (cartoon) 과 캐리커쳐 (caricature)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만화에 대한 합의된 정의없이는 만화학의 성립은 불가능한 것인가? 존 렌트 (John A. Lent) 는 만화와 만화의 유형에 대한 정의가 연구자와 독자 사이의 그리고 연구자와 연구자 사이의 상호 이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면, 엄격하고 권위있는 정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일치된 개념적 정의가 없다고 해서 만화 연구자의 분석과 통찰이 그 타당성을 잃지는 않으며, 오히려 새롭고 창의적인 정의 방식들의 출현이 만화학 내부의 논의를 풍성하게 할 것이라 기대한다. 학제성 구축은 만화학 설립에 반드시 필요한가? 앞서 언급한 그레고리 슈타이러 (Gregory Steirer) 처럼 콜린 바이네키 (Colin Beineke) 는 만화학이 학계에서 뿌리를 내리고 타 학문의 놀이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유의 방법론과 이론을 발전시켜야만 한다고 확고히 주장한다. 반대로 챨스 해트필드 (Charles Hatfield) 는 학제 간의 엄밀한 구분에 반대하며, 학제는 오롯이 분리되거나 자족적일 수 없고 만화학이 구획적 접근 (compartmentalization approach) 에 도전하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미국에서 만화 연구가 개별적 학문으로 자리잡지 못한 것이 만화의 개념적 정의와 학제성의 부족함에 기인한 것인지, 상대적으로 짧았던 기간의 탓인지, 앞서 말했던 학계의 영역싸움과 연구자들의 부족한 도전의식때문인지,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이에 존 렌트 (John A. Lent) 는 만화학의 미래를 위해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먼저, 만화학이 다학제 연구 (multidisciplinary) 가 아닌 학제간 연구 (interdisciplinary study) 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단순히 타학문의 연구자들이 만화를 새로운 ‘소재’로 삼는 것에 그쳐서는 안되며 만화를 연구하는데 있어 다양한 학문의 개념과 방법론, 이론틀을 차용하여 만화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 관련된 타학문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만화의 학제성에 대한 논의가 지나쳐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학제성 구축의 장·단점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할 수는 있으나 만화 생산과 수용의 다양한 맥락을 고려치 않고 만화 범위를 경계지으려 하거나 거대 이론의 형성에 매몰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개별 텍스트 분석 위주의 연구 경향을 비판하며 만화 연구가 메시지뿐만아니라 다양한 맥락의 만화 산업과 생산자, 유통의 형식과 방법, 소비의 환경과 의미 생산 등에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제안을 토대로 만화를 둘러싼 논의를 풍부하게 하고 지속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면, 미국뿐아니라 한국에서도 만화 연구의 학문적 정당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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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글은 Internal Journal of Comic Art (이하 IJOCA) 의 설립자이자 편집장인 존 렌트 (John A. Lent) 의 두 논문과 그레고리 슈타이러 (Gregory Steirer) 의 논문을 토대로 쓰여졌음을 밝힌다. 존 렌트의 논문 “Comics scholarship: Its delayed birth, stunted growth, and drive to maturity” 는 IJOCA의 2014년 봄 호에 게재되었으며, “The winding, pot-holed road of comic art scholarship”은 등재학술지인 Studies in Comics의 제 1권 1호 (2010년) 에 수록되었다. 그레고리 슈타이러의 “The state of comics scholarship: Comics studies and disciplinarity”는 IJOCA의 2011년 가을 호에 실렸다.

    [2] 마틴 쉐리단 (Martin Sheridan) 과 콜턴 워 (Coulton Waugh) 의 연구는 신문 연재만화만을 다루었던 반면, 스테픈 베커의 경우 그의 책 제목이 암시하듯 만화 연구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3] The Funnies는 the funny pages 의 줄임말로 신문의 연재 만화 (comic strips) 섹션을 일컫는데, 한국 신문의 정치풍자 만화 (political cartoon) 나 만평과는 다른 개념이다. 여기서는 편의를 위해 신문 만화로 번역하였다.

    [4] 빌 블랙비어드 (Bill Blackbeard) 의 콜렉션은 the San Francisco Academy of Comic Art에 먼저 보관되었다가 오하이오 주립대학에 기탁되었다.

    [5] 모리스 혼 (Maurice Horn) 은 15명의 연구자와 11개국 만화 팬들의 도움으로 1,200 이라는 거대한 수의 만화를 분석하였다. 그의 책은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영어 원본은 100,000부 가량 소비되었다.

    [6] 만화 연구자로서의 고충은 IJOCA 2003년 가을 호에 실린 도널드 올트의 “참호 속에서, 벌을 받다: 만화학 교수의 고백 (In the trenches, taking the heat: Confessions of a comics professor)”에 잘 나타나 있다.

    [7] 그의 일화는 IJOCA 2002년 봄 호에 게재된 “이게 진정한 학자가 할 만한 것인가 (Is this the kind of thing that serious academics do?)”에 실려있다.

    [8] 그레고리 슈타이러 (Gregory Steirer) 는 “만화학의 위치: 만화 연구와 학제 (The state of comics scholarship: Comics studies and disciplinarity)” 에서, 90년대 후반 만화 관련 기획 책출판의 증가가 만화학 설립의 지표가 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그는 학술 출판시장의 구조조정에서 그 이유를 찾으며, 일반 소비자를 끌어들여 보다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출판사들이 만화와 대중문화에 관심을 두었다고 말한다.

    [9] Disciplinarity는 학문이 되기 위한 자질 혹은 주요한 요소를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학제성으로 번역하였다.

     

    정재현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 중이다. 초등학교 때 급식으로 나온 우유를 맞바꿔 만화를 본 탓에 ‘키’를 잃었으나,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시작한 만화사랑은 여전하다. 죄책감없이 만화를 읽기 위해 만화를 주제로 석사논문을 썼으며 여러 학술 학회에 참여해왔다. 세계화, 정체성, 집단기억, 구별짓기, 지식담론 등과 같은 주제들을 조명하는데 만화가 훌륭한 창구가 되어준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음식과 미디어 담론, 국가 정체성 형성에 대한 박사논문을 마치기 위해 지하 연구실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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