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군바리> 네이버에서 연재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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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군바리>는 네이버 ‘베스트 도전’에서 2014년 5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연재된 이후, 월요 웹툰으로 정식 서비스되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베스트 도전 전체 순위에서 거의 매번 1위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수많은 작품들과 경쟁하는 등단의 과정에서 이미 그 인기를 가장 증명한 셈이다. 2015년 7월까지 21화가 연재된 지금까지도 당일 조회 수 3위를 차지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만화는 과거의 어느 시점에 여성들도 병역의 의무를 지게 된 평행세계를 가정하며 시작한다. 내용의 선호를 떠나, ‘웹툰 작가’가 되는 방편으로는 매우 뛰어난 소재 선정이다. 네이버를 비롯한 대다수 웹툰 서비스들이 아직은 ‘조회 수’라는 수치를 작품의 가치와 등가로 보는 상황에서, 작가들과 작가 지망생들에게 주목성은 일차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 중에서도 항상 붙어 다니며 논쟁의 주제가 되어온 ‘징병제와 성차별’ 이슈를 다룬 것은 영리한 전략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자들이 군대에 가게 된다면?” 이라는 질문은, 작품 안에서 관심을 환기하는 전략으로만 소모되는 데 그친다. 소재를 화제성을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뷰티풀 군바리>는 그 바람에 편견의 구조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여성 입대가 추진된 배경을 간략히 설명한 뒤 훈련병 과정을 상세히 묘사하는 과정에서 군대라는 소재는 국방이라는 대의 아래 함께 고생했던, 의문의 여지없이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장소로 그려진다. 여성들이 ‘우리’가 겪었던 훈련병 시절의 고됨 속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일반적 미의 기준에 부합하는 몸매를 뽐내는 것은 덤이다.

001비문과 함께 내용도 수정 되었으면 한다.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비단 <뷰티풀 군바리> 만의 일이 아니므로 생략하더라도, <뷰티풀 군바리>는 위와 같은 이유로 정식 서비스 이후 많은 비판을 받았다. 특히 ‘군대’라는 조직에 대한 태도를 병역의 의무에 대한 태도와 동일시한다는 점에서, 의무의 이행과정에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고 특수한 구조적 경험을 개별적으로 다시 추억한다는 점에서 TV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와 닮아있어 함께 언급되는 일이 잦았다. 웹진 ‘ize’의 특집기사를 살펴보자.

<뷰티풀 군바리>는 군필 여성을 추앙하는 동시에 군 관련 지식이 부족하거나 복무 태도가 미숙한 여성을 ‘무개념’으로 묘사해 효과적으로 공분을 불러일으킨다. MBC [일밤] ‘진짜 사나이’의 여군 특집 편이 결과적으로 그랬듯, 이러한 콘텐츠들은 자의적 기준에 따른 ‘개념녀’를 걸러낸 뒤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 여성을 죄책감 없이 비난할 수 있는 알리바이를 제공한다. 즉 이들 콘텐츠는 여성 전반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는 방식을 통해, 여성 혐오 자체를 마치 정당한 단죄인 양 주장하고 카타르시스를 유도한다. 그리고 “모든 여성을 욕하는 게 아니라 욕먹어 마땅한 여성을 욕할 뿐”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끝없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일간 베스트 저장소’를 비롯해 온라인에서 주로 여성을 비하하는 데 쓰이는 ‘김치녀’와 ‘된장녀’ 프레임이다.[1][2]

현재 작중에선 (지금은 없어진 의무경찰들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군대 내부의 폭력이 가시화되는 중이다. 내부의 폭력이 언급된 시점에서 <진짜 사나이>보다는 진일보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좀 더 진행되어야 작품의 주제를 파악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여전히 1화에서 여성이 군대에 가게 된 배경을 요약해 보여주는 장면들에서 위 인용이 제기한 ‘프레임의 문제’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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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반대만 하는 것으로 그려지는 여성들. 실제로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여성의 군 복무가 주장되어왔다. 또한 1:1의 성비로 그려진 작품 속 국회와 실제 국회의원 성비의 불균형이 다르다는 점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생각해보자.

 

여성 국회의원들은 모조리 여성이 국방의 병역의 의무를 지는 것을 반대하듯 그려지며, 법안이 통과되는 동안에도 여성 두 명이 여성의 입대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국회의사당 앞에 서 있다. 군 가산점에 대한 토론 장면 또한 여성학 박사 김신명숙의 발언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군 가산점인지에 대한 맥락도 없거니와 ‘납득이 갈만한 주장을 하는데도 비웃기만 하는 이성들’의 구도에서 서로의 성별만 바꾼 것이다. 이렇듯 문제의 맥락에 대한 무신경함이 이 작품이 주목받게 된 지점과 맞물려 여전히 고민되지 않은 장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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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명숙이 한 발언으로 알려진 상황의 패러디. 하지만 실제 영상은 이와 다르다.

 

개인의 자유를 오랜 기간 동안 억압하는 병역의 의무에 대한 보상심리는, 본인이 충성했던 국가와 조율을 해나가는 대신 자신과 동일한 일을 겪지 않은 사람들에게(남자건 여자건, 아직 자신 만큼 ‘피해’를 보지 않은 ‘후임’이건) 군 복무의 신성함을 역설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빼더라도 군 내부의 폭력이 그러하고, 예비군들의 훈련 실태가 그러하며, 연예인의 군 복무 기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러했다. 공무원 시험에 대한 군 가산점으로 실익을 보는 남성들이 실제로 많지 않음에도 많은 남성이 가산점 제도의 존폐에 자신의 군복무 보상에 대한 심리를 투사하듯 관심을 가져온 것도 비슷한 기제에서 비롯된 촌극으로 보인다.

작가가 작품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해명한 부분이 제목의 ‘군바리’라는 표현을 비하적 의미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우리’라는 이름으로 겪었던 고된 나날들로 추억되는 세계의 단단함을 짐작케 한다. 그 단단함 바깥에는 고려할 지점이 전혀 없는 것처럼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책임은 방기될 수 있는 것인가.

물론 두 작가와 네이버 웹툰은 아무런 악의도 없었을 것이다. (인기도를 고려하면, 정식 서비스로 채택된 기간이 오래 걸렸기에 소재의 민감함에 막연한 주의를 기울였을 것이라는 추정만 가능하다.) 그러나 그 무신경한 해맑음이 면죄부가 될 수 없는 것은 자명하고, 조회 수 백만 단위에 육박하는 네이버에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다면 더욱 문제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편견들을 더욱 공고히 하고 싶지 않다면, 부디 1화라도 수정해주길 바란다.

[웹툰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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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지은,”여성 혐오 엔터테인먼트│① 이것이 왜 정치가 아니란 말인가“, <ize>, 2015.05.21
[2] 1화의 댓글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다시 한번 말하지만요, 이거 진짜사나이 여군편 나오기전에 나왔던거에요 오해하지 마요”이다. 대다수 독자는 <뷰티풀 군바리>와 <진짜 사나이 – 여군편>의 유사성이 지적되는 것이 아니라, 발표된 시점을 오해받는 것을 우려했다.

선우 훈

웹툰을 읽어왔고 웹툰을 그리게 되었다. 조회 수가 곧 작품의 가치인 환경에서 거의 의미가 없는 작품 [데미지 오버 타임]을 연재했다. 실은 나도 내 조회 수를 모른다. 이쪽이 그렇다. 연재하게 해주신 것만도 감사한데 딴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괘씸하다고 느끼실지도 모르니까. 언젠가 노블레스처럼 가치 있는 만화를 생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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