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굴레차!>_ 사신 후보생과 무술 수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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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四神) 후계자로서 사신강림을 하기 위해, 그리고 하늘나라에서 사신의 역할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년들의 이야기. 2013년 네이버 대학만화최강자전 2위 수상작 <둥굴레차!>는 우리가 녹차 다음으로 주변에서 흔히 보는 차(茶) 이름에 난데없이 사신 후계자 수련이라는 아이러니한 조합으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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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사신 후계자의 설정이야기를 전설처럼 소개하는 서막이 진지하면서도 위트 있음>

 

이쯤 되면 ‘사신’이란 소재에 대해 평이함을 느끼는 독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실제로 ‘주작, 청룡, 현무, 백호’ 소재는 여태껏 다양한 장르에서 사용되었고, 국내외 유명 만화 작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불교·도교문화권에 있는 나라에선 자주 쓰이는 소재다. 그렇다면 나름 흔한 소재가 되어버린 사신이 <둥굴레차!>에서 어떤 식으로 응용되었을까?

우선 <둥굴레차!>의 특징을 살피기 전에 내용을 보자. 작품의 내용을 단순히 본다면 ‘사신 후보생의 무술 수련기’를 코믹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도입 부분에 장황한 배경 이야기를 늘어놓지만, 주인공 4인방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자마자 ‘개그 장르인가?’라고 착각할 만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예를 들면 주작 후계자 주은찬이 전통찻집 둥굴레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동네주민의 독특한 설정부터, 곧이어 등장하는 현무 후계자 현우의 기회주의자적인 성격에 만담하듯 서로 주고받는 대사는 <둥굴레차!>에서만 볼 수 있는 개성으로 느껴진다. 특히 엉뚱하면서 재치 있는 대사에 빠르게 넘어가는 장면과 이야기 전환은 마치 콩트 개그 프로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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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분명 상황은 진지한데 깨알 같은 대사나 행동이 개그 수치를 높여주고 있음>

 

흥미로운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실 필자는 <둥굴레차!>를 읽고 나서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타카하시 루미코’의 작품 코드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 예로 일단 위에서 언급했듯이 빠른 화면전환에 무술 수련을 하는 소년 4명이 격한 액션을 종종 하는가 하면, 옥신각신 개그 멘트를 날리며 쫓고 쫓기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여기에 더하여 둥굴레 찻집의 주인 할머니 황순과 얽히는 소재는 타카하시 루미코 작품에서 등장하는 ‘핫포사이’, ‘코롱’, ‘묘가’ 등이 연상되기도 한다. 또한, 여러 무협 작품에서 비슷한 장면이 나오지만 수많은 통나무를 세워놓은 위에서 말장난하며 수련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마치 ‘주천향’이 연상되기도 한다. 당연히 언급한 부분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복합적인 구성과 조화를 보건대 <둥굴레차!>는 타카하시 루미코 작품색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아 작가의 색이 입혀진 작품이라 짐작된다.

<둥굴레차!>는 6월 중순을 기준으로 50회 차를 넘기며 주인공의 내면적 갈등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초반에 코믹한 요소와 다양한 등장인물이 출현한데 이어 각자 사신 후보 소년의 도전과 고난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청룡 후보생 가람은 소년들 중 유일하게 사신이 되길 거부한다. 현실과 숙명 사이에서 고민하며 최종 인생목표를 사신계승으로 삼고 있는 다른 후보생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더구나 가람은 친아버지가 현재 청룡으로 있고, 부자지간의 냉랭한 시선은 다른 사신 후보생들과 다른 과거와 내면적 갈등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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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헤어진 뒤 겨우 만난 현 청룡 아버지와 아들 가람과의 관계에 어떤 복선이 있음을 보여줌>

 

성인이 되는 순간, 그리고 사신강림을 하여 사신문을 통해 하늘나라로 가는 숙명을 안고 있는 소년들. 이들은 선택받은 존재라는 이유로 평생 숙명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의 무게감을 유머와 위트로 기막히게 풀어나간다. <둥굴레차!>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내적 외적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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