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교실>_ 정글 속 폭력과 배신의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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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교실>. 얼핏 제목만 보면 열혈 학원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낚이면 안 된다. <영광의 교실>은 땀과 청춘, 사랑과 우정이 넘치는 공간이 아니라, 폭력과 살육이 난무하는 정글 그 자체다.

안의경의 <영광의 교실>은 주인공 서영광의 교실이며, 동시에 폭력과 배반의 교실이기도 하다. 만화 초반, 교실은 ‘정글’로 비유된다. 아이들은 교실이란 정글 속에서 초식동물부터 육식동물로 저마다 포지션을 차지하며 살아간다. 주인공 영광은 이 정글 속에 군림하고 있는 사자다. 잘생긴 외모와 특유의 친절함으로 교실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 그러기에 아이들은 그를 선망하며 그의 말을 따른다. 물론 개중에는 시샘하는 이도 있다. 그래서 <영광의 교실>은 영광이 있는 교실이 아니라, 영광이의 교실이다. 이런 영광에게도 상처는 있다. 부모님과 누나 졸업식으로 향하던 중 양친이 모두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만다. 때문에 유일한 혈육인 누나 영주는 영광에게 곁을 내주지 않는다.

 

도판 1 - 영광의 교실 1화 중도판 2 - 영광의 교실 1화 중

 

갈등은 선망과 질투에서 시작한다. 어느 날부터 영광의 사물함에 영광이의 사진을 몰래 찍은 사진이 배달된다. ‘I will get you’라는 섬뜩한 문구와 함께. 그러던 어느 날, SNS에 조작 사진을 올리며 관심 받는 것을 낙으로 살아가던 영빈이 영광의 작은 친절을 오해하고, 자신의 SNS에 영광을 자기 남자친구로 올렸다가 반 친구들에게 들키고 만다. 아이들은 영빈을 영광의 스토커로 몰며, 영빈을 왕따로 몰아 사냥하기 시작한다. 그런 영빈을 유일하게 감싸주는 친구는 짝 요셉이다. 하지만, 진짜 스토커는 사실 이 요셉이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이 만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물로 보인다. 하지만, 요셉에게도 사정이 있다. 평소 자신을 정글 속 공기, 미생물, 나무 정도로 생각하던 요셉은 영광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준 것만으로 정글 속 배경에서 코끼리가 된다. 요셉은 영광을 선망하는 마음에 그의 사진을 찍어 보냈던 것이다. 요셉은 영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영광이 중학교 때 학교 폭력에 연루된 기사를 발견하고, 그것을 영광에게 보낸다. 요셉이 스토커임을 알게 된 영광은 요셉에게 그만둘 것을 종용한다. 결국 요셉이 스토커임이 알려지게 되고, 아이들은 사냥감을 영빈에서 요셉으로 옮긴다. 요셉이 스토커임을 안 영빈 또한 그 사냥에 동참한다. 결국 왕따를 당하던 요셉은 자살 시도를 한다. 요셉을 구하는 과정에서 이야기는 영광의 절친 지훈에게로 향한다. 지훈은 배다른 동생 다정이 학교 폭력을 당할 때 지켜주지 못했다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아이다. 하지만, 독자는 알고 있다. 그 학교 폭력에 영광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이처럼 이야기는 나선형으로 돌며,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영광에게로 향한다. 요셉의 전학으로 배신의 나선은 일단락된 듯하다. 하지만 반장이면서 그 권위를 영광에게 빼앗겨 평소 영광을 좋지 않게 보던 선우가 개입하면서, 시한폭탄에 다시 불이 붙는다.

사실 교실이라는 공간은 ‘동물원 철장 속 정글’에 불과하다. 이 철장 속 정글을 만든 것은 바로 그들의 부모들이다. 어른들은 “너는 공부만 하면 돼.” “나쁜 애들이랑 어울리지 마.”라는 말로 약육강식의 세계로 아이들을 인도한다. 아이들은 야생 본래의 생기를 거세당한 채, 살기 위해 다음 먹잇감을 찾아 물어뜯기에 급급하다. 또한 철장 속 아이들은 보이는 것을 중요시한다. <영광의 교실>에서는 그것이 ‘사진’으로 상징된다. 아이들은 자살하려는 친구를 구경하고, 자살 현장을 찍기에 급급하다. 진실은 가려진 채, 사진이 곧 진실이 된다.

 

도판 3-영광의 교실 16화 중도판 4-영광의 교실 16화 중

 

다시 발화된 <영광의 교실>은 어떻게 될까? 확실한 것은 누군가는 죽는다. 왜냐하면 이 만화의 첫 시작이 누군가의 책상 위에 놓인 국화꽃을 누군가가 짓밟으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날로부터 2달 전 이야기가 바로 <영광의 교실>이다. 그러나 정말 무서운 것은 누군가가 죽는다가 아니다. 수능을 걱정하며, 언제 그랬냐는 듯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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