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재앙 SF만화가 반복하는 이야기 패턴에서 어떤 교훈을 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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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필자는 대재앙과 맞닥뜨린 세상을 그린 이야기가 어지간한 공포물보다 훨씬 더 무섭다. 귀신이나 흡혈귀 따위는 실재하지 않거니와 사이코패스 살인마 한 명이 세상을 어찌할 수 있으랴만, 전면 핵 전쟁과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창궐 그리고 환경파괴나 오염으로 인한 심각한 인재(人災)는 자칫 방심했다가 언제 어떤 식으로 우리 뒤통수를 칠지 모를 현재진행 가능한 후보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 형식은 대부분 어느 한 사람의 특별하고 주관적인 체험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그리고 나아가서는 지구촌 전체가 겪는 고통을 전방위적으로 담아내기에 훨씬 더 현실감을 준다. 2015년 초여름 현재 대한민국 전역을 뒤흔들고 있는 메르스 사태가 참고할만한 하나의 힌트다. 한 마디로 대재앙 이야기는 현실적 개연성이 높다 보니 상상 속의 막연한 공포물은 엄두 낼 수 없는 거대한 공포를 안겨주며, 그렇기에 메시지의 교훈적인 강도 또한 그에 정비례해서 올라간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만화계, 특히 요즘 대세를 이루는 웹툰에서는 전례 없이 대재앙을 직간접적인 소재로 삼은 작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다수 등장했다. 만화 속에 등장하는 대재앙 유형들을 발생 원인별로 구분해보면 크게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과 사람들의 어리석음이 자초한 인재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으며, 이것들을 작품별로 다시 세분화해보면 아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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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를 보면 최근 국내 만화들 역시 해외에서 그동안 다뤄온 대재앙 소재들 대부분을 나름 변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적으로 보면, 천재지변이 많고 전면 핵 전쟁이나 세균전(혹은 급성전염병) 그리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학적 위기처럼 직접 인간의 잘못에서 비롯된 대재앙 이야기는 아직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천재지변 또한 국가나 사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또 하나의 인재로 돌변한다는 점에서 양자가 완전히 따로 논다고 볼 수는 없다. 단적인 예가 이익수의 <리즌>과 김선권의 <그날의 생존자들> 같은 예들이다. 위의 분류표 상에서 두 작품은 재앙 원인이 각기 외계인 침공과 운석 충돌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 이러한 비극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의 기만 선전에 사람들이 죄다 속아 넘어갔다는 전제 아래 이야기를 전개한다. 어이없게도 두 작품 모두에서 실험 대상이 된 사람들은 허위로 조작된 사실을 진실이라 믿어버린 나머지 자기만 살겠다고 아우성치며 남들을 괴롭히는 통에 주변을 온통 지옥도로 만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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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대재앙 만화들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훨씬 더 중요한 관점은 재난 발생 원인의 유형별 분석이 아니다. 그런 식으로는 피상적인 접근밖에 하지 못한다. 그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떤 재난이 닥치든 간에 상관없이 어느 만화에서나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이야기 전개 패턴들을 파악하는 것이 이 SF의 하위 장르를 보다 근본적인 이해하고 즐기는 방법이다. 이러한 패턴들은 보는 입장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대략 다음 네 가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1. 무정부 상태
대부분의 대재앙 소재 만화들에서 국가와 정부는 규모를 가늠할 수도 추이를 예측할 수도 없는 대재난과 마주하여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거나 아예 존재감이 없기 일쑤다. 예컨대 <하이브>에서는 산소의 이상 증가 현상으로 생겨난 거대 날벌레 떼에 정예군대가 속수무책으로 궤멸되며1)  <2024>에서는 아예 무정부상태에서 와해된 군대를 수습한 지방군벌까지 등장한다. <1호선>에서는 1개 소대도 되지 않는 병력만 서울시청에 남겨두고 좀비들을 막으라며 본대는 줄행랑친다. 설상가상으로 <심연의 하늘>에서는 피해지역에서 정부가 추진하던 비밀 프로젝트의 진상을 은폐하기 위해 경찰과 군이 살아남은 민간인들을 학살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 만화에서 정부는 지축(地軸)의 변화로 인한 대격변을 미리 예견하고 있었음에도 사람들을 구조하기는커녕 체제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려 정권의 전복을 막으려는) 이기적인 방어자세로 일관한다.

한편 아이러니하게도 설사 세상이 멀쩡하다 한들 사람들의 눈과 귀가 어두우면 결과는 매한가지일 수 있다. <그날의 생존자들>의 예를 보자. 여기서는 사악한 실험(중력 제어)을 획책하는 기업들이 외딴 섬마을 사람들을 격리시키고자 운석충돌로 세상이 결딴났다는 허상을 심어준다. 그러나 죄 없는 시골 사람들을 실험재료로 삼으며 인권유린을 아무리 자행한들, 멀쩡한 바깥세상은 이들을 돌아보기는커녕 어렵사리 탈출한 생존자가 하소연해도 허무맹랑한 소리로 치부해버린다는 점에서 최근 빈발하는 염전 노예나 새우잡이 배 노예 사건들을 연상시킨다.

요약하면 대재앙을 소재로 한 만화들은 현대인들이 세상의 진정한 위기가 왔을 때 사회 안전 시스템이 과연 얼마나 튼실할지 그리고 그것이 평소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파워 엘리트들이 얼마나 닦고 조이고 기름 치고 있는지에 관해 상당한 의구심을 갖고 있음을 암묵적으로 반영한다.

 

 

2. 제국주의 그늘에 가려진 주변부 국가 국민으로서의 비애
한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라고 하나 정치군사적으로는 그 위상이 아주 취약한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를 반영하듯 <하이브>와 <1호선> 같은 일부 만화들에서는 대재앙의 진원지가 된 대한민국의 한복판을 (미국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이는) 영어 쓰는 초강대국 군인들과 연구원들이 멋대로 활보한다. 이들이 한국 정부의 허가나 협조를 받았는지는 거의 언급되지 않으며 심지어 <1호선>에서는 흥미를 끄는 좀비 바이러스 실험체를 확보하기 위해 외국군 병력이 서울시청을 사수하던 국군 잔여 병력을 몰살시킨다. <하이브>에서는 강대국 군인들이 검증되지 않은 시약 샘플을 심신이 피폐해진 한국인들에게 마구 뿌려대며 그 추이를 면밀하게 관찰한다. 이 모든 게 바이러스 연구로 얻게 될 비밀을 해당국이 독점하기 위한 공작의 일환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백신 제조를 위한 피실험체 노릇이나 하다 버려지는 소모품 신세로 전락한다.

세계경제대국 2위에 군사강국인 일본조차 패전 이래 줄곧 미국의 입김에 막혀 번번이 자존심을 구겨온 과거사가 자국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수없이 투영되어 왔듯이, 이제 우리나라의 만화들도 국가적 위기 상황을 배경으로 한 대재앙 이야기 형식을 통해 경제 선진국이란 허상 뒤에 숨겨진 우리 사회의 허약한 실체를 가감 없이 그려내기 시작한 것이다.

 

3. 인간성의 한계에 대한 사고실험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문명인이라 자부하며 살고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묘사되는 아프리카 오지의 토착민들 삶을 진기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속으로는 그들을 야만인이라 얕잡아본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보다 훨씬 못한 삶의 조건에 내동댕이쳐진다 해도 여전히 헛기침하며 양반 행세할 수 있을까? 혹여 1971년 스탠포드 대학에서 실시된 ‘죄수와 간수 역할놀이’ 실험에서처럼, 생존환경의 악화가 겉으로는 그럴싸하게 보이는 인간성에까지 깊은 상처를 남기지는 않을까? 위의 표에서 소개한 웹툰들은 거의 예외랄 것이 없이 모두 이러한 의문부호에 공감을 표시한다. 묵시록적인 대재앙 앞에서 원래 흉포하고 이기적이었던 성향의 사람들뿐 아니라 평소 규칙을 중시하고 착해 보였던 사람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혹은 자기 가족만 살겠다고 막가파 식으로 나온다. <2024> 에 나오는 거리의 부랑자들이야 그렇다 치자. 하지만 <하이브>의 비중 있는 조연인 최성재 이사는 어떠한가? 문명이 무너지기 전까지만 해도 IT기업의 유능한 임원처럼 보였던 그는 실은 부하직원들의 능력을 가로채 승승장구하던 인물로서 몸집이 인간보다 큰 흑벌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득불 본색을 드러낸다. 휘하에 폭력배를 규합한 그는 괴물 벌레들의 앞잡이 노예를 자처하며 인신공양으로 바칠 사람들을 암암리에 끌어모으는 어둠의 권력자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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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말해 천재지변이건 인간이 자초한 위기이건 간에 상관없이, 문명이 붕괴한 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생존자들을 더욱 아비규환의 처참한 환경으로 몰아넣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인간들 자신이다. 이러한 설정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가 <리즌>이다. 바깥세상이 외계인 침공으로 완전히 멸망했다고 믿게 된 대형 여객선의 승객들은 더 이상 자신들을 규제할 법적 물리적 강제력이 존재하지 않게 되자 그 안에서 이합집산하며 제한된 자원을 독점하기 위해 사기와 협잡, 폭력과 살인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러한 패턴은 앞서 언급했듯이 <그날의 생존자들>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된다. 중요한 것은 대재앙의 실제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사람들이 그렇다고 믿게 되는 순간부터 이들은 인간을 탈을 벗어버린다는 점이다. 결국 작가는 대재앙을 핑계 삼아 인간이 어떤 조건에서든 계속 인간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지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의 영역>은 좀 더 과격한 발상을 보여준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급격히 지적 존재로 진화한 물고기들이 지상에 진출하여 호모 사피엔스를 대체하는 과정을 그린 이 만화는 우리가 세상의 주인공(만물의 영장)이라는 자만심이 단지 고정관념에 불과할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

 

4. 우리나라가 처한 다양한 현실에 대한 세태풍자
대재앙 이야기는 특별히 우리나라에서 최근에야 생겨난 장르가 아니다. 그 현대적인 원형은 장 밥띠스뜨 꾸장 드 그랑빌(Jean-Baptiste Cousin de Grainville)의 <최후의 인간 Le Dernier Homme; 1805년>과 메리 쉘리(Mary Shelley)의 <최후의 인간 The Last Man; 1826년> 같은 19세기 초 유럽의 재앙소설들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는 국내 독자들이 대재앙을 다룬 창작SF만화를 즐기자면 같은 형식을 빌려오되 알맹이는 우리 나름의 시각에서 다시 채워 넣을 필요성이 있음을 뜻한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발표된 관련 소재의 만화들은 하나같이 저마다 우리사회가 당면한 현실의 한 단면들을 직간접적으로 풍자한다.

이를테면 입시 위주의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야기한 온갖 문제(<노네임드(NonameD)>와 <심연의 하늘>), 왕따와 학생들 간의 가혹행위(<1호선>, <방과 후 전쟁활동>), 학교 현장의 문제를 외면하고 책임을 모면하기에 급급한 교사들(<방과 후 전쟁활동>), 정부와 의료현장과의 엇박자(<1호선>), 비정규직의 현실(<1호선>), 강남 잠실에 커다랗게 뚫린 싱크홀(<심연의 하늘>), 미국의 속국화 되다시피 한 주변부 국가로서의 우울한 현실(<1호선>, <하이브>) 등이 대재앙으로 인해 인간의 속내가 노골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더욱 극적으로 불거져 나온다. 그리고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앞장서 노력하기보다는 뒷짐 진 채 남이 애써 따낸 과실이나 훔쳐 먹으려는 일반 대중의 무임승차 심리가 거의 모든 작품들에서 비판적으로 묘사된다.

덕분에 이 만화들은 SF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허황되거나 일시적 현실도피를 위한 오락물로만 이해되지 않고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계고성(戒告性) 작품으로 탈바꿈한다. 이 중에서 필자가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 몇 가지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1. <1 호선> – 다음 만화속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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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바이러스가 숨 가쁘게 번져 나가는 데에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이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고 진실을 국민과 공유하기는커녕 일선 병원 의사들에게 일단 신종 플루라 둘러대고 타미플루를 처방하라고 지시하는 장면. 최근 메르스 사태에 대한 방역당국의 엇박자 행보를 마치 예언이라도 한 듯하다.

 

2. <심연의 하늘> – 네이버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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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한 점 없는 거대한 싱크홀 속에서 시체더미와 좀비들을 피해 죽을 고생을 한 끝에서 지상에 올라온 여학생이 서울대 로고 모양의 교문에 목매단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좌절하는 장면. 원래 수시로 서울대에 이미 합격한 그녀인지라 대재앙이 찾아오지만 않았다면 그곳은 새해에 모교가 될 터였다. 하지만 문명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학벌은 그야말로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3. <노네임드 (NonameD)> – 네이버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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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드(NonameD)>: 현재 살고 있는 세상이 실은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허상(사이버 스페이스)에 지나지 않으며 자신들 또한 실제 인간이 아닌 NPC 2)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고도 학생들이 여전히 눈앞의 입시 공부와 시험 준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장면. 학생들의 판단 능력을 키워주기보다는 이들을 입시 만점 취득기계로 좀비화 시키는 기성 교육의 무서운 관성을 아주 해학적으로 그려낸 예다.

 

사실 영미권이나 일본과 달리 이제까지 우리나라 만화들은 대재앙 SF만화 분야에서 그리 많은 작품들을 내놓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이 소재에 주목하는 작품들이 늘어난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3)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사회 전반이 이러한 소재를 전보다 훨씬 현실감 있게 받아들이게 된 데 있다고 본다. 동명(同名)의 만화로도 그려진 고마츠 사쿄(小松左京)의 장편소설 <일본 침몰 日本沈沒; 1971년>이 초판만 4백만 부나 팔린 것은 작품 속에 묘사되는 대지진이 일본인들에게 결코 상상 속의 유희로만 남을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어느덧 경제 강국으로서 지구촌 사회에 깊숙이 발을 디딘 채 인공위성과 유전공학 기술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다다른 우리나라 역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과학기술문명의 파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북핵 문제는 언제나 핵 전쟁의 공포로 등골이 오싹하게 하며, 사스와 메르스 사태는 이보다 더 고약한 바이러스나 치명적인 전염병이 창궐할 경우 이미 경험이 일천함을 드러낸 방역당국이 과연 다음번에는 지혜롭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그렇다. 대재앙은 이제 한국인들에게 더 이상 남의 나라에서 수입해오는 유희용 콘텐츠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바짝 정신 차리지 않으면 우리 자신이 지옥도에 빠져버릴지 모른다. 그래서 2000년대 들어서서 우리나라의 과학소설 작가들은 이미 온갖 가지 재앙에 대한 우려를 담은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감기>와 <연가시> 같은 영화들도 나왔다. 따라서 비슷한 시기를 살아가는 만화 작가들이 이러한 소재에 어찌 눈길을 돌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일 대재앙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인간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후의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느냐 아니면 하루 속히 다시 예전처럼 재건하느냐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손에 달렸다. 만화작가들은 바로 이점에 주목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언뜻 끔찍하고 우울해 보이지만 그만큼 사회대중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 파워 또한 커지기에 역설적이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현실세계의 1984년이 조지 오웰의 <1984년>처럼 되지 않은 것은 바로 <1984년>처럼 시대를 앞선 경고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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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소설이지만 만화에 못지않게 대재앙 앞에서 지리멸렬하는 과정을 군인의 시선에서 리얼하게 그린 최근 예로는 백상준의 장편 <거짓말; 2013년>을 언급할 만하다. 이것은 갑작스레 창궐한 좀비 바이러스에 세상이 곤두박질하는 이야기다.

2)컴퓨터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 외 캐릭터로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게임 제작사에서 제작한다.

3)이를테면 그 동안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유입된 아포칼립스 컨텐츠(소설, 영화, 만화)의 양적 증가가 국내만화 작가들이 이 소재에 관심을 갖게 하는데 일정부분 기여했다고 본다.

4)최근 몇 년 간 한 대형출판사에서는 좀비문학상이라는 제목으로 매년 아포칼립스를 소재/주제로 한 아마추어 소설 공모전을 열어왔다.

고장원

SF평론가, 작가
2014~15년 과천과학관 주최 1, 2회 SF어워드 심사위원과 2004~2006년 과학문화재단 후원 동아사이언스 주최 과학기술창작문예에서 과학소설 부문 심사위원을 맡았다.국내 과학소설과 SF컨텐츠의 확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이에 기여하고자 활동해왔다. 주요저서로는 [세계과학소설사]와 [SF란 무엇인가?], [스페이스오페라란 무엇인가?], [대재앙 이후의 세계와 생존자들], [하느님도 웜홀을 지름길로 이용할까?] 외 다수가 있으며, 7월 중에 [외계인 신화, 최초의 접촉에서 외계인 침공까지]가 출간될 예정이다. 관련 논문으로는 2009년 서울대 독일어문화권연구소에서 간행한 독일어문화권연구 제18집에 "스타니스와프 렘 : 신랄한 풍자가인가, 겸손한 불가지론인가?”가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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