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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주인공 ‘오수빈’이 혼잣말을 하고 있…을까?

어떤 사람을 ‘미쳤다’고 판단하는 데는 많은 기준이 필요하지 않다. 아무도 말 거는 사람이 없는데 허공에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당장 세상이 멸망이라도 할 듯이 발작하며 저주를 퍼붓고 다니거나, 도무지 이 세상 말이 아닌 것 같은 소리를 끊임없이 내뱉는 사람을 보고 “아, 저 사람은 미쳤구나. 가까이 가지 말아야겠다.”라는 판단을 하기까지는 수 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모두가 볼 수 있는 장소에서 미친 사람으로 오해받을 만한 행동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친 사람은 자신의 세계가 외부의 세계와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바깥의 상식과 법칙은 미친 사람에게 있어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어떤 미친 사람의 눈에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미친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끔찍하게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내가 보고 있는 세계의 만져질 만큼 선명한 진실들을 다른 누군가에게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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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말을 거는 모든 존재 = 유령이라고 생각하는 ‘오수빈’

<오!주예수여>의 ‘오수빈’이 겪는 곤란함 역시 이와 비슷할 것이다. 남들과 다른 것을 본다는 사실은 어린 오수빈을 극도로 소심하고 폐쇄적인 성격으로 고립시켜 놓는데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오수빈에게 ‘반지’를 선물함으로써 자신을 언제든 불러낼 수 있도록 한 ‘사신’을 불러내게 된 이유 역시 ‘영혼’인 친구를 다시 살려(?) 내기 위해서였다. 살아있는 친구도 전혀 없어 보이는 데다, 부모에게서 독립해 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간 오수빈이 어떤 취급을 받아 왔는지는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있지도 않은 사람을 향해 중얼거리고, 허공에 대고 친구라고 해대니 남의 눈으로 보자면 오수빈은 미쳐도 단단히 미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연애에 성공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나 사실 죽은 사람이 보여.”라고 아무리 진지하게 고백한들, “그렇구나.”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상대가 있기나 할까. 오수빈이 끝내주는 비주얼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몰라도, 그런 오수빈을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던 주예수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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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있는 케이크 상자를 빼면 완벽한 인물인 ‘주예수’

그녀는 (거의) 완벽하다. 오수빈에게 호감을 표현하자마자 다른 모든 남학생들이 그를 경계한다. 대걸레를 든 일진 진일범이 대걸레를 들고 흥분한 채로 오수빈과 싸우러 갈 정도로, 주예수는 남학생들의 궁극적인 이상형에 가까운 존재다. 그런 그녀와 어릴 적 자그맣고 귀여운 추억이 있다 한들, 죽은 사람이 보이는 오수빈이 성공적으로 그녀와 로맨스를 완성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오!주예수여>는 오수빈의 상황을 애써 주예수에게 이해시키는 대신, 그를 이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주예수를 이끈다. 바로 주예수 본인이 ‘죽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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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화단에서 나오는지 영문을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재회한 두 사람

여기서 <오!주예수여>는 놀랍도록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진일범과의 싸움에서 궁지에 몰린 오수빈을 구해주기 위해 도착한 주예수가 뜬금없이 대걸레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로 인해 그녀는 3화 만에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된다. 분명 불행한 사고지만, 오수빈과 주예수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 그는 굳이 뭔가를 보여주거나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그녀 자신이 혼수상태가 된 자신의 육체에서 빠져나와 오수빈과 대화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설득은 불필요한 것 아닌가. 적어도 주예수에게 오수빈은 이제 미친 사람이 아니다. 그가 무슨 말을 해도 그녀는 믿어줄 것이다. 두 사람의 세계는 우연히, 그러나 필연적으로 화해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두 사람만이 그들 각자의 경험을 온전히 받아들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녀가 3일 만에 죽었다가 살아난다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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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모습도 아름다운 오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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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빈을 데려가겠다는 사신에게 선전포고하는 주예수

<오!주예수여>는 미친 듯이 참신한 설정과 캐릭터로 독자들을 설득하지 않는다. ‘귀신을 보는 자’와 ‘귀신’의 관계를 이용한 이야기가 어디 한둘 일까. 그럼에도 주예수가 오수빈에게 무서울 정도로 집착하는 모습과, ‘남자답지 않은’ 소심하고 수동적인 오수빈이 죄책감에 못 이겨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오!주예수여>가 왜 인기 있을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현재 네이버에서 무료로 14화까지 연재된 상황에서 캐릭터의 깊이에 대해 운운하기는 민망하지만, 사실 <오!주예수여>에서 깊이를 따지는 것도 당혹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대놓고 ‘모에’한 캐릭터들을 두고 내면의 성장과 고뇌에 대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게 된다면, 작품을 감상하며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의 반은 버리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오수빈과 주예수를 비롯한 모든 등장인물은 말문이 막힐 정도로 예쁘다. 아현 작가는 세련되고 능숙한 그림으로 이들의 반짝거림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이들의 잘 다듬어진 비주얼은 지적할 수 있는 스토리의 빈틈을 메우고도 남는다. 설정이 좀 흔하면 어떻고, 캐릭터가 좀 평면적이면 어떤가? <오!주예수여>를 감상하는 데는 특별한 스킬이 필요하지 않다. 할 수 있는 만큼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깜찍함을 만끽하면 된다. 그 외의 것들은 연재가 충분히 진행되고 난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