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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핵심 요약

 

9월 1주차 베스트셀러 차트

9월 1주차베스트

만골남의 선택
TONO의 「코럴 – 손바닥 안의 바다」

이벤트 참여(문자)
010-3001-7506

만화 음악 소개
코믹GT 테마송: Dream more dream 감상

 

팟빵 링크: http://www.podbbang.com/ch/9914

아이튠즈 링크:  https://itunes.apple.com/kr/podcast/manhwagollajuneun-namja-mangolnam/id1033727933?mt=2

 

방송 전문 보기


만골남06
“만화 골라주는 남자, 만골남 M씨!”

거의 동남아 해변가에서나 볼 것 같던 드라마틱한 하늘이 보이는 가을날입니다. 안녕하세요. 만화 칼럼니스트 서찬휘입니다. 한 주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며칠 자리를 비워야 하는 일정 때문에 방송을 조금 당겨서 준비하느라고 정신이 좀 많이 없습니다. 마치 초치기 과제를 하는 기분이 드는군요.

들어가기 앞서서 알려드릴 게 있습니다. 만골남 M씨가 지난 5회를 전후해 팟빵에 이어서 아이튠즈에도 등록됐습니다. 애플 아이튠즈에서도 ‘만골남’이나 ‘서찬휘’로 검색하시면 만골남M씨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이튠즈 앱으로 팟캐스트 들으시는 분들은 참고해주세요. 안드로이드 이용자 분들은 계속해서 팟빵으로 들으시거나 방송용 RSS를 이용하는 팟캐스트 앱을 써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덧글이 올라왔는데요. 떼로마넨다 님께서 팟빵에 올려주신 글입니다.

“우선 방송 다시 시작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4회 「보통 연애, 다들 하고 계십니까?」 방송 잘 들었습니다. 저도 이 작가님을 참 좋아하는데요. 혹시 「김영자부띠끄에 어서오세요.」에 대한 방송도 예정 중이신가요? 아무튼 앞으로의 방송도 기대하겠습니다. 힘내세요!”

마침 지난 5회 방송에서 이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다시 한 번 말씀 전하자면 김영자 부띠끄에 어서오세요의 경우 제 아내와 함께 진행하기로 한 알파카와 판다의 어른만화방이라는 새 팟캐스트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언제 시작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만화에서 조금 더 농밀한 어른의 사정들을 끄집어내는 이야기들을 다루려 하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그럼 전하는 말씀 들으시고, 지난 주 베스트셀러 코너 들으시겠습니다.

만화 골라주는 남자 만골남 M씨는 만화 비평 전문 웹진 크리틱엠에서 제작합니다. c, r, i, t, i, c, m .com, 크리틱 엠.

 

 

“지난주 베스트셀러”

지난 주 제일 많이 팔렸던 만화책이 뭔지 살펴 보는 지난 주 베스트셀러 시간입니다. 이 차트는 YES24, 알라딘,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의 50위권 만화 베스트셀러 차트를 기준으로 산출해낸 국내 최초 통합 만화 베스트셀러 차트입니다.

9월 1주차베스트

지난 주에 차트가 별로 안 변한다고 몇 마디 했더니만 그 말을 들었다는 듯 변화폭이 좀 있는 8월 마지막주 겸 9월 첫째 주 차트입니다.

10위는 조주희, 한승희 콤비의 밤을 걷는 선비 12권입니다. 지난 주에 공동 5위였다가 10위로 내려왔네요. TV 드라마판은 막판에 아주 약간 시청률이 오른 모양입니다만 시청자들 평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배우 팬덤에게 제작진들이 휘둘렸다는 비판도 일고 있는 모습이라서 좀 안타까운데요. 배우가 화면에 잘 나오는 것보다 작품이 짜임새 있고 퀄리티 좋게 나오는 게 우선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9위는 히다카 쇼코의 꽃은 피는가 5권. 완결권입니다. 인기가 상당하더군요. 이어서 애니메이션이 방영된 아카즈키 소라타의 빨강머리 백설공주 11권이 8위입니다. 7위는 아오야마 고쇼의 명탐정 코난 86권. 슬슬 유명한 탐정 아저씨 뒷덜미 좀 어떻게 해 줘야 하지 않나 싶어집니다. 지난 주에 이어서 7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동 5위는 우라사와 나오키와 나가사키 다카시의 빌리배트 16권, 그리고 요네다 코우의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3권이 차지했습니다. 4위는 삼촌 작가의 네이버 연재 웹툰 이런 영웅은 싫어 12권. 왠지 삼촌 작가는 뒤에 작가라는 표현을 안 붙이면 우리 삼촌 이야기다 할 것 같아서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붙이게 되네요. 3위는 ONE과 무라타 유스케의 원펀맨 3권. 저는 여전히 이 작품에 관해선 물음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전극진 양재현 콤비의 열혈강호 67권이 2위, 오다 에이이치로의 원피스 78권이 1위입니다. 뭐 1~2위는 지지난주와 같네요. 열혈강호가 한 계단 내려왔을 뿐입니다.

이번 차트에서 주목할 만한 건 BL의 약진입니다. BL 전문 출판사인 현대지능개발사가 낸 요네다 코우의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가 공동 5위에 올랐고, 조은세상이 낸 히다카 쇼코의 꽃은 피는가 5권이 9위입니다. 현대지능개발사는 특히 전체 차트에서 보자면 늘 일정 권수 이상을 서점별 베스트셀러 50위권에 올리고 있는데요. 10위권에까지 오르는 경우는 많진 않지만 그만큼 BL 독자층이 꾸준히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할 수 있겠습니다

 

“만골남의 선택”

이번 주에 만골남이 소개할 작품은, TONO 작가의 「코럴 – 손바닥 안의 바다」입니다. 이번 소개 작품이 일본 만화이어야 할 것 같은데-라고 하니까 제 아내인 헤니히 판다가 강력하게 추천한 만화입니다. TONO라고 하면 「치키타 구구」와 「칼바니아 이야기」 등으로 코어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죠.

마치 대충 그은 듯한 느낌마저 드는 선으로 은근하게 미려한 아름다음과 색기를 농밀하게 담아내는 그림체도 굉장히 독특하지만, 그런 그림체로 그려낸 예쁜 캐릭터들을 인정사정 없이 시궁창 밑바닥에 내몰아 넣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야기를 전개하는 능청맞음이 또 매력인 작가입니다. 네. TONO 작가 하면 바로 그 능청맞음이 매력 포인트죠. 그 시궁창이 그냥 인물들을 괴롭히기 위해 설정한 막장이 아니라 은근히 현실적이라는 점이 또 큰 재미고요.

게다가 저는 TONO 작가를 「엠마」와 「신부 이야기」를 그린 모리 카오루와 더불어서 ‘숙녀력’으로는 따라갈 사람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제 아내도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정말 훌륭한 변태죠. 모리 카오루와 TONO는 그림의 맛은 굉장히 다른 작가지만 묘사하고 싶은 대상을 향한 집착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싶은 게 있으면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서라도 이야기와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집착이 아주 특출난 작가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적으로 오늘 소개할 이 「코럴 – 손바닥 안의 바다」만 해도, 소재가 인어인데요.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다름아닌 “반라의 언니들을 그리고 싶다”였다고 하죠.

인어 이야기니까 말 그대로 반쯤 헐벗은 언니들을 잔뜩 그려도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습니다. 젖가슴 정도 나오는 것도 인어니까 괜찮은 겁니다. 아 정말 훌륭한 숙녀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로지 빅토리아 시대의 메이드를 그리고 싶어서 셜리를 그리고 엠마를 그렸다던 모리 카오루와 가히 쌍벽을 이룰 만합니다. 모름지기 인간은 모두 어느 한 부분엔가는 변태이게 마련인데 그 욕망에 이렇게까지 훌륭하게 충실할 수 있다니 보고 있자면 감탄스러울 정도입니다. 더 재밌는 건, 그렇게 욕망에 충실한데 이야기는 또 그 자체로 몰입도가 높습니다.

특히 TONO 작가의 작품들은 그림체와 더불어서 인물 개개인 자체를 묘사하는 데에는 다소 성긴 느낌이 있는데, 그 인물이 처하게 되는 상황은 언제나 몹시 예측불허인데다 읽다 보면 독자가 이미 멱살이 잡혀서 칠흑같은 무저갱 밑에 같이 끌려들어가 있는 기분이죠. 그쯤되면 옆을 돌아볼 여유가 없습니다. 일단 같이 허우적대면서 위로 올라가려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전개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끔 하는 힘이 TONO표 만화의 장점입니다. 아름답고 예쁘기만 한 로맨스는 이 작가 작품에선 쉬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작가 작품은 주요 등장 인물들의 경우 나름대로 필사적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주요하지 않은 인물에겐 가차가 없긴 한데, 최소한 주요 인물들은 스스로가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 이유, 살아 있어야 할 이유를 필사적으로 부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까지도 덩달아서 필사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지요. 귀엽고 성긴 그림이 그래서 가끔 어마어마한 함정으로 다가옵니다.

「코럴」은 이렇게 필사적인 독서를 요구하는 TONO 작가 작품 가운데에서 비교적 최근 작품입니다. 방금 전까지 언급한 작가 특유의 표현 방식이 고스란히 잘 녹아 있으면서, 한층 더 쉽지 않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일단 1권 표지에부터 반라에 젖꼭지까지 고스란히 드러낸 주인공 소녀가 미소 짓고 있는데, 표지는 그런데- 내용은 참 심상찮습니다. 주인공 소녀의 이름은 ‘산호’. 초등학교 6학년짜리 꼬마 여자아이입니다. 엄마는 느닷없이 이전 사랑을 찾아 집을 나갔습니다. 나가기 전 엄마는 산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 아빠는 지금 아빠가 아냐. 둘이서 집을 나가 진짜 아빠랑 같이 살자”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친 산호에게 엄마의 말은, 당연하겠지만 충격이었습니다. 엄마는 결국 집을 나갔고, 산호는 피가 섞이지 않은 가족 사이에서 같이 살아도 되는 걸까 번민합니다. 사실 산호는 병원 생활을 하며 심심했던 차에 바닷속을 유영하는 인어의 이야기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친하게 지냈던 남자 아이의 죽음과 마주치고서 그 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았죠. 하지만 엄마의 충격적인 선언에 맞닥뜨리고서는 마치 자신이 지어낸 바다 속에 갇히듯 이입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산호가 지어낸 바다 속 인어 이야기는, 산호가 엄마 없이 지낸 2년여의 시간에 걸쳐 산호의 마음을 투영해 가는 거울이 됩니다.

산호가 지어낸 바닷속 세계에는 인어들이 삽니다. 여주인공 격인 인어는 코럴. 산호를 뜻하는 이름이죠. 코럴이 사는 인어 세계는 아름답고 슬픈 로맨스가 만연한 애달프고 낭만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곳은 질투와 세력 다툼과 애증이 휘몰아치는 공간입니다. 인어들은 예쁜 소녀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인간에 비해 오래 살고, 생명력이 강합니다. 그래서 살점이 뜯겨 나가도 바로 죽지도 못하고 조금씩 조금씩 미쳐가지요. 게다가 여느 바닷속 생물처럼 따개비나 벌레들에게 공격 당하기도 합니다. 귀로 회충이 파고들어가 미친 인어도 있어요.

여러 위험 요소에 대비하기 위해 인어 계곡에서는 인어를 위한 병사를 둡니다. 보통 바다에서 죽은 남자의 시체를 가져다 인어 여왕의 특별한 진주를 먹여 오로지 인어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 병사로 되살려냅니다. 산호가 병원에서 한 철에 걸쳐 친하게 지냈던 소년 사토시는 산호의 바닷속 인어 이야기에서 솔트라는 아이로 등장합니다. 솔트는 코럴을 비롯해 변덕스럽고 질투심 강하고 제멋대로인 인어 소녀들 사이에서 허둥지둥하지만, 점차 어엿하게 성장해 갑니다. 선대라 할 수 있는 인어의 병사 보일의 조력도 있지만요.

인어들의 세계는 늘 무언가 느닷없는 사건 사고의 연속입니다. 산호가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 속 상황들이 그러하듯이, 코럴과 솔트는 늘 이해할 수 없어 보이는 상황에 맞닥뜨리고 혼란스러워 합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괴로운 건 별 다른 생각 없이 나오는 수근거림과 역시 실상 별 다른 악의조차 없을 행위들이죠. 제지를 받으면 내 책임은 없고 다만 무언가 잠시 홀렸나 보다 정도 핑계를 찾으면 그만일, 또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냐는 식의 참 쉬운 말들.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 수근거림은 바닷속 인어 계곡과 산호가 살아가야 하는 현실 어느 쪽에서든 시종일관 들려 옵니다. 그 말들은 어쩌면 가장 자기가 신경 쓰고 있었을 어떤 역린과도 같은 말들. 그런저런 여러 현실 속에서 인어 계곡의 안정을 위해 움직이는 코럴과 솔트는 조금씩 문제의 핵심들과 맞닥뜨립니다. 천진난만하기만 하던 인어 소녀에게도, 어리바리하던 소년에게도 어느 사이엔가 의젓함이 깃들기 시작합니다. 소년과 소녀는 잔혹하고 괴로운 현실들 앞에서 조금씩 성장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 성장은, 단지 산호의 이야기 속 인물들에게만 국한된 게 아닙니다.

산호는 그저 이야기를 만들기 좋아해서 인어 이야기를 짓고 있는 게 아닙니다. 산호에게 인어 계곡의 이야기는 마치 사이코 드라마 같은 역할을 합니다. 대본이 주어지지 않은 역할극 속에서 산호는 코럴과 인어 계곡이라는 무대에 이입해 자신이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을 대입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불거지는 사건 사고 속에서 산호는 자신에게 상처가 되었던 면면의 이면을 찾게 됩니다. 삶이란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세상 어느 누구도 그렇게 단선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여왕님은 그런 코럴에게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살필 부분이 있음을 일러주죠. 코럴과 솔트가 사는 바닷속 세계 이야기에서 그런 면면을 깨닫게 되면서 산호는 문득 엄마에게 버림받았던 그 시기 이후 줄곧 바닷속에 스스로 머물러 있던 자기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 산호에게, 이야기 속 솔트 – 죽은 병원 친구였던 사토시의 모습을 한 솔트는 산호의 공책을 들어 읽어보곤 이렇게 말합니다.

“정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여기 있으면 안 돼”

그리고 그 공책에 적혀 있는 건 이런 말이었죠.

“엄마가 보고 싶어”

이런 마음에 놀라기도 하고, 어떤 일이 생긴다 해도 침착해질 수 있게 된 산호는 깨닫습니다. 나 강해진 거야. 이제 엄마를 찾아갈 수 있어. 마음의 준비가 된 거야. 그렇게 소녀에서 점차 어른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산호는, 엄마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느닷없이 딸에게 충격 고백을 던지고 떠나간 엄마는 산호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그리고 엄마가 벌인 탈주극(?)의 이면엔 어떤 이야기가 있는 걸까요.

-까지 다 이야기하면 다섯 권밖에 안 되는 이야기 전체를 다 까발리는 거니까 여기까지 스톱하기로 하고… 어쨌든 이 작품은 전형적인 TONO식 성장극의 소녀 버전이라 할 만합니다. 요괴와 소년의 성장극이었던 치키타 구구가 그러했고, 왕국 군상극으로 볼 만한 칼바니아 이야기도 사실 주요 인물 한 명 한 명을 다 놓치지 않고 조금씩 성장시키는 이야기로 끌고 가고 있죠. 코럴은 여기에 인어 이야기를 곁들여 소녀를 성장시킵니다. 두 이야기를 섞음으로써 복잡 다단한 소녀의 마음을 다층적이고 입체적으로 묘사해내고 있습니다.

소녀가 주인공이라지만, 코럴 또한 TONO 작가 작품 답습니다. 인어 계곡에는 언제나 시체가 넘실대고 벌레가 살점을 뜯어먹으며 눈알이 파인 인어가 기어나옵니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환경 오염이 인어들을 괴롭히기도 하고, 또한 인간들은 인어의 살과 피가 약이 되고 돈이 된다는 사실에 포획하러 덤벼들기도 합니다. 인어들은 그런 인간을 죽여선 인어를 위한 병사로 삼기도 하죠. 뭔가 그로테스크한 설정들을 참 아무렇지도 않게 산뜻한 그림으로 묘사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덕에 오히려 실제로 우리네가 겪는 숱한 면면이 인어 계곡이라는 색다른 무대 위에서 자연스레 현실감을 자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여타 작품들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마치 풍자극을 보는 듯할 만큼 냉혹하고 아픈 이야기들이죠. 그렇기에, 어떤 모양새로든 슬프고 아픈 현실을 자기 스스로 맞닥뜨리기 위한 준비를 하는 소녀를 응원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강해진다”라는 성장물 특유의 대사가 이렇게 느낌이 다르게 다가올 수 있구나를 새삼 실감케 한 작품이었습니다. 소년과는 다르네요. 소년과는요.

 

아내의 추천으로 소개 해 본 코럴 이야기입니다. 잘 들으셨나요? 다섯 권으로 완결되었기에 분량 면에서도 그리 부담은 없으실 듯합니다. 앞서 소개한 새벽의 연화가 17권까지 나왔으니 다섯 권 정도는 그리 부담스러운 길이도 아니죠. 게다가 완결작이니까요. 근데 이야기의 밀도는 권수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많이 아픕니다. 인어 이야기 쪽도 그리 평범하진 않지만, 현실 쪽 이야기도 보편적이지 않은 설정이 넘쳐나긴 매일반입니다. 도망치듯 가족을 떠난 엄마의 이야기를 비롯해, 그냥 보면 좀 억지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현실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관계성들이 도드라집니다.

벌써 몇 번 반복한 표현인데, 이런 걸 아무렇지도 않은 듯 능청맞게 갖다 붙여서 이야기로 완성해내는 작가의 능력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독특한 성장 드라마를 만나 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모두 만골만골한 한 주 보내십시오. 서찬휘였습니다.

서찬휘

만화 칼럼니스트이자 만화정보저널 사이트 '만화인' (http://manhwain.com) 운영자. 글쓰기와 만화를 좋아하던 프로그래머 지망생이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만화와 얽힌 글을 쓰면서 만화 정보를 묶어내는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짜고 있다. 자생한 1.5~2세대 한국형 오덕으로 덕업일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내츄럴 본 프리랜서. 칼럼, 연구, 비평, 강의, 방송, 캘리그라피 등 만화와 관련해서는 오는 의뢰 안 막는 자판기형 용병의 삶을 구가 중이다. 최근엔 열심히 애 아빠로 클래스 체인지 시도 중. 봄이야,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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