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랜드 정종욱 팀장 인터뷰

 

 

한중 FTA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의 만화 업계와 작가들 사이에서 중국 만화 시장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3억 거대한 인구를 향한 분홍빛 선망도 넘쳐나지만, 한편으로는 마땅히 정보가 없다는 점이 업계 내 갈증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지난 6월 11일 신논현역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 콘텐츠 수출업체 마일랜드의 실무 담당자 를 만나 중국 만화시장의 현 실상과 변화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에 관해 물어 보았다. 마일랜드는 2007년부터 웹툰을 중심으로 한국 만화를 중국에 팔아 온 업체로, 외국 만화업체로서는 중국에서 콘텐츠 판매에 반드시 필요한 ICP(Internet Content Provider, 전신업무경영허가증)를 거의 유일하게 취득한 곳이기도 하다. 이날 인터뷰는 2시간 여에 걸쳐 진행되었다.

ㅡ인터뷰는 서찬휘(만화인), 이창우(웹툰인사이트 대표) 씨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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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랜드를 소개해주십시오.

텐센트(중국의 인터넷, 게임 서비스 전문 기업)가 중국에서 큐큐 메신저로 아직 한국 내 메신저 급의 인기를 얻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국에서 웹툰이 2007~8년 무렵 포털 플랫폼에 들어가는 걸 보고 텐센트 측에서 “큐큐에 한국 작품을 가져오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희 대표님이 한국 작품 몇 개를 넣었는데, 소설 서비스 쪽에 끼워 넣었습니다만 수익이 잘 안 났습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하고 이야기하다가 결국엔 텐센트와 만화 전문 채널을 함께 만들게 됐습니다. 근데 채널 만들려면 만화 작품을 확보해야 하잖아요. 근데 중국엔 2000년대 중반까지 상업적인 만화 시장이 존재하지 않았어요. 공기업에서 만드는 몇몇 만화나 정부 허가를 겨우 받은 몇몇 만화 외엔 불법 아니면 없었는데, 포털급 서비스를 하려면 일정 분량을 확보해야 하잖아요. 규모를 맞춰야 하니까. 텐센트가 저희한테 “한국 만화를 가져와 달라. 200개, 400개 채워 달라”라고 요청을 해 왔어요.
그걸 조건으로 해서 동만(動漫,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아울러 부르는 중국식 표현)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당시 한 번에 200여 편 서비스를 번역과 변환(컨버팅)까지 거쳐 한번에 진행했고, 그렇게 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저희 주력은 웹툰입니다.

 

중국 하면 그림 그리는 사람들에 대한 대우가 좋은 걸로 알고 있었는데, 만화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던 이유는 어떤 게 있을까요?

만화로 선동할 수도 있고 청소년에게도 유해하다, 이런 이유가 있었죠.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있었잖아요.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딱히 산업군으로 크게 키우지도 않고 해서 만화 시장이 거의 없었거든요. 중국에서는 그래서 2006년이 만화 원년이라고 하고 있어요, 온라인이건 출판이건. 출판도 그때 규제가 확 풀려서 출판사들이 막 잡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해적판 만화의 규모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웹의 경우도 여전합니다. 훈 작가님의 <해치지 않아> 같은 경우는 불법계의 전설이에요. 불법으로만 저희가 세어 본 조회 수만 6~8억 뷰가 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다 무료고, 불법입니다. 후발로 저희가 정식으로 가져가니까 리플이 이렇게 달리는 거예요. “너희들, 왜 다른 사이트에 있는 거 불법으로 서비스 하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때 적어도 회사 규모에서 올라와 있는 불법은 단속하는데 이게 또 우리가 전화한다고 바로 내리지 않아요. 걔네는 항상 불법에 관해서 신고 받은 회사에서 배 째라고 나와요. 그러면 중국어로 번역된 계약서 원본을 보내주고, 그럼 내린다 내린다 시간을 끌며 안 내리고 버텨요. 결국엔 중국 광전총국(중국의 콘텐츠 심의·허가기관)에서 단속하고 문화관련법 제정하는 곳 이름을 팔면 그제야 내리죠. 거기서 바로 신고 들어가니까.

 

이번에 FTA 체결되며 저작권법이 강화된다고 하던데 실상은 조금 다른가 봐요?

사실 법 제정 다 끝나고 적용되고 하려면 시간 꽤 걸리고 하잖아요. 그래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나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말할 때 광전총국과 연계를 해서 진행합니다. 광전총국이 끼면 불법 콘텐츠는 중국이 무조건 내려요. 중국은 관이 ‘갑’인 나라이기 때문에 광전총국에서 살짝만 재채기만 해도 모든 콘텐츠 업계가 알아서 납작 엎드리거든요. 텐센트도 마찬가지예요. 시가총액 225조짜리 회사도 광전총국이 재채기만 해도 바로 넙죽이에요.
중국은 만화 같은 경우 전체 연령가밖에 없어요. 성인물을 할 수 없어요. 최대한 야하게 해서 17금 코믹만화 서비스하다가 광전총국이 지적하면 바로 내리는 거예요. 블라인드 처리하고. 잠잠해질 때까지. 어느 유명 잡지 회사는 경고조치도 없이 한 방에 폐간됐어요. 광전총국 맘에 안 든다는 이유로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거죠.

 

실제 중국 시장에서 팔리는 만화의 형태는 어떻습니까?

Web_2중국 만화시장에서 먹히는 만화의 그림체나 장르가 어찌 되냐면, 아직 일본 만화시장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예요. 우리나라 90년대 막판의 잡지 만화가 마지막 흥행할 때 그 분위기입니다. 소년코믹스, 판타지, 그리고 하렘물 식의 만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그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중국이 작화 퀄리티가 높아요. 구성이나 개성, 구성, 스토리가 별로라 하더라도 일단 작화 퀄리티는 높아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작가 둘이서 만들 걸 중국에서는 네 명, 다섯 명이 만드니까. 일본 만화 같은 예쁜 캐릭터 만화가 주류인 건 맞는데 저희가 히트시킨 만화 중 하나는 또 그거랑은 전혀 동떨어진 그림체와 장르를 지닌 만화예요.
예쁘고 일본 만화 분위기의 소년코믹스 만화라면 재미만 조금 있으면 평타는 치겠다는 생각으로 가져가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물론 주류를 따르면 번역비와 우리가 투자한 돈은 뽑는다, 평타는 치겠다 하는 생각은 들지만 중국에서 신드롬이 일었던 강풀 작가 만화의 경우 예쁜 그림은 아니잖아요. 시나 웨이보(중국의 SNS 서비스)와 저희가 손잡고 사업을 벌여보자 하던 때 강풀 작가님의 작품을 서비스했는데, 3개월 만에 3억 뷰를 찍었어요. 물론 무료 만화였지만. 일본 만화 스타일이 주류인 건 맞지만, 그런 만화들 사이에서 경쟁을 해 이기는 건 굉장히 힘들고, 차라리 정말 독특한 세계관이나 작품성이 좋은 작품을 내놓을 때 흥행할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중국 만화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중국은 일본 만화를 보고 배웠어요. 코믹스 만화는 지금 한국 만화업계 어디에 보여줘도 퀄리티 대박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구성이나 연출, 스토리의 치밀함, 컷 앵글, 카메라 앵글 등에 신경 써야 하는 스릴러 같은 장르는 아예 존재하지 않아요. 만화 자체가 없어요.
비교적 난이도가 낮아 흔한 ‘단순하고 예쁜’ 만화들 사이에서 돈을 벌려면 좀 특출해야 하잖아요. 한국 만화시장 자체가 요즘은 웹툰 시장이 열리면서 일본풍이면서 특출한 작품이 많이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차라리 그런 틈새시장을 노려서 들어가는 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얻은 데이터 중에 스릴러가 재밌으면 무조건 가져오라고 해요. 아니면 일본 코믹스 분위기 작품은 최대한 가져가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그거 가져가면 평타는 치니까. 손해는 크게 안 보겠구나 합니다.

 

마일랜드는 텐센트 채널만 운영하고 있나요?

아뇨. 저희는 텐센트, 차이나 모바일이, 그 밖의 여러 매체와 다 제휴가 돼 있습니다. 텐센트에 채널 만드는 걸 처음에 같이 하고, “그래. 너희 MCP 줄게.” 해서 2011년까지 했는데요. 텐센트가 여타 사업부와는 달리 만화 채널 쪽 사업에서 수익을 못 내더라고요. 상위 몇 작품은 벌긴 하는데 하위 작품들은 별로예요. 그 이후에 차이나 모바일(중국의 국영 이동통신업체) CP 신청해서 저희가 외국 업체로는 유일하게 차이나 모바일 CP로 등록돼 있고요. 외국인이 관여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정식 CP가 발급돼 있는 상태고, 거기 외에도 유요치(U17), 시나 웨이보나 그리고 163닷컴이라고 중국 최초로 이메일 서비스한 기업의 소셜 사이트에도 저희 만화 코너가 따로 분리돼 들어가 있고요. 다 말만 이런 거지 실속은 없습니다. 그리고 저희 앱 나오고 웹 버전 같은 경우는 올해 말에… 웹 버전 나오면서 같이 론칭시키면서 마케팅을 제대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마케팅은 아직 안 하고 있습니다.
텐센트 같은 경우는 저희랑 독점으로 돼 있어서 한국 만화 같은 경우는 저희를 통하지 않으면 갈 수가 없고, 레진코믹스도 중국 진출은 저희와 함께 진행합니다.

 

그럼 중국 진출은 마일랜드를 통해야만 할 수 있다는 건가요.

아뇨. 그렇진 않아요. 중국 회사를 믿을 수 있고 세금이나 송금까지 부드럽게 처리하실 수 있다면 다이렉트로 하시면 돼요. 그런데 그게 아니고 어떤 회사가 중국에서 만화 사업을 하겠다 하면 그 순간부터 난리가 나는 게, 중국에서 온라인 만화 사업을 하려면 ICP라는 허가증이 필요해요. 근데 이 ICP는 외국 기업에 절대 나오지 않는데 저희가 2011년에 어찌어찌 땄어요. 저희가 유일하게 ICP란 걸 갖고 있어요. 이게 있어야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만화를 이용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할 수 있어요. 중국 통틀어 외국 기업 중에선 저희가 유일… 아, 일본 업체 한 곳이 있을 거예요. 홍콩 쪽 통해서 일본 회사가 투자한 게 하나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 ICP란 게 없으면 어떤 식으로도 진출할 수 없습니다.
중국 회사랑 다이렉트로 하는 건 할 수 있는데, 3개월, 6개월 걸리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정산 기간 그런 것도 감수하고 세금 문제부터 송금 문제 등이 걸리죠. 저희는 일단 북경 자회사에서 받은 다음에 자회사에서 저희 회사로 보내는 방식으로 처리하니까 바로바로 처리가 됩니다만 다른 기업들은 그 부분에서 어렵지 않으실까요. 일단 세금계산서가 발행이 안 되는 것부터 해서 골치 아파지기 시작하니까요.

 

국내는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이 정착하면서 비로소 유료 결제가 가능한 시장이 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중국 쪽은 현재 어느 정도로 변화가 진행 중인가요?

LTE가 지난해 11월에 대도시에 깔렸어요. 그리고 올해 말까지 중국 전역에 보급한다고 합니다. 그 기기가 유저들에게 돌아가려면 올해 말이 지나 내년 중순 이후가 되어야 할 거고 그때가 되어도 3G폰 쓰는 애들은 쓰겠죠. 워낙 인구도 많고 빈부격차도 심하다 보니까. LTE가 보급되는 시기가 돼야 그나마 유료화 시장이 조금이라도 갖춰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나마 틀이라도요. 망 자체는 폐쇄망만이 아니라 웹으로도 열려는 있는데, 예를 들어 차이나 모바일의 경우는 옛날 피처폰에도 만화 서비스를 해요. 거기에 맞춰 컨버팅 해줘야 해요. 컷 단위죠. 하지만 일단 중국에서도 스마트폰이 대세가 됐고 LTE가 되면 그때는 한번 승부를 해봐야 할 찬스겠구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LTE가 정식으로 풀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중국 13억, 14억 중에 콘텐츠를 돈 주고 소비할 3억, 4억, 5억 인구가 LTE폰을 갖는 그때를 생각하고 있는 거죠. 지금은 대부분 3G니까요.
물론 사업이니까 LTE만 바라보겠다 하고 있진 않습니다.

 

2년 전 홍콩 국제만화가대회에 참관한 적이 있는데, 그때 당시 디지털 환경으로 전이되는 초기형 장르 실험들이 보이는 한편으로 중국 본토 시장이 막혀 있다는 홍콩과 대만의 작가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ICP 없으니까 사업 못하는 거예요. 대만, 홍콩 만화 회사가 ICP 없으니까, 저희 같은 ICP 있는 회사 통해서 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홍콩이나 대만은 그래서 못 들어가는 거예요. 다이렉트로는 절대 못 들어가요. 그래서 예전에 일본 만화 회사들이 홍콩에 지사 차려서 중국 만화 시장에 진출하려다 ICP라는 거 한 방에 다 도로 뺐죠.
홍콩 법인에서 중국 사업에 관한 허가증을 갖고 있으면 상관 없는데 그게 없는 경우엔 못하는 거예요. 얼마나 폐쇄적이냐면요, 중국에 3대 만화잡지가 있는데 그 잡지들에 외산 만화 한 편 빼고는 다 중국 만화예요. 이건 저희 자랑하려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그 단 한 편이 저희가 한 거예요. 학산문화사의 <스페이스 차이나 드레스>. 그게 유일하게 중국 유명 메이저 만화 잡지에 들어간 외산 잡지입니다. 우리나라였으면 일본 만화 1/3 채워넣고 그렇게 갔을 텐데, 중국은 되게 폐쇄적으로 자국 걸 빨리 발전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에 저러는 거죠. 우리나라 90년대 초반까지 일본문화 개방 안하고 버텼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지 싶습니다. 잘못해서 일본문화가 한꺼번에 확 들어오면 대중문화 잠식될 수 있으니까. 전 중국이 90년대 후반 정도의 우리나라 만화시장 상황이라고 보고 있어요.

 

폐쇄성은 몇 년 사이에 바뀔 조짐이 있나요, 아니면 당분간은 지속될 것 같습니까?

2007년부터, 제가 그때부터 다니진 않았지만 자료를 쭉 보고 있는데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건 맞아요. 이게 언제 빵 늘어나느냐, 아니면 계속 이렇게 가느냐 하는 건데… 우리나라 웹툰 시장도 조금씩 발전하다 갑자기 펑 한 거잖아요. 중국도 분명히 LTE 시장과 맞물려서 바뀔 겁니다. 그동안엔 무제한 요금제도 없었거든요. 통신료가 일반인들 쓰기엔 꽤 비싼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정액제도 나온다고 하니까. 지금 데이터 정액제도 없거든요. 그게 정착이 되면서 기폭제가 되어서 조금씩 조금씩… 현재로는 아주 적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큰 변화도 없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건 맞아요. 일단 지난해 10월 텐센트 동만 정액제 회원수가 8만 정도였는데 지금은 17만, 1년도 안 돼 두 배 정도 늘었습니다.

 

일본 쪽 같은 경우는 ICP가 홍콩 쪽에서 하나 있는 것 같다 말씀하셨는데, 지금 상황에서 일본 만화와 한국 만화의 진출 상황을 어느 정도로 보고 계신가요?

거의 못하고 있고요. 텐센트가 일본의 어마어마한 소년만화 12개인가를 통째로 샀어요. 권리 자체를. 중국 바깥에선 아무런 권리가 없는데, 중국 내에서의 모든 권리를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부터 캐릭터 상품까지. 몇 백 억, 몇 천 억 줬겠죠. 그걸 가져가서 <드래곤볼> <원피스> <나루토> 그런 유명 만화들 12개가 정식으로 서비스 되고 있고요. 그 외엔 한 군데 빼고 다 불법으로 하고 있어요. 한 군데도 중국의 메이저가 아니고 마이너한 잡지가 몇 개 계약해서 가져간 걸로 알고 있고, 그 외엔 모두 불법이라 봐야죠.
다만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데, 저희가 ICP 유일하게 갖고 있다 해서 꼭 저희와 해야 한다 주장하는 게 아니에요. 다른 분이랑 했을 때, 다른 에이전트분께서 중국 CP사에 넘겨서 돈을 더 벌 수도 있어요.
근데 ICP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중국에서 만화 사업을 하려면 이러이러한 게 필요하고, 이걸 갖고 있는 건 저희라는 걸 그냥 말씀드린 거고요. 다른 쪽과 해서 더 잘 되거나 돈을 벌 수도 있겠죠. 무조건 저희와 해야 한다는 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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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일본 작품 받아들이는 것과 한국 작품을 중국인들이 받아들이는 감각은 다를 듯한데, 대체로 어떤 부류 작품들이 웹에서 호응을 얻고 있나요.

일상툰이나 이런 건 아예 공감 못하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민족성 담긴 건 전혀 공감 못하고, 어느 유명 작품에 관해서는 민주주의 국가 사람들이 전투적으로 사는 것에 관해 공감을 못 사는 것 같더라고요. 대한민국 사람들의 진한 삶을 녹여낸 만화 같은 건 공감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의외로 재밌었던 게, 반일에 관한 내용은 좋아하더라고요. 저희가 가져간 만화 중에 일제강점기 들어가기 직전 일본과 서양 열강이 싸우는 액션물이 하나 있어요. <보빙사>라고요. 작품 가져갈 때, 일단 한복 입고 있으면 저희는 부정적으로 봐요. 중국에도 혐한이라 하는 부류가 많거든요. 저도 하고 싶긴 한데 안 되지 아니까. 근데 그 작품은 갓 쓰고 검술 하는데 재밌게 보더라고요. 수익도 꽤 많이 나고요. 대성공은 아니지만 평균 이상이 나와서 정말 깜짝 놀랐죠.

 

지금 제일 성공하고 있는 작품은 뭔가요?

요새는 <언데드킹>입니다. 한창 연재할 때는 <나루토>, <원피스>와 경쟁했어요. 수익이 <나루토>, <원피스> 정도 났으면 저희도 참 행복했을 텐데 그 정도는 아니에요. 그래도 많이 벌긴 벌었어요. 텐센트 유료 매출 차트 1~5위 사이를 왔다갔다 해요.
무료 합치면 일본 만화가 웹쪽에 쫙 깔리죠. 일본만화가 다 무료거든요. 중국 7~8년 전부터 오랜 기간 연재한 정상급 무료 만화들 전부와 유료 만화가 순위에 오르고 있죠. 이 상황인데 유료만화 매출에서 3~4위 정도 하고, 보너스샵 같은 이벤트 있을 땐 1위 찍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중국 쪽의 만화시장의 주류가 분명 일본풍 소년만화나 판타지가 맞긴 한데, 그에 맞춘다고 가져갔다가 실패한 사례도 너무 많아서 판타지나 소년만화라고 무조건 뜬다고는 못하겠어요. 다만 최고 수준 작가들은 한국 작가 이상으로 돈을 법니다.
어시스턴트 들어가는 비용이 싸니까 우리나라에서 두 번 터치할 것을, 중국 작들은 네 번, 다섯 번 터치해서 작화 퀄리티가 엄청 높아져서 나오기 때문에 그런 거랑 경쟁할 각오로 가야죠.

 

중국에서 심의 기준은 어떻습니까? 예로 <언데드킹>의 표현이 문제가 되지 않나요?

<언데드킹>은 아마 광전총국이 기침하면 잠깐 블라인드 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차이나 모바일에선 불합격 판정을 받아서 저희가 수정을 많이 해서 지금 2차 심사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텐센트에선 하나도 삭제 없이 그대로 갔습니다. 기준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데요. 차이나 모바일 같은 데에서는 안 돼요. 좀비들 잘리는 장면부터 피 많이 튀기고 하는 장면도 있고. 일본 소년만화 수준 액션이면 모르겠는데 극사실적으로 표현된 절단이나 상처 등은 대부분 힘들어요. 다만 <언데드킹> 같은 경우는 주인공이 예쁘고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넘어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죠.

 

한국 작가가 중국에 나가는 방법이 국내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거나, 히트작으로 나가는 것 말고 국내에서 중국 대상으로 작품을 만들어 나가려는 경우는 지금 단계에선 이점이 있을까요? 위험합니까?

큰일 나죠. 수입이 없으시니까. 중국에서 텐센트 내 100위 안에 들어가 한 달에 20~30만원 정도 정산 받으셔도 그걸로는 생활 안 되실 거 아니에요. 운 좋게 나중에 차이나 모바일에도 들어가서 20~30만 원 나와봐야 다 합치면 5~60만 원인데.
내가 그린 중국형 만화가 100% 중국에서 대히트칠 거라고 생각하고 만들면 큰일 나죠. 무조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연재하고, 중국 독자들 반응도 보겠다 하는 경우에 가야지, 이걸 무조건 중국에만 수출하겠다 하면 어려워요. 저희가 지금 준비하는 것들도 한국에서 연재처 못 만들면 큰일 나요. 작품은 작품대로 고생해서 만드는데 그에 관한 수익이 없으면.
차이나 모바일에서 누가 수익 많이 난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이야기가 나온 걸로 아는데, 차이나 모바일에는 그만큼 마케팅도 엄청나게 해야 합니다. 거기 작품이 2만 개예요. 노출이 안 돼요.
차이나 모바일에서 결제 수수료와 플랫폼 수수료를 합치면 반 이상 깎인다 보시면 돼요. 그리고 거기서 만약, 저희는 CP사니까… 거기서 저희에게 수익을 5:5, 6:4, 7:3 해서 분배하고 다른 CP 끼어 있으면 그 CP와 5:5 나눈 다음에 그 남은 금액을 가져가시는 거예요. 거기에 유료 프로모션을 또 해야 해요. 얼마 전에 동만에 통과된 작품이 있는데 프로모션을 안 했어요. 2주 지났는데 조회수 1이에요. 저희가 클릭해 본 것뿐입니다. 전체 조회수가 1이에요. 노출이 아예 안 돼요. 그럼 프로모션 해야 하고, 마케팅 해야 하고, 거기서 메인에 노출해줘야 하고. 여기에 인기 순위 높여주려면 소위 ‘자뻑’도(제공 업체 스스로 결제하는 행위) 해 줘야 해요. 차이나 모바일에서 띄우려면요.

 

매출이 생각보다 적은데요. 작품마다 뭐 50~60이면 국내보다 안 나오는 건데….

그게 100위 안에 드는 게 50~60만 원도 안 나온다는 거예요. 1위부터 10위 정도까진 그래도 좀 나와요. 중국 작품 가운데에는 한 1억 원 정도까지 나오는 작품이 있긴 있어요. 소설 원작이고. 그건 진짜 상위 1위를 잡고 있는 최고 위치에 있는 작품이고, 두세 개 정도. 나머지 작품은 언론 보도에도 나왔듯이 월 500만 원 수준 정도죠.

 

차이나 모바일이나 시나 웨이보 같은 곳이 한국의 네이버 같은 웹툰을 생산하는 1차 매체는 아니지요? 그럼 중국 작가들은 작품을 어디에 싣는다고 목표하는가요? 모바일 서비스용을 직접 겨냥해서 창작되나요?

Web_17아뇨. 중국작가들은 1차적으로 잡지 연재가 꿈이에요. 잡지들이 꽤 괜찮은 고료를 주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만화 콘텐츠는 아직 잡지가 주 목표죠. 여기서 뭐가 문제가 되냐면 고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잡지가 세 개예요. 세 개에 열 작품씩 하면 30작품. 30작품 빼고 나머지는 다 온라인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거예요. 그러고서 온라인에서 직접 하는 것이죠.
우리도 작품을 직접 만들 생각을 했었어요. 텐센트에서 작품에 투자해준다니까 고맙기도 하고요. 그런데 텐센트에서 작품에 대한 2차 권리를 다 갖는 거예요. 그런 조건이 걸려 있어서 텐센트랑 같이 못하고. 물론 게임이 개발되고 하면 조금 떼어주는 건 있는데 우리가 이 작품으로서 어떤 것도 할 수 없이 텐센트가 다 대행을 해야 하는 거죠. 강제적으로요. 그래서 안 됐고요. 차이나 모바일 같은 곳은 작가들 모이는 팀 같은 게 있어요. 그런 팀에서 차이나 모바일이고 텐센트고 다 뿌려서 유료 수입 긁어모읍니다. 그러다 뜨길 기대하는 거죠. 저희도 광고 문제가 정리되면 중국에서 에이전트 일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아직 잡지가 중심입니다. <만커>가 아직 1주일에 70만 부씩 팔고 <만우>가 50만에서 30만 정도로 떨어졌다 하는데, 그래도 일본 3대 만화잡지만큼 파는 거예요. 수출할 때엔 돈은 많지 않지만 가장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게 잡지라서, 이쪽을 보고 있지요.

 

그렇다면 마일랜드는 어떻게 돈을 벌 예정인가요?

어차피 돈이 안 되잖아요. 어떻게 해요. 돈 버는 거 생각해야죠. 생각해낸 게 광고랑 2차적 저작물 작성권입니다. 한 달 5만 원씩 20~30만 원씩 유료로 수익 내서 어설프게 작품 띄울 거냐, 아니면 시나 웨이보 같은 데 마케팅 지원 받아서 몇 백만 뷰 넘어가서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비싸게 팔 거냐, 그런 걸 선택해야 하는데요. 요새 들어선 진짜 될 거 같은 작품이고 저작재산권을 판매할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영상이나 게임으로 가치가 있다 생각을 하면 저희가 먼저 제안해요. 무료로 한번 가보고, 네이버가 작품 끝에 붙이듯 광고를 진행하겠다고 아예 광고주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이거 2천만 뷰, 3천만 뷰 나오는 작품이니까 1뷰당 얼마씩 받겠다고요. 이 광고 시스템은 저희가 제작한 앱에도 탑재돼 있고요.
작가님께 돈 드리는 게 죽자고 연재해서 5~10만 원입니다. 그 돈도 놀라지 마시라고 많이 말씀드리는 거예요. 1,500원, 5,000원, 10,000원이에요. 5만 원, 10만원도 100위권 언저리에 있는 작품이고. 근데 차이나 모바일 같은 경우 100위권이라면 조금 높아요. 5만원, 10만 원이 아니라 10만원, 20만원은 될 거고요. 그래서 차라리 2차 쪽이나 광고로 가자 하는 거죠. 캐릭터 라이선싱도 있고요. 우리는 웹툰이 좋은 광고 수단이잖아요. PPL은 반영구적으로 들어가고. 우리나라의 그 어마어마한 회사들이 다 중국 가고 싶어서 난린데, 중국에서 바이두 검색광고가 네이버보다 훨씬 비싸거든요. 네이버 4~5배예요. 근데 우리는 2천만, 잘하면 10억 뷰짜리 저장 매체에 광고가 들어간다는 게 얼마나 큰가요. 그래서 저희가 광고와 2차 저작물 작성권 위주로 영업하고 있고 캐릭터 사업이나 쇼핑몰과 연계해서 만화 보다가 쇼핑몰로 넘어가게 하려고 진행 중입니다.

 

경제 규모가 아무리 크다할지라도, 콘텐츠의 유료 수익은 다른 각도에서 고려할 점이 많군요.

이건 당장 먹고 사는 문제죠. 1~2년 안쪽으로 LTE가 확실히 보급되는 순간, 그리고 한중FTA가 되면서 중국에서 광전총국이 좀 더 저작권에 관해서 더 엄격해지는 순간, 그때가 아마 유료화 시장으로선 충분히 열릴 거예요.
저희는 지금까지 7년 동안 해왔는데 시장이 커졌다고는 해도 수익은 그만큼 커지진 않고 조금 늘어난 거니까, 저희 입장에선 너무 힘들잖아요. 그럼 어떻게 할까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가 광고 붙여서 먹고 살자 한 겁니다. 중국은 광고 단가가 정말 세요. 왜냐면 파급력이 워낙 세기 때문이죠. 시나 웨이보에 메인에 노출시키는 배너는 네이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비쌀 거예요. 그런 걸 웹툰을 통해 해주겠다, 그래서 저희가 독점 계약을 했죠. 저희가 여기까지 진행해왔는데, 누군가 더 큰 회사가 우리 광고 이만큼 있고 돈 이만큼 있어 해서 달려들면 끝나니까 저희가 독점하고 대행하는 것까지 계약해 놨습니다.Web_3
인터뷰를 원래 안 하려고 했던 이유가, 이 고생을 해서 중국에서 이만큼 자리 잡아놨는데 돈 많은 애들이 들어오면 저희 입장에선 힘들죠. 물론 저희가 독점하겠단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두려운 거예요. 우리가 이만큼 쌓아놓은 노하우를 빼 가도… 직원 하나 빼 가도 타격이 큰데 말이에요.
“힘들지만 이젠 꽌시(关系. 관계망, 인맥을 뜻함)가 생겨서 할 만해요.” 란 말 들으셨을 거예요. “힘든데 앞으로는 좋아질 거예요.” 라고 대표님은 이야기하셨을 거예요. 이젠 안전장치 쳐 놨으니까 말씀 드리는 거예요.

 

정리하자면,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이후 발전 가능성은 분명 있으나 지금 현재로서는 크다고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광고로 어느 정도 발판을 닦은 다음에 이후의 시장을 노리겠다는 쪽이군요.

우리가 생각하는 상상 이상으로 큰 시장은 아니지만 LTE 시대도 열리고 중국 만화시장이 커가는 게 일단 한국 웹툰 시장 커가는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 웹툰 시장과 비슷하게 성장하고 있다 말씀하셨잖아요. 최근 한국 웹툰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컷툰이라든지 무빙툰, 이런 것들은 중국시장에서 먹힐까요?

돈은 안 돼요. 확실한 건 돈은 안 돼요. 사람들이 보면 신기하다 재밌다 할 텐데. 무빙툰을 찾아볼 만큼 중국 독자들이 만화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요. 컷툰도 스크롤 방식도 적응 못하는데, 컷툰이…… 스크롤 방식은 텐센트가 저희에게 연락해서 스크롤로 편집하는 거 알려달라고, 잘 된 거 이미지 있으면 보내달라고 할 정도예요. 스크롤로 보는 앱도 있는데, 보편화가 안 되어서 시기상조라고 봅니다. 일단 LTE가 되어야 터지겠는데…… 몇 년 더 고생할 각오하고 있어요. LTE가 어느 정도 활성화되어야 판가름이 설 것 같아요.

 

콘텐츠 수출 기업 입장에서, 중국 진출을 지금 해야 하는 이유와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간단한 겁니다. 막상 닥쳤을 때 들어오시면 안 되잖아요. 미리 준비를 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는데 말이에요. 미리 준비를 하고 중국 시장에 대해 알고 정산이 어떻게 되고 세금을 어떻게 해야 하며 커팅을 어떻게 해야 하고 편집장이랑 이야기할 땐 어떻게 이야기 하고 페이지냐, 스크롤이냐 하는 걸 중국에 맞춰서 할 수 있는 걸 해 놔야 합니다.
어느 날 LTE가 지원되면서 중국에서 수익이 크게 나기 시작했어요. 그때 들어가면 저희가 7년 동안 겪어온 걸 그때부터 하셔야 하는 겁니다. 오랜 시간 참으실 수 있다면, 괜찮으시다면 미리 가시는 게 좋습니다. 저희는 7년 동안 얻은 거지만, 2년 후에 터진다 가정해도 지금 들어오시면 2년 정도 노하우가 쌓이는 겁니다. 중국에서 정산 받으면 돈 뽑을 수 있겠지 했는데 정산이 9개월 있다 되고, 매출 이만큼 났는데 돈이 안 들어오고 돈 나갈 곳은 많고. 꽌시도 챙겨야 하고. 그런 것부터 미리 준비하셔야 하죠. 물론 저희처럼 직접 중국에 와서 ‘삽질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중국에 수출하면서 어떤 게 먹히는지 테스트 해보면서 도전해 보세요.

 

마일랜드란 회사 입장에서 한국 작가들이 어떻게 접근해주면 좋을까요. 관심 두고 있는 작가도 많으니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이나,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통해서 연락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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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찬휘

만화 칼럼니스트이자 만화정보저널 사이트 '만화인' (http://manhwain.com) 운영자. 글쓰기와 만화를 좋아하던 프로그래머 지망생이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만화와 얽힌 글을 쓰면서 만화 정보를 묶어내는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짜고 있다. 자생한 1.5~2세대 한국형 오덕으로 덕업일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내츄럴 본 프리랜서. 칼럼, 연구, 비평, 강의, 방송, 캘리그라피 등 만화와 관련해서는 오는 의뢰 안 막는 자판기형 용병의 삶을 구가 중이다. 최근엔 열심히 애 아빠로 클래스 체인지 시도 중. 봄이야,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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