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오곡’에서 <이슈>의 신인작가 ‘송하’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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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탄생 특집 인터뷰 ─ 송하(오곡)작가

 

들어가며

탁탁! “자, 어서 ‘작가의 탄생’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작가를 찾아봅시다!”

크리틱엠 편집회의에서는 언제나 그 주제에 맞는 내용들로 가득 채워지길 바라면서 많이 이야기들이 오고 갑니다. 이번 주제에서는 그만큼 어렵고 많은 공을 들여 가장 어울리는 작가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많은 추천들 가운데 송하(오곡)작가는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베스트 도전을 거쳐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정식 연재를 했으며, 대원 수퍼만화대상 공모전에서 수상하여 현재는 출판잡지인 <이슈>에서 <겨울이 지나기 전에>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웹툰에 이어 출판만화까지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송하 작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인터뷰참가자 소개)
1. 송하(오곡)작가
2. 조혜령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전공
3. 이창우 웹툰인사이트 운영자

08-1 작화 비교 현재 작품 원본
“내 작가님이 이렇게 잘 생겼을리 없어..!” (사실 작가님은 여자분이셨습니다)

 

송하 작가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작품이 아닌 공간에서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만화가 송하입니다.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오곡’이라는 필명으로 데뷔를 했고, 지금은 월간잡지 <이슈>에서 ‘송하’라는 이름으로 <겨울이 지나기 전에>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오곡 작가님으로 기억하는 분들께서는 작가님의 최근 근황을 매우 궁금해 합니다.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아직 계시다니요! (웃음) 항상 응원해주시는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최근에는 월간잡지 <이슈>에서 <겨울이 지나기 전에>를 연재 하고 있습니다. 작품이 잡지 기준으로 총 4부작으로 현재 2화까지 연재가 되었습니다. 작업은 모두 마무리된 상태이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 아직 못 보신 분들은 네이버북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유료결제로 보실 수 있습니다. (웃음)

다음 만화속세상 첫 데뷔에서부터 ‘오곡’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다가 최근 이슈에 연재를 시작하시면서 필명을 ‘송하’로 바꾸셨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데뷔하고 ‘오곡’이라는 필명을 사용한 이유가 단지 인터넷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하던 아이디였기 때문이었어요. 연재 중에 필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계속 타이밍을 놓쳐 중간에 바꿀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출판만화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기회다 싶어 본명과 비슷한 필명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제 웹툰을 다시 연재한다고 해도 현재 필명인 ‘송하’를 그대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웹툰 작가 ‘오곡’의 탄생

베스트 도전에서부터 시작하여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정식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상황을 듣고 싶은데요.

그때가 고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라는 뮤지컬을 처음 보고 푹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 중 ‘안나스’라는 인물이 마음에 들어서 그 캐릭터에 관한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여러 시기에 공연되는 뮤지컬의 특성 상 연기하는 배우에 따라 배역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는데요. 여러 배우들이 연기한 ‘안나스’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되었고, 나름대로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제 시각을 바라본 ‘안나스’와 그 주변 인물들도 구상하게 되고 그것을 만화로 그려 보았습니다. 당시 작업한 만화를 블로그에 몇 편을 올렸는데요, 이것이 처음 웹툰이라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02 엘레프 타이틀
송하 작가의 첫 작품, <엘레프>

 

그럼 처음부터 웹툰이라는 것을 알고 ‘도전만화’ 코너에 연재를 시작한 것이 아니었군요.

네,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만화 잡지를 더 좋아했고 로망도 가지고 있습니다. 도전만화에 처음 만화를 올린 것도 정식으로 데뷔를 하자라는 생각보다는 저의 만화를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이유에서 시작했던거죠. 처음에는 보시는 분들도 많지 않았어요. 10회까지 조회수가 10명? 많게는 20명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댓글도 많이 달렸습니다. 아직까지도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날부터 많은 분들이 보시고 재미있다고 말씀해 주신 것에 힘을 받아, 좀 더 정기적으로 작품을 그려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제 첫 작품이었던 <엘레프> 입니다.

이후,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정식연재를 시작하셨죠?

<엘레프> 완결 당시는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을 하였던 시기였습니다. <엘레프>를 완결하고 나서 대학에 들어가고 여름방학 중에 <나태한 어금니>를 도전만화에 연재하던 중 다음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04 투프롬 타이틀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첫 정식 연재 작품 <To.From(투프럼)>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나태한 어금니>가 아닌 <To.From(이하 투프럼)>으로 첫 연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요?

<투프럼>은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입니다. 제가 상업만화 연재를 처음 시작한 작품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품의 원형이 되는 이야기의 구상을 중학생 시절에 만들었어요. 가장 오래전부터 생각해오고 어렸을 때부터 연습장에 그리며 상상하던 세계가 바로 <투프럼>입니다. 이 작품의 경우 언제 기회가 된다면 리메이크하거나 그 세계관과 관련된 이야기를 이어서 그려 나가고 싶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에 등장하는 스토리텔링이나 연출 방식이, 여타 웹툰 작품들과 좀 다른 방식인 것 같습니다. 굉장히 절제되어 있으며,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이와 같은 연출의 특징은 어떻게 잡게 되셨는지요.

저의 성격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연출을 할 때 대사를 쓰거나 정확한 상황을 보여주기 보다는 인물표정이나 행동으로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런 마음이 연출로 표현이 되었지요. 대사로 말해주는 것이 저는 좀 부끄럽다고 할까요. (웃음) 제가 내보이는 걸 부끄러워하다 보니 그 성격이 연출에서도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후기에서 단행본 계획이 없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계획이 없으신지요.

슬프게도 현재는 없습니다. 제가 하기 싫다 라기보다는 연락이 왔던 출판사도 없었고 현재 단행본 시장이 그만큼 좋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제 작품의 경우 다수에게 큰 인기를 얻었던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단행본 작업을 진행하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최근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단행본 작업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관련 플랫폼을 활용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녀와 32분의 1> 연재 당시 제의가 왔었습니다만 그때 제가 잡지연재를 막 시작하였던 시기여서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연재작들이 짧은 분량들이 아니기 때문에 편집하여 책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히 가지고 있고, 제의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출판 만화 작가 ‘송하’의 ‘재’탄생

웹툰 작가로 활동하면서 ‘대원 수퍼만화대상’에 단편으로 입선했습니다. 이미 웹툰으로 데뷔를 했음에도 출판 만화 공모전에 응모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처음 <엘레프>와 <나태한 어금니>를 도전만화에 올릴 당시에는 데뷔를 하겠다라는 생각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봐 주는 것 자체가 좋았습니다. 저는 출판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이다 보니 어린 나이 때부터 ‘만화가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면서 자랐고 만화가로서 꿈꾸었던 이미지는 잡지에서 연재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웹툰이 출판만화와 다른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좋아해 주시는 독자 분들의 힘으로 연재를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웹툰 작품을 그리는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지만 마음 속 한 구석에는 “나도 언제가 잡지에서 연재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계속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차기작 준비가 생각만큼 잘 풀리지 못했습니다. 만화가 재미있지 않았고, 의욕과 자신감이 많이 사리진 시기였었지요. “이제는 만화를 그리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고민으로 힘들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제 자신에게 던진 답이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것을 해보자!”였고, 마침 공고가 뜬 ‘대원 수퍼만화대상’의 공모전에 응모하게 되었습니다.

05 just one kiss
대원 수퍼만화대상 당선작

 

슬럼프가 찾아오고, 그것을 출판만화를 통해 극복하게 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요?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슬럼프가 아닌, 그저 제가 준비하고 있었던 밑천이 떨어진 시기였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데뷔작은 명작이 나온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태어나서 데뷔를 할 때까지 데뷔작을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데뷔작을 그리기까지 고민하고 준비했던 것만큼 그 다음 작품을 준비하기는 어렵다는 얘기죠. 그래서 데뷔작 이후의 작품이 진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슬럼프의 극복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저의 부족한 부분에 대한 깨우침과 도전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는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기술적인 원고’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그림’만이 아닌 ‘완성도 높은 이야기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밑천이 떨어졌던 시기가 온 것이고 지금은 그것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완성도 높은 이야기 만들기’, 어려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출판만화 편집 시스템은 웹툰에 비해 좀 더 작가들에게 트레이닝을 시켜주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일 것 같습니다.

처음 출판만화에서 연재를 시작한 것이 트레이닝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과 그에 따른 ‘지식’이 쌓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공부가 되었죠. 물론 제가 이전에 경험했던,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편집팀과의 경험적 차이는 다른 작가분들과 같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연재 당시 지방에서 있었고, 오프라인으로는 만나기 쉽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이메일을 사용하여 소통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습니다.

06 이슈 2015년 9월호
월간잡지 <이슈> 9월호, <겨울이 지나기 전에_송하> 문구가 눈에 띄입니다

월간잡지 <이슈>에 단편들을 연재하고 계신데요, 웹툰에서의 긴 호흡에서 벗어나 짧은 단편 작품들만을 연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개인적으로 단편이 좀 더 쉽게 느껴집니다. 웹툰 연재 당시에 들었던 피드백 중 가장 공감이 되었던건 큰 세계관 뒤에서 진행되는 이야기 구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단편에도 여러 이야기들이 있습니다만 결국 하나로 끝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잘 잡힌 주인공의 감정 하나만으로도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큰 서사적인 이야기보다는 사람들의 감정,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초점을 잡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아요. 아무래도 장편보다는 단편 작업이 좀 더 쉽게 느껴집니다. 또 단편 작업이 좀 더 재미있고 부담감도 적죠. 장편과 단편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인 작품의 마무리 면에 있어서, 장편의 마무리가 저에게 있어서 큰 짐이 되기도 합니다.

단편들의 소재 및 시대배경이 전부 다 다른 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와 같은 소재들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는지요?

제가 단편 연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출판만화에서 단편은 ‘트레이닝’의 과정에 속해 있습니다. 제가 어떤 것을 잘 그릴 수 있는 지에 대한 다양한 시도인 거죠. 예를 들면 저는 여성 주인공을 묘사하는데 자신이 없다고 하면 편집자분이 디테일한 내용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단편 만화를 제안해주세요. 이처럼 ‘남성 캐릭터와 여성 캐릭터의 성격과 특성’에 대해 자세한 제안이 있다면 최대한 저는 그 안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거구요. 이 과정 중에서 소재는 어디서 얻었다라고 말씀 드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때로는 책에서 때로는 뮤지컬에서 또는 개인적인 짧은 경험들 중에서 소재를 얻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기차를 타고 가는 중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은 장화를 신은 아저씨를 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그럼 왜 장화를 신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찾기 위해서 돌아다니시는 것일까?’ 등의 생각을 하며 작품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했습니다. 생활 속에 다양한 부분에서 소재를 얻고 스스로 질문과 답변을 해 보며 여러 가지 상상을 합니다. 이 모든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웹툰과 출판만화, 두 매체를 비교하자면?

두 매체에서 연재 경험이 있으신 입장으로서 차이점을 말씀해 주신다면 무엇일까요?

만드는 입장에서 생각하면 “연출적인 면에서 독자 분들에게 재미를 느끼게 할 요소들을 어떻게 보여주는가?”라는 차이가 있지 않나 싶어요. 보여주는 방식의 차이가 있다 보니 연출에 있어서 다른 면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웹툰 스크롤 방식과 출판만화의 페이지뷰 방식에서 있어서의 차이점이겠지요.

07 출판 만화 작품 내용 중
이슈에서는 흑백 만화로 연재가 진행됩니다.

 

웹툰에서는 컬러와 출판만화의 흑백, 이 둘의 차이도 있을 것 같습니다.

흑백만화를 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이 정말 디테일하게 그려야했던 거예요. 웹툰에서는 컬러를 사용하다 보니 적은 표현 방식으로도 캐릭터 및 상황 표현이 좀 더 쉬웠는데, 출판만화에서는 흑백의 상황에서 독자분들이 알아 볼 수 있도록 표현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웹툰 작품에서 캐릭터의 머리 색상이 모두 다르다고 한다면 먼 거리에 있는 캐릭터를 표현할 때 그 캐릭터의 머리색만으로 구별이 가능했거든요. 하지만 출판만화의 경우 그렇지 않기 때문에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처음 스크린톤 사용에서 기술적으로 능숙하지 않을 당시, 이런 부분에서 오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모든 작품이 그렇습니다만 출판만화에서도 과거 작품에서 보이는 모자란 점에 대한 개인적인 불편함이 남아 있습니다.

반면에 좋은 점이라는 무엇일까요?

컬러를 사용할 수 없다라는 점에 있어서 앞서 들었던 예시 외에는 다른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흑백 페이지 만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도 있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양 페이지 안에 꽉 들어찬 검은 배경화면에 홀로 있는 인물에 대한 표현 등은 페이지 만화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죠. 이런 장점이 저에게 있어서 좀 더 맞지 않나 싶습니다.

웹툰과 출판만화의 비교 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바로 ‘편집 시스템’일 것 같습니다.이 두 시스템을 전부 경험하신 입장으로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야기하는 것이 모든 작가님들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 드리자면 웹툰의 경우 편집자님과 연재 시작 전에 더 많이 이야기하고 논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연재가 시작된 후엔 연재 주기가 짧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편집자님들과 자세한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녀와 32분의 1> 연재 당시를 회상하자면 연재 중간 앞의 전개에 대해 진행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았지만 연재 중간에는 시간이 없다 보니 편집자분들의 개입이 아무래도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연재 전 세이브 원고 만들고 이 과정 중에 전체적인 이야기 조율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후는 아무래도 작가 혼자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잡지 연재는 연재 주기가 웹툰에 비해 굉장히 깁니다. 그러다 보니 연재 중에 상대적으로 많은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편집자분들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두 시스템 상에서 만족감을 느끼신다면 어느 쪽이신지요?

저에게는 아무래도 출판만화 방식이 잘 맞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저를 담당하시는 분이 이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으신 분이시고, 그에 따른 믿음이 있어요. 옆길로 새려는 저를 바른 길로 잡아주실 것이라는 믿음인 것 같은데… (일동 웃음). 정확하게는 웹툰과 출판만화의 차이점이라기보다는 연재 주기에 따른 차이라고 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웹툰과 출판만화 두 매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웹툰은 정말 보기 편합니다.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그리고 친숙하게 볼 수 있죠. 출판만화는 이와 반대로 좀 더 작품 세계에 빠져서 볼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작가가 되기까지

웹툰, 출판만화 이력과 함께 작가님께서 가진 특색 중 하나가 굉장히 이른 나이에 데뷔를 하셨다라는 점일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에서부터 만화가를 꿈꾸신 것이신지요?

계기는 딱히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리는걸 좋아하는 아이였고 어렸을 때부터 당연하게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당시 그림을 그리는 직업은 모두 화가인 줄 알아서 장래희망에 ‘화가’라고 적었죠.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때 팬시아트 잡지를 보고 ‘캐릭터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고, 그 후 ‘만화가’라는 직업이 있는 줄 알게 되었습니다.

08 송하 작가 초기작과 현재 작화 비교
좌) 베스트 도전 만화 <엘레프> 에필로그, 우) <겨울이 지나기 전에>

 

만화가가 되기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그 가운데 작가님께서는 만화관련 학과 진학을 위해 입시 공부를 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입시를 하고자 마음먹은 이유가 있으신지요?

만화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막연하게 ‘만화학과가 있는 대학에 진학하면 만화만 그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과제로 주어졌던 단편 만화 그려오기 등의 과제 등을 정말 좋아했었습니다. 입시 준비에 있어서도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당시 ‘칸 만화’ 입시를 주로 했었습니다. 준비와 함께 평가를 받은 과정 자체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만화가를 꿈꾸며 준비하는 학생 분들에게 조언을 주신다면?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 다양한 교육 기관을 활용하는 것은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에만 매달려 경험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래요. 그리고 입시를 준비하시는 분들께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실 것은 당부 드립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로 학교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됩니다.

09 네이버 대학만화최강자전
최근 결승전 결과가 발표된 ‘대학만화 최강자전’

최근 다양한 공모전이 있습니다. 그 중 ‘대학만화 최강자전’의 경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화관련 학과에 재학을 하셨던 입장으로서 공모전을 평하신다면?

아마 제가 4학년때 첫 공모전이 진행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이전에 이미 데뷔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특별히 관심 갖지 않았고, 당시 1회였기 때문에 학교 내의 분위기도 크게 준비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학만화 최강자전에 대해 특별히 평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데뷔가 이른 편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데뷔했던 입장으로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데뷔를 하는 것’은 개인에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연재를 오래 준비하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사람은 자기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린 나이의 데뷔한다면 슬럼프 또한 빨리 찾아오게 됩니다. 그 슬럼프가 찾아오는 시기에 버틸 수 있는가 없는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경험을 한 후, 데뷔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이것이 대학 만화최강자전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만화 최강자전 또한 좋은 경험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니까요.

 

마치며

많은 작품들을 연재하셨습니다. 앞으로 다뤄 보고 싶으신 소재나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무엇일까요?

성인과 비성인 구분 없이 ‘백합’ 장르의 작품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가능할까요? 아무래도 향후 몇 년간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동 웃음)

10 송하 작가 사진2
송하 작가와의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긴 시간 인터뷰를 진행하여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크리틱엠과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하여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이렇게 인터뷰에 초대하여 주신 크리틱엠에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작가도 아닌데 작은 것 하나 하나 세세하게 물어봐 주시는 것에 대해 많이 놀라게 되었습니다. 또한 도전만화가 시절부터 오랜 시간 동안 저를 지탱하여 주시고 응원하여 주신 독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혼자서 조용히 그림만을 드려나가는데 있어서 보내 주신 격려가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 꼭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해 주시고 저 또한 열심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창우

웹툰 정보 플랫폼 ‘웹툰인사이트' (http://webtooninsight.co.kr) 운영자. ’웹툰과 게임‘을 사랑하는 ’웹투니스타‘이자 ’게이머‘이다. 90년대말부터 웹에서 올라오는 작품들을 즐겨 보았으며, 이와 같은 형태가 미래의 한 콘텐츠가 될 것이라 예상하였다. 2014년부터 웹툰 정보들을 제공하여 주고 있는 웹툰인사이트를 운영 중이며 다양한 웹툰 관련 서비스 등을 만들고 싶어 한다. 과연 미래의 웹툰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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