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cast020

 

20회 핵심 요약

12월 2주차 베스트셀러 차트
12월 2주차
만골남의 선택
다니구치 지로의「신들의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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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001-7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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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골남020

만화 골라주는 남자, 만골남 M씨!
산 그 자체가 되고 만 어느 사내의 이야기

 

네 안녕하세요, 만화 칼럼니스트 서찬휘입니다. 스무 번 째 만골남 M씨,

그리고 마지막 만골남 M씨 시작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번 20회가 크리틱엠에서 진행하는 만골남 M씨의 마지막 편입니다.

그렇다고 별 다른 건 없습니다. 하던대로 하고 마무리짓도록 하지요.

만화 골라주는 남자 만골남 M씨는 만화 비평 전문 웹진 크리틱엠에서 제작했습니다.

c r i t i c m .com, 크리틱 엠.

 

베스트셀러 차트
12월 2주차

지난 한 주 어떤 만화가 가장 잘 팔렸는지를 살펴 보는 지난 주 베스트셀러 차트입니다. 이 차트는 YES24, 알라딘,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의 만화 부문 50위권 차트를 기준으로 산출한 국내 최초 국내 유일의 통합 만화 베스트셀러 차트입니다.

이번에 볼 차트는 12월 둘째 주 차트인데요. 일단 10위부터 역순으로 쭉 읽어볼게요. 10위. 원펀맨 4권. 9위. 원펀맨 3권. 8위, 원펀맨 5권. 7위, 원펀맨 6권.

6위.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5위. 너에게 닿기를 24권. 4위. 원펀맨 7권. 3위. 원피스 79권. 2위. 원펀맨 1권. 그리고 1위, 원펀맨 8권입니다.

지난회차 차트, 그러니까 11월 다섯째주이자 12월 첫째 주와 달라진 게 많이 없습니다. 10위권에 오른 만화들의 구성이 거의 같습니다. 이를테면, 지난주엔 원펀맨이 2권과 3권을 빼고 10위권에 모두 진입해 있었던 데 비해 이번엔 2권만 빠져 있고요. 지난 차트에서 9위에 올랐던 어쿠스틱 라이프가 이번엔 10위 바깥으로 밀려났고요. 마스다 미리의 「평범한 나의 작가생활」이 6위, 시이나 카루호의 「너에게 닿기를」 24권이 5위, 「원피스」 79권이 3위입니다.

원펀맨 천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ONE과 무라타 유스케. 그저 계속해서 놀라고 있을 따름이네요. 판매 순위가 전혀 떨어지고 있질 않고 있는 셈인데, 심지어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지난 주 베스트셀러 차트입니다.

 

만골남의 선택
만골남 M씨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작품은, 「음양사」「아랑전」 등을 쓴 유메마쿠라 바쿠의 소설을 다니구치 지로가 만화로 그려낸 일본 만화 「신들의 봉우리」입니다. 요즘 안 그래도 황정민 씨가 주연을 맡은 영화 「히말라야」가 화제에 오르고 있는데요. 인증샷 놀이 덕에 꽤 소소한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만, 기왕 산에 관한 영화가 인기인 김에 조금 편승을 해 볼까 하는 생각이 좀 들더군요. 무대도 비슷합니다. 히말라야, 그리고 에베레스트죠.

영화 「히말라야」가 에베레스트에 오르다 죽은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다시 산에 올랐던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실화를 영화로 옮겼다고 하던데요. 「신들의 봉우리」는 바로 그 산, 에베레스트를 맨 처음으로 올랐다고 여겨지고 있는 인물 ‘조지 맬러리’를 소재로 삼고 있는 작품입니다. 왜 산에 오르냐는 질문에 “Because It is there”, 거기에 그게 있으니까-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한 사람이죠. 그리고 또, 정상을 200m 정도 놔두고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한동안 과연 이 사람이 첫 등정자인지 아닌지로도 논란이 많았습니다. 이후에 1999년 5월 1일, 새하얗게 바랜 채 엎드려 죽어 있는 조지 맬러리의 시체가 발견되었는데요. 「신들의 봉우리」는 이 시신 발견 전에 쓰여진 작품이었습니다. 아직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시점에서, 조지 맬러리의 유품이라 할 만한 사진기가 돌아다니고 있으며, 그 사진기 속의 필름에 맬러리가 찍은 사진이 남아 있다면?이라고 하는 상상을 발휘해 만들어낸 이야기였죠.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신들의 봉우리」는 1993년, 일본의 산악인이자 사진작가 후카마치 마코토가 사고로 동료 산악인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다 네팔 카트만두의 한 등산용품점에서 바로 그 맬러리 원정대가 지니고 있었던 것과 똑같은 모델명을 지닌 낡은 사진기를 발견하며 시작합니다.

이것이 맬러리의 사진기라면, 그리고 그 필름 속에 맬러리가 찍은 사진이 남아 있다면 에베레스트 등정사가 뒤집히는 일이 된다- 이를 직감한 후카마치는 몹시 흥분합니다. 하지만 그 사진기가 무언가 돈이 됨직한 것이라는 것을 눈치 챈 판매상이 후카마치의 호텔방에 숨어들어 사진기를 훔쳐내고, 이를 좇는 과정에서 처음 사진기를 찾아냈다는 ‘비카르산’이란 사내와 만나게 됩니다. 비카르산은 독사라는 뜻을 담은 이름입니다. 어디선가 이 사내를 본 듯한 느낌이 든 후카마치는 그의 걸음걸이를 보고 그 사람의 이름이 이단아 ‘하부 조지’임을 알아차립니다.

하부 조지는, 일본의 산악 등반인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이단자였습니다. 고집불통에,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산에 매달렸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하고 감각적인 등반실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남들과는 섞이지 못하고 오로지 남이 닿지 않은 곳을 고집하려 들었던 인물이죠. 세상에 빛과 그림자가 있다면 하부는 그림자의 위치에 서 있던 비운의 인물입니다. 늘 남들이 하지 못할 가공할만한 등정으로 화제를 끌기도 했지만, 타협할 줄 모르는 성정에 오로지 남들이 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립한 초등, 즉 첫 등정을 끊는 게 자신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는 사고 방식은 그를 외톨이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그 인생의 라이벌과도 같은 인물이자 하부와는 달리 빛과 같은 위치에 서 있던 하세의 등장은 그를 더더욱 몰아세웠습니다.

하부 조지는 1985년 히말라야 원정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었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행방이 묘연했던 그가 다른 곳도 아닌 네팔에 살아 있었습니다. 심지어, 맬러리의 사진기-로 추정되는 물건의 주인으로서 말이지요. 후카마치는 도쿄로 돌아가자마자 하부와 관련된 인물들을 만나고 다니며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왜 그가 맬러리의 사진기를 갖고 있었는지에 관한 수수께끼에 접근하며 점차 더 그에게 파고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오로지 전인미답의 경지라 할 수 있는, 누구도 하지 못한 목표에 모든 걸 건 산 사나이 하부, 그리고 그가 발견했다던 에베레스트 첫 등정 논란의 주인공 조지 맬러리의 사진기. 이렇게 작품은 점차 맬러리의 사진기에서 시작해 하부 조지라는 인물의 생애를 훑어가는 형태로 전개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하부 조지의 강하지만 외롭고 상처투성이였던 삶의 끝을 증거하고자 한 후카마치의 의지로 연결되지요. 동계 에베레스트 남서벽 무산소 등반을 3박 4일 안에 혼자서 해낸다는 말도 안 돼 보이는 거대한 목표에 하부 조지는 자기 삶의 의미 전부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거기 그게 있기 때문이라고? 아니, 내가 여기 있기 때문이다. 마치 조지 맬러리의 말에 대구를 이루듯, 이름조차 같은 하부 조지는 자기 자신을 산에 투영하고 내던져 끝내 산이 되고 맙니다. 왜 오르느냐, 내가 여기 있기 때문이다.

이 이단아 하부 조지와 그의 인생을 좇은 끝에 하부 조지 최후의 기록자가 되는 후카마치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역사에 전면적으로 기록되지 않을, 무모하고도 애끓는 도전으로서 한층 더 드라마틱한 감상을 자아냅니다. 오로지 이렇게밖에 삶의 의미를 드러낼 수 없었던 어느 남자와, 그 끝을 지켜보고 또 그 자신이 그 뒤를 따라 산을 오르게 되는 모습은 그야말로 왜 산을 오르는가-라는 질문에 관한 무언의 답 같은 느낌입니다. 맬러리는 그게 거기 있기 때문이라 하였고, 하부는 여기 내가 있기 때문이라 했으며, 후카마치는- 그렇게 말도 안 되는 등정 끝에 사라져 간 하부가 그곳에 서 있었음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기에 다시금 목숨을 걸고 산에 오릅니다. 도망가지 않고- 도망칠 수 없게도 됐고 말이죠. 하부와도 같은 기술이 있는 게 아님에도, 그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만큼 그도 어느 사이엔가 산 사람이 된 것이죠.

작품을 읽으면서 감탄하게 되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먼저 누구라도 매우 구미가 당기는 화두인 ‘에베레스트 첫 등정’에 관한 미스테리에서 파생한 상상을 굵직한 이야기로 뽑아낸 솜씨가 실로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맬러리의 시신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던 당시였기에 가능한 이야기기도 하겠지만, 맬러리의 시신이 발견된 지금에 와서 읽는다 하더라도 몰입도가 전혀 떨어지지 않습니다. 조지 맬러리의 시신이 발견되긴 하였으되, 여전히 그가 첫 등반에 성공했는지 아닌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인데다 증거가 될 수 있을지 모를 카메라나 필름도 발견되지 않았거든요. 오로지 에베레스트의 거센 바람과 직사광선에 노출돼서 그야말로 눈처럼 새하얗게 탈색된 등 피부를 옷 사이로 드러내고 얼굴을 파묻고 있을 뿐이었죠. 이로써 이 작품의 설정은 여전히 그럴싸한 가설이자 상상으로 유효하게 됐습니다. 맬러리가 정상에 닿았는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시신을 발견했던 그레이엄 호일랜드의 분석에 따르면 맬러리가 정상을 못 밟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긴 하더랍니다. 당시 기상 상황이나 기압 상태 등에 비추어 볼 때 말이죠. 하지만 그 또한 가능성의 문제겠습니다.

원작자라 할 수 있는 유메마쿠라 바쿠 씨는 작품을 착안하고 완성하는 데에 20년이란 시간을 썼다고 하는데요. 이 구상을 작품으로 옮겨내기 위해선 베이스캠프까진 가 봐야 했다고 하네요. 찾아 보니 베이스캠프만 해도 해발고도가 5300미터가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남쪽에서 제일 높은 산이 한라산인데 해발 2000미터가 안 넘거든요. 게다가 저가항공의 비행 고도가 해발 6천 미터 가량이니 가히 그 높이를 짐작할 만하죠. 베이스캠프라 해도 비행기 바로 아래고 비행기보다 2000여미터나 위에 산 꼭대기가 있단 이야기니까요. 에베레스트가 8848미터잖아요.

에베레스트 꼭대기까지 등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이상엔 베이스캠프 단계라도 몹시 힘든 일입니다. 이 작품은 그런 경험을 통해 쓰여진 셈인데, 경험과 취재의 결과물이겠습니다만 정말 산 사람이라는 종의 심리 묘사가 그야말로 경탄스러울 만큼 잘 묘사돼 있습니다. 그만한 산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등반과정이나 산악 등반에 필요한 스폰싱 등의 현실적인 문제, 등반가의 심리 상태는 물론, 도대체 왜 사람들은 저만한 개고생을 하면서도 또 산에 오르는가?에 관한 이야기들이 연이어 나옵니다. 저들은 정말 ‘그런 인종’이구나 하는 점을 잘 느낄 수 있게 묘사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에서 빛과 어둠에 해당하는 하부와 하세라는 두 인물의 대비가 이야기를 한층 더 진하게 만들어줍니다. 하세가 훨씬 밝은 인상을 주지만, 그 둘이 결국은 지독하리만큼 전인미답의 경지에 목을 매는 욕망 덩어리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죠. 그 음습한 욕구만으로 움직이는 짐승과도 같은 천재 클라이머 들의 이야기가 어쩜 이리 심장을 쫄깃하게 하나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서 눈물 흘리는, 산 사나이의 여인들도 가슴을 저미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듯 개성 강한 인물들이 인생을 걸고 만들어내는 드라마로도 압박이 있는데, 만화 「신들의 봉우리」는 여기에 비주얼을 끼얹습니다. 「아버지」 「도련님의 시대」 등을 그린 다니구치 지로가 소설을 만화로 옮겼는데, 제가 이 방송에서 수상 경력 같은 걸 많이 인용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만 이 작품 소개할 때엔 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합니다. 2000년부터 연재한 이 작품으로 다니구치 지로는 2005년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최우수 작화상을 받았습니다. 흑백 만화가 주는 그래픽적인 쾌감이란 게 아마 이런 걸 겁니다. 이렇게까지 압도적이고 묵직하게 산을 표현해낸 작품이 또 얼마나 있을까 싶을 정도인데요. 읽고 있노라면 마치 에베레스트 한복판에 데려다 놓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인물을 그릴 때엔 한없이 정제되고 차분한 듯하면서도, 산행에서의 표현은 오버를 좀 섞어서 영상물보다도 훨씬 강렬한 충격을 전해줍니다. 출판 만화가 그래픽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때 보여줄 수 있을 만한 작품이라고 할까요.

저야 제일 높은 산에 오른 경험이 한라산이 고작이고 앞으로도 더 높은 데를 오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한다고 하면, 통일된 다음에 백두산에 올라보고 싶단 생각이 들긴 하지만 여기도 사실 3천 미터를 넘지 않죠. 2750미터니까요. 제 별명인 알파카가 산다는 안데스의 고산지대가 4천 미터 이상쯤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야 우리나라는 진짜 산악지형 만발인 나라 치고는 굉장히 지대가 낮은 편이구나 싶긴 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엄홍길 대장과 같은 이름 높은 산악인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북한산 산악 구조대를 다룬 만화 「PEAK」에서 나오듯 수도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산이 내로라하는 암벽등반가들도 애먹을 만큼 귀기어린 자태를 자랑하고 있기도 하죠.

뭐 전 한라산에 두 번 올라 봤는데, 이야 여기조차도 굉장히 힘들거든요. 특히나 쭉 올라가는 게 아니라 한참을 완만하게 올라가다가 갑자기 경사가 미친듯이 올라가는 화산이다 보니까 막판쯤 되면 그야말로 거의 다 왔나요?를 내려오는 사람에게 연발하게 되는데, 정작 거의 다 왔다는 대답을 들어봐야 아직도 까마득해서 죽겠더군요. 막상 저도 하산 때엔 같은 질문을 받고 거의 다 왔어요라고 뇌까리더라는 점에서는 인간의 간사함을 느끼며 놀라게 되더랍니다만. 그런 주제에 이 만화를 보면 아 에베레스트를 한 번 구경해보고 싶어, 그 산에 올라보고 싶어-라는 만용에 가까운 감상이 들곤 합니다. 5권에 후카마치가 홀로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장면이 나옵니다만, 정말 그 풍경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요. 대사도 진짜 끝내줍니다. 마침내, 지구를 밟았다. 오싹해요. 그걸 느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게 마치 이승환 옹이 덩크슛이란 노래를 부를 때의 그 심정이겠죠. 그렇다고요.

마지막으로, 작품을 읽고 조지 맬러리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찾아 보았습니다. 특히 맬러리의 시신에 관한 이야기와 더불어 에베레스트에 관한 이야기들도 많이 만나게 됐는데, 에베레스트의 별명이 두 가지더군요. 하나는 세상에서 제일 높은 쓰레기장, 그리고 다른 하나가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공동묘지. 「신들의 봉우리」에서도 나오지만, 8천 미터가 넘어가는 산들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생명체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순식간에 변하는 기후나 낙석 등에 잘못 대처하면 바로 죽게 되고, 살아도 손가락 발가락 동상으로 잘라내는 건 일도 아니고요.

등반가는 살아남기 위해서 짊어지는 짐의 부피를 줄이게 되는데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그냥 버려두고 온다’더군요. 작품에도 그런 장면이 등장하는데- 맬러리 때와는 달리 장비가 좋아지고 베이스캠프 위치도 정상에서 가까워지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에베레스트로 몰려들고 있고 그 결과 쓰레기가 굉장히 많이 널려 있다고 합니다. 버려두지 않으면 자기가 죽기 때문이라곤 하지만, 조금 미묘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공동묘지란 별명은- 그야말로 시신들이 널려 있다 못해서 그 자체로 다른 등반가들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시신들이 있다고 하더군요. 썩지도 않고 그대로 미이라처럼 방치된 시신들을 보면서 등반가들은 자기의 지금 위치를 확인하기도 한다 하니 뭔가 조금은 살풍경합니다.

무언가, 세계 최고봉의 다른 면모를 만나는 기분이 미묘하더군요.

 

영화 「히말라야」를 저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만, 내용을 전해 듣고 있노라면 「신들의 봉우리」가 보여주는 여러 장면들이 많이 오버랩됩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같은 곳을 무대로 삼은 이 작품도 한 번 만나 보심이 어떨까 싶네요.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다시금 산에 오르는 산악인들의 휴먼 드라마라기 보다는 인간의 집념과 자기가 설정한 삶의 의미에 깊숙히 침잠해 들어가는 인물의 내면을 깊숙히 조명하는 작품에 가깝습니다만, 다섯 권이라는 분량 속에서 맬러리와 하부, 그리고 후카마치라는 세 축을 절묘하게 배치해 속도감과 밀도를 만들어내는 게 대단합니다. 에버레스트라는 산에 관심 있는 분, 진하디 진한 산 사나이들의 드라마를 만나고 싶으신 분이라면 반드시, 꼭 읽어보십시오.

이렇게 스무 번째 만골남 M씨 방송 여기서 모두 마칩니다. 만화 골라주는 남자라는 이름은 저 서찬휘를 가리키는 표현이니만큼 앞으로도 다른 곳에서 보실 수 있겠습니다만, 크리틱엠에서의 만화 골라주는 남자를 뜻하는 ‘만골남 엠씨’는 여기서 끝입니다. 그동안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 올립니다.

저 서찬휘는 이후 또 다른 방송에서 만나뵐 수 있도록, 일단 애 낳고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언젠가 또 뵙겠습니다. 서찬휘였습니다.

서찬휘

만화 칼럼니스트이자 만화정보저널 사이트 '만화인' (http://manhwain.com) 운영자. 글쓰기와 만화를 좋아하던 프로그래머 지망생이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만화와 얽힌 글을 쓰면서 만화 정보를 묶어내는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짜고 있다. 자생한 1.5~2세대 한국형 오덕으로 덕업일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내츄럴 본 프리랜서. 칼럼, 연구, 비평, 강의, 방송, 캘리그라피 등 만화와 관련해서는 오는 의뢰 안 막는 자판기형 용병의 삶을 구가 중이다. 최근엔 열심히 애 아빠로 클래스 체인지 시도 중. 봄이야,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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