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좌담_ “2015만화를 되짚다”

 

시간: 2015년 1월 14일(목) 오후 3시 ~ 5시 30분
장소: 한국만화영상진흥원 5층 세미나실

참석 전문가

장태산 (만화가)
임덕영 (만화가)
박석환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황남용 (재담미디어 대표)
이소현 (카카오페이지 만화팀장)
신진아 (뉴시스 문화부 기자)
백수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글로벌사업팀 팀장)

사회: 이재식(크리틱엠 발행인)

 


 

이재식
디지털만화규장각과 크리틱엠은 공동으로, 지난해 우리 만화를 되짚어보는 특집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2015 만화를 되짚다’. 우리 만화가 최근 적지 않은 변화를 겪고 있고, 그 변화의 한복판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텐데요, 오늘의 특집 제목 그대로 2015년,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지난해는 물론, 그 전해와 연결돼 있고, 또 올해와 이어질 겁니다. 따라서 2015년을 중심에 둔 우리 만화의 맥락 짚기가 오늘 우리의 주 토론 내용이 되겠는데요. 다소 포괄적인 범위의 이야기 소재이겠지만, 지난 한 해를 정리하면서 2016년 만화계를 전망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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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토론에 참여해 주신 전문가들이 계시는데요, 이번엔 특별히 내빈들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이 좌담은 비공개로 진행하는 계획이었는데요, 준비 중에 몇 분이 좌담회에 참여해서 듣고 싶다는 말씀을 하셔서 초청도 하고 이렇게 공개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부천콘텐츠기업협의회에서 여러 분이 와주셨습니다. 부콘협 회장이고 애니메이션을 하시는 애니멀 스튜디오의 조경훈 대표님, 역시 애니메이션을 하는 서동원 대표님(아트플러스엠), 이성진 대표님(이노픽스)이 오셨습니다. 또 한국일보 문화부의 인현우 기자님 함께 했습니다. 취재도 하시겠지만,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오덕영 문화진흥팀 팀장님, 김충영 차장님, 최원혁 대리님 나오셨습니다. (만화평론가 서은영, 대학생 선창희 님 등이 좌담 시작 직후에 참여함). 오늘 한 가지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토론자로 말고도, 이 자리에 오신 모든 분께 발언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원하신다면, 토론 중에도 언제든 참여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발언 참여에 대한 의사표시를 하시면, 차례를 드리겠습니다.

이제 토론자분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장태산 선생님, 바로 이 시각이 마감 때인데요, 밤을 꼬박 새서 원고 막 넘기고 오셨습니다. 선생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장태산
아이고, 아주 힘들었어, 마감한다고. 원래 못 온다고 그랬는데(웃음).

이재식
저희가 이번에 웹툰 신인작가로 모셨습니다.

장태산
맞아, 아직 일 년도 안 되었으니(웃음).

이재식
그리고 임덕영 작가님 모셨습니다.

장태산
이쪽이 나보다 고참이지~

임덕영
장난감 때문에 바쁩니다. (사회: 캐릭터 토이 사업으로 바쁘신데요, 작가이자 사업가로 하실 말씀이 있으실 거 같은데요) 네, 안 그래도 그쪽을 중점적으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재식
멀리 세종시에서 오셨습니다.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박석환 교수님. 그리고 지난해와 요즘 아주 잘 나가신다는, 투자도 받았죠, 재담미디어의 황남용 대표님. 카카오, 정확히는 카카오페이지이고요, 더 정확히는 포도트리라는 회사의 소속입니다. 포도트리에서 카카오페이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이소현 팀장님. 그리고 만화 밖에서 문화계 전반을 짚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초대했습니다, 뉴시스 문화부의 신진아 기자님. 마지막으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글로벌팀에 있는 백수진 팀장님 모셨습니다. 현재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글로벌사업에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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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만화계 키워드

 

토론이 진행이 되면, 많은 이야기가 예상되는데요, 일단 지난해에 집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3년 동안 만화계에 새로운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특히 작년 2015년이 가장 변화의 폭이 컸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이나 플랫폼, 만화영상진흥원 같은 기관에서도 그런 현상을 목격하셨을 겁니다. 자료 화면을 보시면, 최근 만화계를 말할 만한 키워드를 뽑아 봤습니다. ‘웹툰’이란 말이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고요, 플랫폼, IP, 성인, 글로벌, 유료 서비스, 1억원 공모전도 보입니다. 대학만화최강자전이라는 특화된 작가 발굴 오디션이 있고, 아청법 논란도 있었죠. <송곳>, <내부자들> 같이 지난해 크게 주목을 많이 받은 작품이 있습니다.

우리 만화계에 회자되는 핵심 키워드들을 보셨는데요, 그럼 박석환 교수께 지난해 만화계를 돌이켜 보는 기회를 먼저 드리겠습니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만화산업에 대한 정책보고서를 쓰셨는데, 이런 이유로 준비가 된 걸로 보고 먼저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

박석환
만화영상진흥원에 왔는데, 콘텐츠진흥원 것을 물어보면 (어떡합니까)… 그리고 작가 선생님들 모시고 하는 자리인데, 장태산 선생님께 먼저 말씀을….

장태산
아니, 나는 신인이라니까. 나는 오늘 배우러 왔어.

박석환
2015년에는 웹툰 입장에서만 본다면 정말 원하는 대로 고민했던 것들이 다 이루어진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만화계 입장에서, 요컨대 80-90년대에 구축된 만화계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말 괄목상대할 만한 변화가 있었던 한해, 큰 성과가 있었던 해라고 생각합니다. 큰 범위에서 보자면 웹툰은 정말 다 된 거 같아요. 하고 싶은 만큼 다 됐거든요, 영화도 되고, 드라마도 되고, 캐릭터도 되고, 2차 상품도.

 

“지난 한해, 웹툰은 모든것을 다 이룬 해였다.”

 

한편으로 많은 분들의 걱정하면서도, 진취적인 노력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 글로벌 비즈니스인데,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비즈니스는 꾸준히 언급이 되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실적인 수치로 웹툰 소비자가 일천 만명이라고 합니다. 이 만한 인구가 웹툰을 이용하고 있기는 대단한데요, 그런 반면 웹툰 시장을 국내로만 한정하기엔 한계가 있다란 전제하에 해외 시장으로 나가겠다는 시도도 꾸준히 있어 왔습니다. 지난 10년 전부터요. 그런 아이디어들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진 원년이 바로 지난 해가 아니었나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5년은 글로벌 원년이었고, 웹툰의 입장으로선 하고 싶은 것을 다 이루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2016년도 굉장히 중요할 텐데, 이 시장을 지키고, 더 발전시켜 숙성시킬 수 있을 지가 2016년의 숙제가 아닐까요.

장태산
괜한 얘기가 아니고, 나는 웹툰으로는 신인입니다. 정말 신기한 게, 작품 연재 전에 6~7개월 동안 준비를 해서, 원고를 모아 두고 연재를 시작했는데, 일 년도 안 돼서 그걸 다 까먹었어요. 예전부터 만화를 해오던 입장에서 웹툰이 못마땅했었지, 그림의 기초도 중요시 하지 않는 작가들이 막 튀어나오니까. 처음에는 “왜 이러나” 싶어서 아예 안 봤어, 그런데 종이 시장이 없어져가니까 웹툰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시작은 했는데, 어휴, 완전 살인적인 거예요. 냉정하게 보자면 상위 얼마를 빼고는, 90%, 혹은 98%의 작가들에게 원고료라는 게 절대 넉넉하지 못하다라는 거예요. 주간 마감을 하려니 너무 먹고살기 빡빡하죠, 일정과 퀄리티를 맞추려면 한두 명 보조작가를 써야 하고…. 내가 그런 상황에서 마감을 하다보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후배들이 웹툰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을 만한 환경을 만들어줘야겠다.”

 

기성의 작가들이 보기에는 (그림의) 기초가 너무 약한데, 웹툰의 독자들은 그게 아무렇지도 않은 거예요. 심지어 내 독자들 중에는 댓글에 배경 좀 빼라는 댓글도 있을 정도로. 큰 화면으로 보면 괜찮은데 요즘은 99%가 다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다 보니까, (내가) 기초에 충실한답시고 배경까지 다 그려 놓으면 댓글에 “작가야, 숨은그림 찾기 하냐?” 라고 반문하는 겁니다. 그때 든 생각이 이 웹툰이라는 건, 꼭 봐야 하는 책이나 교과서도 아니고, 그냥 보기 편하게 만들면 되는구나, 우리 후배들이 그런 독자들의 요구에 잘 맞춰주고 있구나, 라고 느꼈죠.

요즘 웹툰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반가워요. 왜냐면 출판사가 늘어날수록 작가들은 귀해지는 법이니까. 다만 그 사람들이 (만화쪽으로) 뜻이 있는 것보다는 결과만 얻으려고 달려드는 것 같아서 좀 속상하기도하고. 지난번에 네이버 담당자하고 만났을 때도 인기 작가들은 괜찮다, 놔둬라, 다만 최하 고료는 좀 올려줘야 하지 않겠냐, 라는 얘기를 했어요. 월 200만원 원고료 받아서는 어시스트라도 한 명 쓰면, 당장 월 50~70만원까지도 빠져나가고, 그 외 비용들 빠지다 보면 거의 100만원 안팎으로 생계를 유지해나가야 하는데, 문제가 아닐 수 없죠. 그랬더니 네이버에서도 그렇게 하려면 현재 작가진의 절반을 줄여야 한다는 말을 하기에, 내가 놀라서, 그건 그렇게 하지 말라고 그랬죠. 별 끔찍한 얘기를 다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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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는 일반 노동자들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어요. 하루에 보통 열 대여섯 시간을 일하는데 시급으로 계산하면 깨나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정도거든. 그래서 내 생각은 회사들과 작가들이 어떻게든 최저 고료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춥고 배고프면 계속해서 작품을 이어나갈 수 없으니까 자꾸 알바 같은 거 하면서 작업을 병행한다고. 그러면 알바에 시간 뺏기고 그 시간에 쫓기는 만큼 작품의 질은 떨어지고….

아까 박 교수 말대로, 이제 중국에 진출하고 해외로 많이 간다고 듣고 있어요. 조석 작가가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 대단하다는 것도 들었고. 참 대단한데, 그렇더라도 우리가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만화가들을 배불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한 최소한의 생존 장치를 마련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거예요. 젊은 작가들이 지금 고료로, 심한 말로 굶어죽지는 않겠지만, 만화가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회의감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거죠. 인기 작가는 인기 작가대로 먹고 살겠지만, 그렇지 않은 작가들이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시장이 오래갈 수 있는 거죠. 이 문제는 진흥원 같은 기관과 기업들도 의식하고 같이 고민해야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은 우리 때와 시스템이 너무 많이 달라졌어요. 옛날에는 인세를 받으니까, 몇 부가 팔렸으니 그에 대한 인세가 책정되는 거였는데, 지금은 도대체 어디서 돈을 벌어서 원고료를 주는지, 원고료가 어떻게 책정되는지 알 길이 없거든요. 그런 것을 여러분께 듣고 싶어요.

박석환
너무 큰 이슈를 초반에 꺼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2015년에 웹툰이 좀 잘했다는 얘기를 하고 그 다음 이야기를 했으면 했는데요….

장태산
아니, 잘한 건 잘한 거고. 웹툰도 지금의 웹툰 환경이 아니면 어땠을지? 예전에도 해외로 수출을 하기는 했었어요. 단지 번역해야지, 인쇄해야지 등의 제반 비용이 많이 드니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 못했던 거죠. 웹툰은 번역만 들어가니까 상당히 용이하고. 그런 점에서 상당히 좋은 점들은 많이 있는데 다만 지금 99%의 작가들이 너무 혹사당한다는 거죠. 후배들 중에 봐도 “어? 저놈 봐라? 좀 괜찮네?” 했던 애들도 몇 년 후에는 지쳐서 떨어져 나가버리니까…. 이게 좀 심하게 표현을 하자면, “키워서 잡아먹어라.” 살집을 좀 불린 다음에. 적어도 어느 정도 프로적인 전업작가를 만들려면 최소한의 생계보장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옛말에도 문화라는 것도 배가 불러야 찾는 거지. 지금처럼 “굶어죽지는 않잖아.”가 아니고 뭔가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더 하고 싶도록 의욕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봐요. 병아리를 잡아먹기보다 씨암탉을 잡아먹는 게 더 맛있듯이…. 하지만 해답은 없어요. 아주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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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
말씀해주신 부분들은 만화계 내에서 작가들 사이에서 늘 있어왔던 고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작가들이 원가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거든요. 창작에 무슨 원가가 있느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 상황에서 따지고 들어가다 보면 분명 창작의 원가라는 개념은 있습니다. 화실 운영비용도 있어야지, 본인 창작비용도 있어야지, 그러다 보면 지금 원고료라고 받는 개념은 사실상 생산원가에 근접한 금액이라고 보는 게 맞거든요. 스타작가의 퍼포먼스 때문에 큰 부가 수익을 내는 소수를 제외하면, 200만원 내외의 원고료를 받는 작가들은 생산원가에 가까운 자기 인건비만 받는 거죠. 창작에 어느 가치를 더해서 받는다기보다는 나의 노동력, 그것도 주 5일의 노동이 아니라 아주 과중한 노동력의 댓가로 말이죠.

장태산
작가들은, 법정 노동시간이 8시간인데, 보통 그 두 배 이상을 투자해서 일하거든요. 최저 시급으로만 생각해도 꽤 될 텐데….

박석환
과거에도 이런 논란이 있었을 때, 생산원가를 1이라고 친다면, 작가의 수입은 그 3배수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보더군요. 그러니까 생산원가를 100으로 본다면 작가의 이익금 그리고 화실운영이나 부대 활동 등으로 총 300%에 달하는 원고료가 지급되어야 한다는 거죠. 또 창작을 하지 않는 기간이 있잖습니까? 만화가들은 따로 퇴직금이라는 게 없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이런 사항들을 고려해 그 가치가 형성될 수가 있는데, 현재 그 300%의 원고료를 받는 작가들이 많이 있는 것은 아니죠. 지난번에 세종대 연구보고서를 보니까 월 600 이상 받는 작가의 수가 전체 작가의 20~25%정도라고 하던데요.

장태산
내가 볼 때는 10%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옛날에는 잡지 연재만 들어가면 인기 작가나 비인기 작가나 고료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해도 너무하게 차이가 많이 난다는 거죠. 지금은 그 정도 못 받는 작가들이 너무나 많아요.

박석환
여기서 또 중요한 이슈가 웹툰 시장이 형성이 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로 발전을 했습니다. 과거 잡지 시장에서는 월 600만원 이상의 매출을 맞출 수 있는 작가가 100여 명이 활동할 수 있는 지면밖에 없었다라고 한다면, 이제는 1000여 명의 작가들이 활동하지만 냉철히 보자면 상위 100여 명이 일정한 고료를 받으며 그에 준하는 매출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고, 나머지는 그 밑으로 플랫폼의 퍼포먼스를 돌아가게 하기 위해 유입된 것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겁니다. 이게 어떤 의미냐면 과거에는 잡지사의 연재 원고가 펑크 났을 때, 대기 수요로 있는 작가들이 있었잖아요. 그리고 화실마다 마스크맨 정도의 실력자들이 있었지만, 오픈이 되지는 않았었죠. 하지만 이제는 그 예비 작가들 자체도 자기 작품을 하면서 오픈되고 있다고 봐야하고. 그러다보니 편차가 생기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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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하고 얘기를 하다보면요, 웹툰에선 그나마 선순환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있다더군요. 예전엔 출판사나 잡지사의 지면이 한정되어있으니까 신인들이 뚫고 들어가기 굉장히 힘들었죠, 기성작가들이 10년 했다고 그만두는 시스템이 아니었으니까. 후배 한 사람이 웹툰이 좋은 이유가, 웹툰에서는 자기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좋대요. 워낙 예전에 잡지 시장에 신인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없었으니까…. 참, 쉽지는 않은 문제인데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도 그렇고, 아무튼 어느 회사든 처음에 계약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계약을 하고 나면 최저 이상을 보장해준다는 것이 있었을 때에 그 자체가 또 하나의 당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재식
최저 원고료에 대한 논의가 지난해 전부터 불거져 나왔죠. 그러던 중에 레진코믹스에서 최저 원고료 200만원 가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 전후로 만화계엔 꽤 논란이 많았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많은 작가들과 직접 소통하는 황남용 대표님 얘기를 듣고 싶은데요.

황남용
1999년도 제가 만화 잡지사에 있을 때, 신인 작가 원고료가 페이지당 3만 5천원이었습니다. 월 16페이지씩 주간으로 하면 월 200만원 정도죠. 1999년도나 지금이나 원고료 차이는 없습니다. 심지어 지금도 출판사에서 신인작가의 원고료는 3만 5천원입니다. 예전에는 신인 작가라도 스크린톤 작업과 어시스트 등 화실 운영비용이 있었는데, 지금은 1인 작업이 가능한 환경이 되다보니 오히려 고료는 어느 측면에선 나은 편이 아닌가, 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10년이나 지났는데 상황은 비슷합니다. 아직도 신인 작가의 원고료 책정은 늘 고민입니다. 어느 매체나 신인의 연재에 대해선 리스크가 있지요. 어떻게 보면 10년 전의 3만 5천원이나 지금의 월 200만원이 시장논리에서 생성된 금액이 아닐까요.

장태산
10년 전에는 라면을 200원에 먹었다면, 지금은 1000원은 줘야 먹을 수 있어요. 신인원고료가 그런 시장논리로 인해 책정되었고 이제까지 동결되었다고 한다면, 그 사이에 제반비용은 5배가 늘어났으니 실질소득은 오히려 줄었죠. 예전에도 신인 원고료는 만 몇 천원 했다면, 히트 작가 선배들은 십 만원이 넘었다면, 그때나 지금이나 문제는 똑같습니다. 하지만 쌀독에서 인심난다고, 잡지사에서 돈을 버니까, 선배 작가들이 자꾸 끌어주니까 신인 원고료도 점점 올랐지요. 그래서 시작은 3만 원, 인기작을 내면 10만 원, 완전 특별 대우가 12만 원 수준이었으니까 격차가 지금처럼 그렇게 크지는 않았어요. 후배들 말마따나 웹툰 무대가 넓어진 건 분명히 있는데, 재질이 보이는 후배가 나와서도 안 되겠다 싶으면 사라지는 애들이 많기도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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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용
예전에는 신인작가가 한 작품에만 매달렸지만 이제는 디지털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효율이 생기고 팀 작업을 통해 여러 작품을 동시에 연재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배경 작업도 분업하는 식으로 진행하구요. 그래서 한 타이틀에 월 200만 원을 받더라도 두세 작품을 한번에 연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렇기에 데뷔는 빨라졌지만 작품의 질적인 부분이 떨어지는 것이 더 문제가 아닌가는 생각입니다.

박석환
원고료가 10년 전, 20년 전에 비교해서 지금까지도 동결돼 있다는 건 분명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시장이 형성되고, 외부 업체들이 들어오면서 에이전시가 등장했습니다. 에이전시의 역할이 작가와 포털이 맺던 1:1 계약에 개입해 작가가 기존에 받는 원고료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고 그에 대한 에이전시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죠. 그렇지만 막상 에이전시가 들어왔지만 오히려 최저 원고료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확실히 아쉬운 일입니다. 그리고 최저고료라는 것이 어떤 작가의 생계나 복지차원에서만 논해야 할 일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시장의 수준과 질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최저 원고료일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최저 원고료를 높여 놓으면 작품의 질적 성숙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에이전시가 개입하고 좋은 편집 가이드가 있다면 작품의 질은 더욱 좋아질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런 질적 성숙도에 상관없이 트래픽 유발을 위해, 예전에 농담하듯이 “잉크 자국만 있으면 팔린다.” 식의 마구잡이 연재가 결국에는 작품의 질하락과 넓게는 최저 고료의 하락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제 시장이 성장해 성숙해가고 있기 때문에 허들을 높일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양대 포털의 구조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면서 포털이 소화하지 못하는 작가들에 대한 수요를 신규 매체와 에이전시들에서 수급해 가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이 ‘베스트 도전’이었어요. 소위 ‘베도 작가’들이 유출되면서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학적으로 말하자면 덧셈이 안 되는 작가들의 무리를 가지고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플랫폼을 만든 거죠. 그것이 유지될 정도로 한국 만화시장이 성장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지만, 결국 만화계 전체적인 질적 하락의 원인이 된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더욱 두드러지는 것이 에이전시의 역할인데 원고료의 책정도 그렇고 질적인 관리도 그렇고….

황남용
제가 보기에 만화계에 들어와 이런 호황은 정말 처음입니다. 1999년도 편집기자로 입사해 오늘날까지 돌아봤을 때 만화계에서 누구나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은 불과 2013년 이후 부터라고 봅니다. 1999 ~ 2000년에도 많은 온라인 사이트와 잡지들이 생겨났지만, 항상 그 중심에는 만화 관계자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매체이던 만화에 뿌리를 둔 사람들이 운영에 개입해왔는데 지금은 만화계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판을 흔들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성인(만화 서비스)이 있죠. 오로지 손익구조만 봐서 사업을 해봤던 사람들이 들어와 판을 넓힌 것이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수익모델이 대부분 성인만화 서비스라는 것이고, 작가들마저 성인만화를 연재하면서 다 가명을 씁니다. 80% 이상이 가명을 쓰죠, 본명이 아니라. 이게 어떤 의미냐면 자신의 작품이긴 하지만 일정 부분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나는 돈을 위해 이 작품을 연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질적인 부분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그에 대해 성인 플랫폼들은 크게 관여를 하지 않습니다. 매출은 생기니까요.

 

플랫폼과 웹툰 그리고 에이전시

이재식
시작을 최저 원고료와 관련한 웹툰 환경에 대해 토론하게 됐는데요, 새로운 플랫폼이 생기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요. 이를테면 카카오페이지입니다. 카카오페이지가 생긴다니, 네이버에선 PPS 같은 작가 수익모델을 만들어 제안했죠. 이는 현재 다음과 합병된 카카오가 아닌 합병 이전의 카카오를 말하는데, 말하자면 포털들도 경쟁구조가 강화됐지요. 이소현 팀장님께서 자세한 얘기를 해주실 텐데요, 카카오는 시작하면서 100 작품을 목표로 했고, 특이하게도 작가와 직접 계약은 않고, 모든 계약을 에이전시들과 했지요?

이소현
초기 세팅이 그랬습니다. 적은 인력으로 꾸리다보니 내부에서 편집자의 역할을 하면서 작가 관리할 인력이 없었기 때문에 에이전시들과 일을 했고, 그러다 다음과 합병이 되면서 잠시 카카오페이지의 방향성이 흔들린 시기가 있었습니다. 최근은 다시 안정을 잡았습니다. 카카오페이지는 네이버나 다음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플랫폼이라 그에 따라 소비되는 콘텐츠의 성격과 타깃 독자도 다릅니다. 저희는 앱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라서, 그 외 다른 접근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간단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단순하게 소비될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구요, 세계관이나 설정이 복잡한 작품의 경우는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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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부터 그런 정책으로 달려 오다보니, 연재한 작품들을 보면 아무래도 신인 작가의 데뷔작보다는 경력이 있는 작가와 좋은 에이전시가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 끝까지 좋은 매출을 기록하더군요. 그런 작품들은 완결이 된 이후에도 프로모션을 하면 매출도 나고, 브랜드 파워가 생기는데, 신인 작가를 위주로 해 작품성을 보지 않는 에이전시의 작품들은 연재 중에도 인기를 끌지 못하고 매출이나 트래픽에서 성과가 떨어지고, 완결되면 금방 잊혀지는 경우를 봤습니다. 저희는 명확하게 매출이 나오는 작품을 지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이브 원고의 제작 가이드가 명확합니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웹 기반 서비스와는 정책이나 서비스 방향이 완전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장태산
그렇게 운영해서 손익분기점은 넘기나요?

이소현
네, 충분히 넘깁니다. 가능성이 확실히 있습니다. 트래픽 기반의 서비스가 아니라 유료 서비스 기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용자들이 결제에 대한 거부감이 없습니다. 최근 <남친있음>이라는 작품의 경우는 1부를 웹툰 연재로 진행하고, 스토리 진행상 연령대를 올리면서 ‘기다리면 무료’라는 특화된 코너로 전환해서 2부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아주 폭발적인 매출이 나오는 것을 직접 목격했기에 저희의 서비스 정책이 맞게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진아
카카오페이지는 일종의 모바일로 보는 만화 플랫폼이라고 보면 되나요?

이소현
유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마켓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신진아
살짝 앞에 장태산 선생님이 얘기하신 내용인데 예전에는 이런 수익모델이 눈에 보이는 게 있었잖아요? 예를 들어 책이 몇 부 팔렸고, 그로 인해 출판사는 얼마를 벌었고, 그에 따른 작가 인세는 얼마고…. 그런데 지금 네이버나 다음에서는 그런 수치가 보이지 않는 게 문제라고 얘기를 하셨는데, 일단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산업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네이버가 라인을 통해 일본으로 진출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과연 네이버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얘기들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유료 플랫폼인 레진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과 무료 플랫폼인 네이버가 라인을 통해 진출하는 것은 회사의 목적이 다를 수가 있다는 말이죠.

박석환
제가 일정 부분 동의를 하면서 한 가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게, 웹툰에는 두 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하나는 초기 시장부터 존재한 포털의 플랫폼 기반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콘텐츠 기반 모델인데, 레진이나 탑툰 같은 매체가 콘텐츠 기반 모델이구요, 네이버나 다음이 플래폼 기반 모델이 되겠죠. 콘텐츠 기반 모델은 콘텐츠의 판매 가치를 가지고 비즈니스 모델을 꾸리는 것이고, 플랫폼 기반 모델은 콘텐츠 개별의 가치가 아닌 포털사이트의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유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둘 중 어느 것이 선이라고 하기는 어렵죠.

신진아
하지만 목적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에서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이유는 매출을 위함이 아니라 이용자 정보데이터를 모아서 다른 사업의 베이스로 삼으려고 한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장태산
잘은 모르겠지만 네이버도 그런 목적이 있지 않을까요?

신진아
사실 특정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그 방법 중의 하나로 웹툰이 사용된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이재식
네이버라는 포털을 지탱하는 힘으로 라인이 굉장히 크죠. 네이버의 주가를 뒷받침하는 힘은 라인에서 나온다고 보지 않습니까.

박석환
이 이슈는 웹툰의 해외진출과 글로벌화라는 주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최근 스팟툰(SPOTTOON)이라는 매체가 오픈했습니다. 허핑턴포스트에서 다음이나 네이버의 유명 작품을 중심으로 영문 서비스를 하는 사이트인데, 명백한 콘텐츠 기반 모델이죠. 인기 작가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조성된 콘텐츠 기반 서비스인데, 라인웹툰과는 완전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라인웹툰은 인기 웹툰들이 포진되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커뮤니티를 만드는데 더 주력하는 모양새입니다. 메신저 안에 웹툰을 넣으면서 챌린저 코너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반면, 스탠 리 같은 유명 작가를 통해 마블의 히어로물들을 통해 독자들을 모으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인기 작품들은 수단이고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커뮤니티나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라인웹툰이나 스팟툰, 그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커뮤니티 중심의 전략이 더 활발한 양산을 띠고 있습니다.

라인이라는 브랜드는 이미 해외에서 브랜딩이 되어 있고, 많은 유저들을 가지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콘텐츠보다는 플랫폼 전략으로 나가는 것이 현재 시점에는 적합해 보인다(고 할 수 있겠죠). (콘텐츠 기반의 서비스는) 여차하면 외딴 섬처럼 둥둥 떠 있을 수 있거든요. 국내에서 인기가 있던 작품이라 하더라도 매체에 이용자수가 낮으면 번역만 된 상태로 외딴 섬에 갇혀버리게 될 공산이 큰 거죠. 다행인 건 스팟툰도 허핑턴포스트라는 뉴스 채널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죠. 다음 뉴스 안에서 ‘만화속 세상’을 제공했던 것처럼.

임덕영
저는 2015 만화, 즉 웹툰을 얘기해보고 싶어요. 저희가 늘 얘기를 하다보면 과거 잡지시대의 얘기가 빠질 수는 없는데, 저도 그 시대에 활동하던 사람이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의 20대, 10대들이 바라보는 만화는 ‘만화’가 아니고 ‘웹툰’이에요. 철저한 웹 기반이고 이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더욱 그렇게 인식이 되는데, 저희 종사자들은 항상 웹툰을 과거 만화와 비교를 해요. 앞으로의 미래는 현재와 비교해서 어떻다가 아니라 과거랑 비교해서 어떻다, 라고 말하죠. 지금 현재를 보고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IMG_5763

 

2015년 웹툰을 봤을 때, 업체분이나 관계자분들 다 호황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학교도 일종의 호황이었죠. 학교에서도 만화에 대한 위상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저도 데뷔 17년차에 느끼는 거지만 대학교에 만화학과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위상을 높이는 일이었고, 웹툰을 통해 이제 만화는 한정된 공간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포털 즉 방송이 된 거죠. 다시 말해 네이버라는 채널은 이제 방송채널과도 같은 거예요.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무료로 (만화를) 확산시키고 그 자체의 고료가 아닌 확산을 통한 부가가치로 고료가 나오는 것이라고 보는 거죠.

 

“ ‘2015년 웹툰’을 보면, 자유와 확산과 경쟁체제를 갖추었다고 봅니다.”

 

양대포털이 무너졌다기보다는 양대 포털의 빈 공간에 유료 사이트들에서 작가들을 섭외를 잘 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방송에서) 공중파에서 모든 것을 할 수가 없죠. 케이블이나 종편방송이 늘어나면서 공중파 방송이 망한다는 소리도 있기는 한데, 지금 보면 거의 채널들이 같이 성장하고 있어요. 만화도 비슷한 것 같아요. 정식 연재가 아닌 베스트도전이 문제였거든요. 그들에 대한 생각이 독자들의 생각과 종사자들의 생각이 달랐어요. 예비 만화가들에게는 그 코너가 매우 매력적이었어요. 자기의 만화를 수 십만의 독자들에게 클릭 하나로 보여줄 수 있다는 매력. 그 매력 때문에 그 친구들이 원고료가 없이도 만화를 올리는 거죠. 왜? 결국 독자 수는 파워고 그 파워는 무시를 못하거든요. 1년 동안 무료 연재를 하다가 정식 연재를 하더라도 그 1년간 쌓인 독자들은 따라오게 돼 있어요. 지금 중견 작가들이 가장 힘든 이유가, 중견 작가들이 바로 웹툰으로 들어가 모을 수 있는 독자의 숫자와 베스트도전에서부터 끌고 올라온 신인 작가의 독자 수에서 차이가 엄청나게 나요. 기존의 명성이 웹툰에서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거죠.

“현재 웹툰이 왜 이렇냐?”가 아니라 현재 웹툰이 “이렇습니다.” 10년 동안 발전을 해오면서 이 모습으로 정착을 한 상태인데, 우리는 자꾸 과거의 시선으로 “왜 웹툰이 이렇냐, 과거에는 안 그랬는데.”라고 보는 거죠. 웹툰은 그냥 웹툰으로 보면 됩니다. 10년 동안 기업의 논리이든 자연의 논리이든 독자들에 의해 형성이 되고 안착한 형태인 거예요. 굉장히 많은 부분이 바뀌었는데 아직도 바라보는 시선은 과거에 붙잡혀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웹툰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채널도 바뀌고, 창작 방식도 바뀌고, 지금은 99%의 작가들이 다 디지털로 작업을 하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라, 10년 동안 계속 쌓아온 거예요. 웹툰에서 시작해 웹툰에 정착한 작가들이 생겨났죠. “이런 그림이 통할 수 있나?”라는 논란은 이미 5년 전에 다 얘기가 끝났어요, 작가들의 세계에서는. 이제는 앞으로의 웹툰에 대해 얘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석환
저는 웹툰 지상주의자예요. 임 작가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됩니다. 만화의 기획, 마케팅, 제작, 소비방식도 반복됩니다. 업계 사람들 말로는 지금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 당시에도 굉장한 붐이 있었거든요. 코믹스 시장이 굉장히 성숙해 있었고, 코믹스 시장이 넘어지고 나서 인터넷 만화방 시장이 다시 일어섰고, 그 다음에 일어났던 일들을 돌아보면 거의 만화 역사의 순번과 비슷해요. 그래서 이런 얘기도 했죠, “이번에 만화판에는 선정주의가 몰아칠 거야, 그러면 그 후에 경찰이 나서겠지, 그러다보면 성인만화 시장은 5년의 호황을 뒤로하고 물러날 거야.” 뭐 이런 식으로 반복적으로 얘기합니다. 그런데 이 주기가 10년 터울로 다시 재생산이 됩니다. 사실 지금은 윤태호의 시대 아닙니까? 윤태호 작가의 존재가 굉장히 커졌는데, 저는 그 시기가 만화계에서 교양주의가 용솟음쳤을 때라고 보거든요. 예전에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기를 거치고 나면 한쪽으로는 선정주의가 발전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교양주의가 일어납니다. 윤태호 작가는 교양주의 만화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미생>을 내면서 사회초년생들의 지침서가 되었고, 선정주의는 레진과 탑툰에서 유료 서비스로 발전해왔죠.

 

우리가 늘 옛 시절을 돌아보는 건
그때 시장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보기 위함입니다.

 

2000년대 벤처붐이 일면서 만화계에도 좋은 바람이 불어왔을 때, 코믹스 시장이 막 일어났을 때, 80년대 극화만화 붐이 막 일어났을 때, 이 시장이 어떻게 넘어졌는지를 봐야 대비를 할 수 있죠. 지금 2013년도 이후 시작된 웹툰 시장이 잘될 것 같아 보이지만 분명 위기 요소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이 시장의 성숙도를 관측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재생산되는 이슈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신진아
박 교수님 방금 말씀에 선정주의가 일어나면 경찰이 출동한다고 하신 부분에 대한 질문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요즘 콘텐츠들이 웹이나 모바일을 통해서 청소년에 노출이 되기 때문에 그런 건가요?

박석환
청소년들에게 노출이 되기 때문에 차단한다는 것은 명분일 수 있고요, 성인 전용의 콘텐츠라 하더라도 선정성이 강화되면 거기에 대한 문제제기가 들어오는 거죠.

이재식
과도한 선정주의 때문에 시장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거죠? 시장의 위기를 과도한 선정주의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건 너무 편향적이지 않을까요?

신진아
우리 나라는 콘텐츠들을 어린 아이들에 대한 유해 요소로 접근하는 풍속들이 남아 있다보니 그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이 아닌가….

장태산
그런 불안감은 가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과거에 아이들은 만화를 거의 교육의 연장으로 봐왔지만 요즘의 아이들은 만화를 좀 다르게 보더군요. 우리 만화책을 읽고 자란 그때 당시의 10대들이 지금 30대 40대가 되었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만화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사실상 선정성 논란 문제는 다양성이 보장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성인 영상물을 볼 수 있다고 해서 그것만 보고 있지는 않거든요. 자극이 너무 세면 곧 질리니까. 독자들이 접할 콘텐츠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체적으로 걸러지게 될 겁니다. 만화의 선정성, 폭력성이 난리를 치더라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면 독자들은 스스로 좋은 콘텐츠를 찾아가게 돼 있거든요. 예전처럼 박정희가 만화 그리는 사람들 다 잡아들이라고 해서 정보부 끌려가는 그런 시기가 이제 아니니까. 되풀이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작가들도 관계자들도 이 생각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콘텐츠가 돈이 된다고 해서 전부다 그쪽으로 몰려들면 결국 서로 무너집니다. 콘텐츠는 다양성을 잃으면 안 됩니다.

 

웹툰과 IP산업

이재식
토론자분들 말씀을 다 듣지 못했습니다만, 조경훈 대표께서 의사 표시를 하셨습니다. 약속대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있는 모든 분들에게 말씀하실 기회 드리겠습니다.

조경훈
전 웹툰 외부의 시선으로 봤을 때, 애니메이션에 있는데요, 웹툰이 성장해온 과정을 봐 왔고 웹툰과 같이 사업을 연계해서 하는 것도 있는데, 아까 말씀이 역대 최고의 호황이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려웠던 중에 많이 좋아진 상태라고 생각을 합니다. 모든 산업의 위기는 성장기를 지나 그 기세가 둔화되고 정체될 때 비로소 온다고 봅니다. 단기간에 여러 플랫폼과 모바일 네트워크의 발전과 만화라는 콘텐츠가 결합되면서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발전을 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2-3년 안에 분명 성장의 정체가 오는 시기가 있을 거라는 예상이 됩니다. 웹툰 산업의 많은 특성 중 가장 큰 특성은 플랫폼 중심이라는 데 있습니다.

IMG_5816플랫폼들은 각각의 목적성이 있죠. 콘텐츠 비즈니스 이외의 목적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좋은 콘텐츠가 있어도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지 않으면, 그 콘텐츠를 채택하지 않습니다. 그 IP를 가지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음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의 구조에 맞지 않으면 그 사업을 하지 않는 것이죠. 저는 이것(플랫폼 중심의 사업)이 만화판이 향후에 더 성장을 하고 더 큰 파이를 만들기 위한 성장의 동력원이었다고 한다면, 한편으로는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미래에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오히려 막아버리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만화를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이냐는 고민을 작가님들뿐 만이 아니라 기업분들과 주변에서 부가 콘텐츠를 만드는 관계자분들이 같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놀란 일이 있는데, 다들 아시겠지만 중국에서 플랫폼들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요우치(u17)가 알파그룹에 1,600억에 팔렸다지요.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거죠. 유요우치, 텐센트를 포함해 그들은 자신들이 서비스하는 작품들의 유료 매출에 그렇게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들의 웹툰을 성장시키고 더 큰 IP를 만드느냐에 모든 비즈니스의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작비가 편당 1억씩 들어가는 작품들을 스무 개씩 마구 만들어내고 있어요. 투자를 엄청 하고 있죠. 이런 중국 시장들을 봤을 때, 앞으로 비즈니스 모델들은 만화와 플랫폼 업체간에 1:1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조금 더 큰 산업의 규모에서 얘기를 해야 하고, 이를 통해 만화의 가치를 어떻게 높이고 더 많은 독자들에게 알리고 나중에는 어떻게 큰 덩어리로 수출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합니다. 사실 <드래곤볼>이나 <세일러문>, <원피스> 등이 만화만 가지고 성공한 케이스는 아니거든요. 종합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졌고, 그 모델을 통해 글로벌적인 파워를 가진다고 보는 겁니다.

지금의 웹툰 기획을 보면서 참 안타까운 건 애니메이션이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굉장히 말초적이고 단기적이고 즉각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콘텐츠들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나는 당장 이 플랫폼에서 돈을 벌겠다.”라는 의지가 너무나 뚜렷한 작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거죠. 물론 그런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좀 더 큰 시장에서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판단이 되는 작품의 기획과 더 넓은 영역에서 그 기획을 협력해서 개발해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이슈들에 대해 사전적으로 논의하고, 그런 경험들을 통해 지금의 웹툰 시장을 더 크게 키울 수 있고, 심지어 미국과 중국에 비해도 뒤지지 않는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재식
부천에서 애니메이션을 하시는, 서동원 아트플러스엠 대표님이 발언 신청을 하셨습니다.

서동원
한 가지 첨언을 하자면, 여기 만화 관계자분들만 계시다보니 논의가 만화와 그 2차 산업들에 대해 집중되어 있는데, 이미 애니메이션은 이 일련의 과정을 겪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이 한창 집중을 받으면서 정말 수많은IMG_5804 투자들이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커졌다가 사라지는 회사들이 비일비재하게 생겨났구요, 성인 콘텐츠까지 갔다가 시장이 축소되었고 이제는 살아남은 회사들만 남아있는 실정이거든요. 그 회사들이 예전에는 OEM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기획창작, 디지털 작업에 많이 치중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 가운데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큰 이슈는 제작에 탄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웹툰은 너무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변화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체제잖아요.

애니메이션은 기본적으로 원천소스에 대한 갈증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만화와 접촉하려고 수없이 반복을 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대놓고 문제제기를 하자면 네이버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것이 작가 보호 차원인지 이득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네이버 작가와 컨택하는 진행과정에서 너무 많은 상처를 입거든요. 그러다보니 웹툰 시장에서 원천 소스의 멀티 유저의 입장에서는 그 부분이 너무 경직되어 있는 거예요. 만화 외로 작가들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같이 협업을 하고 싶은데 안타까운 거죠. 밖에서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어버리니까.

신진아
네이버가 가로막는다는 거죠.

조경훈
외부에서 들어오려는 멀티유저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네이버가 작가에게 에이전트 역할을 하면서 판권료를 받아 작가에게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는 건데,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을 할 때 여러 업체에서 전략적으로 붙어서 기획을 해나가요. 그래서 복합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서로의 판을 키우기 위해서 모든 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여서 일하는 시스템이거든요. 한국은 다 따로 국밥인거고요. 앞으로의 이슈는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스마트한 하이브리드 방법으로 비즈니스를 풀어나가느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최고 인기 작가가 얼마 번다고 하는데, 저는 그 액수의 10배는 더 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전체적인 시장이 커지니까요.

황남용
반대로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많이 제작이 되고 있잖아요? 그런데 애니메이션은 전무하더라구요. 어떤 부분에서 막히는 걸까요, 타깃층이 안 맞는 걸까요?

 

“멀티유즈는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그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되죠.”

 

서동원
<미생>이 대표적인 케이스 같은데요, <미생>은 드라마에 가장 적합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애니메이션을 만들 필요가 없죠. 드라마를 통해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콘텐츠가 완성되었으니까요. 사실 문제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요즘 트렌드라고 한다면 콘텐츠 자체가 소비성으로 변했다라는 사실입니다. 만화의 매체가 웹 기반 혹은 스마트폰 기반으로 변하면서 콘텐츠의 홍수잖아요, 넘쳐나지요. 정말 안타깝다고 생각되는 것이 <미생>이 예전 같으면 3-4년은 회자될 명작인데 드라마로 제작되는데 1년밖에 걸리지 않았거든요. 웹툰으로 인정받고 드라마로 가는 데 1년이 채 걸리지 않았어요. 그 이유가 어디 있는지 보자면 일단 멀티 유즈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일단 소재가 애니메이션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있고, 영화나 드라마의 컨택을 선호한다는 경향도 있고, 그쪽이 이슈화하기에도 쉬우니까요. 그리고 네이버가 아닌 어디와도 진행을 할 때 눈에 보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움직이지 않으니 진행자체도 지지부진하고….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소비에는 타이밍이 있습니다. 그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더 이상 그 작품과 컨택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조경훈
여러 가지 애니메이션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설명드리자면 밑도 끝도 없지만, 이런 산업적인 특성들을 이해하는 과정들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들을 통해 서로가 어떻게 하면 아귀를 맞춰 나갈 수 있는가, 맞춰나갈 수 있는 형태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입장에서는 재무적인 관점의 투자보다는 전략적인 관점에서의 투자를 고려해서 서로의 니즈들을 잘 엮어서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만들어야 하는데 실제로 일본에서는 지난 20년간 작품들을 만들면서 부가 기획을 진행해서 한 작품이 만들어질 때, 협력 업체가 열 군데, 스무 군데 붙어서 리스크를 분산하면서 각 회사들의 니즈를 채워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왔거든요. 애니메이션이 정말 쉽게 만들어져가고 있어요. 밥 먹다가 “이거 만들까?” 하면 다음날 제작이 결정이 되어버려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매우 중요합니다. 각각이 어떻게 성장하고 판을 키우는가에 대한 이슈들이 더 큰 논제가 되지 않을까요.

박석환
웹툰 에이전시들이 많아진다는 건 IP를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의 모델들이 다양해질 것이라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계속 쌓이겠죠. 그리고 예전처럼 작은 단위의 저작권 대리업체가 아닌 신규 기획 중심 에이전시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작품에 투자하고 직접 간여할 수 있는 플레이어들이 많아지니까 앞으로 계속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만화냐, 웹툰이냐?

이재식
애니메이션 전문가들이 참여해주셔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제 백수진 팀장님께 만화와 웹툰에 대해서 묻고 싶은데요.

장태산
만화가 웹툰이고 웹툰이 만화지, 질문이 뭐 그래요? (일동 웃음)

이재식
웹툰은 만화의 한 종류인지, 아니면 아예 전면적으로 새로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서요.

임덕영
만화영상진흥원의 입장에서 대답하셔야 하는 건가요? (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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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진
제가 진흥원의 입장에서 이런 엄청난 질문에 답을 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제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자면 지금까지 많은 얘기를 해주셨는데, 그 모든 내용들이 복합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것이 지금 만화계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오랜 기간 동안 만화를 즐겨왔고, 만화 일을 했고, 진흥기관에서 일하는 입장으로서 말하자면 웹툰은 만화의 한 종류죠. 그렇지만 지금의 소비시장을 봤을 때 어린 아이들, 청소년들은 다르게 생각합니다. 그들은 만화와 웹툰이 다른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만화는 ‘원나블’이죠. (편집자 주 원나블: 일본 소년만화의 3대 대표작이라고 불리는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의 약자) 다시 말해 코믹스이고 요즘 애들은 불법 스캔본 사이트에서 볼 수 있고, 컷이 나눠져 있고, 흑백이며, 톤을 쓰는 형태의 것을 만화라고 부르지요. 웹툰은 네이버에 접속해서 볼 수 있는 것,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것, 이렇게 대답합니다. 이런 인식의 차이는 제가 현장에서 있으면서 특히 만화 도서관에서 많이 느낍니다. 아이들이 직원에게 “여기 무슨 만화 있어요?”라고 물어보지 않습니다. “웹툰 어디서 볼 수 있어요?”라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이들이 찾는 웹툰이 뭐냐면 출판화된 웹툰을 찾는 거예요. 웹툰 서비스를 찾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에 왔으니 책을 봐야겠는데 내가 얼마 전까지 보던 웹툰이 책으로 나왔다니까 그걸 보고 싶은 거예요. 그걸 이 한마디로 물어봅니다. “웹툰 어디 있어요?” 그래서 그 요구를 받아들여 웹툰 코너를 따로 마련했습니다.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가장 인기 있었던 게 ‘원나블’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인기 있는 작품 리스트의 2/3가 다 웹툰이에요.

이제 일본 만화를 좋아하고 본다는 건 지금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는 소위 ‘오타쿠’라고 불리면서 왕따를 당하기 때문에 밝히지 않는다고 그래요. 하지만 웹툰을 본다는 건 시간 때우기로 다들 보는 거라는 거죠. 여기에 더 놀라운 건 이 어린 친구들이 책을 대부분 한번씩은 다 산다는 거예요. 이 10대들의 감수성이라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있거든요. 우리가 웹툰을 무료로 보여준 다음에 책으로 내서 팔면 누가 사겠느냐는 고민을 했었는데 막상 아이들과 만나면서 얘기를 들어보면 <치즈인더트랩> 또는 <노블레스> 이런 책들을 처음으로 자기 돈 모아 산다는 거예요. 만화를 읽는 모임에서도 그런 인식의 차이는 있어요. 이 세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 만화는 굉장히 올드한 매체, 웹툰은 지금 현재 트렌디한 매체로 인식되는 거죠. 저희 진흥원만 해도 만화라는 표현보다 ‘웹툰 사업지원’이라는 표현을 쓰고 내부에서는 괄호 열고 ‘만화 지원사업’이라고 합니다.

장태산
그럼 이제 한국웹툰영상진흥원 되는 겁니까? (웃음)

백수진
실제로 얼마 전에 KBS에서 뉴스가 나왔어요, 예전에도 K-comics라는 표현을 쓰자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뉴스에서는 한국의 만화들이 해외로 나간다면서 쓰는 표현이 K-Webtoon 이었어요. 아무래도 공중파 뉴스에서 한번 그렇게 ‘공식적인’ 표현이 나오면, 행정적으로도 문서에 그 표현들로 바꾸고 하거든요. 아무튼 분명한 인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과거 만화의 OSMU의 선두주자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풀하우스> 등이었는데 이제는 <미생>이죠. 예시가 달라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정책적 결정을 내리는 집단도, 소비하는 집단도 가장 핫한 트렌드는 웹툰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간극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웹툰은) 만화의 큰 카테고리 안에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웹툰이 출간되면 만화?

이재식
저로선 듣고자 하는 답은 충분히 들었는데요, 질문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지난해 초 만화평론지 <크리틱엠>에서 웹툰을 주제로 한 특집에서 한 평론가는 웹툰은 만화의 한 종(種)으로 봤습니다. 만화의 그늘에서 웹툰은 벗어날 수 없다는 거죠. 반면 만화와 웹툰이 완전 다른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때 만화와 웹툰을 구분하는 기준이 반드시 세대 간의 차이일까요? 젊은 사람일수록 웹툰이라는 표현을 쓰고, 나이 있는 사람일수록 만화라고 쓰는가?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죠. 외부 사람들이 볼 때도 웹툰이라는 단어가 너무 강력하게 규정이 되어서, 웹툰이라고 스스럼없이 부르게 되죠. 예를 들면 KOTRA의 정책 고위층 담당자도 최근 한 간담회에서이렇게 밝힌 바 있습니다. “만화가 아닌 웹툰을 지원해서 해외로 수출하는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 이때 사용되는 웹툰과 만화는 확실히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지요.

박석환 교수님도 방금 얘기하셨죠, “웹툰 지상주의자다.” 콘텐츠진흥원의 정보 코너의 제목을 만화와 웹툰으로 나눈 것도 박 교수시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따로 안 여쭤봐도 알 만하죠? 그럼 신진아 기자님은 문화계 현장에서 어떻게 느끼나요? 이것은 웹툰의 힘일 수도 있고, 차별화 전략일수도 있고, 새로운 무엇을 만드는 과정일수도 있다고 봅니다. 요컨대 문화계에서 ‘웹툰’의 위치는 어디에 있고, 파워는 어떤가요?

신진아
우선 문화계에서 “원천 콘텐츠로 가장 핫한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스가 웹툰입니다. 예전에는 인기 소설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든다고 했는데, 이제는 웹툰을 원작으로 해서 많이 만들고 있죠. 투자자나 배급사들에 전화를 해봤는데 최근 <내부자들>로 흥행한 쇼박스 같은 경우에도 회의 들어갈 때 트랜드를 체크하는 질문이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웹툰이 뭐야?”라고 합니다. 그런 보고와 자료들을 공유하고 실제로 네이버나 다음의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하고요. 저작권 확보를 해야 하니까요. 그만큼 원천의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문화계 전반을 다 통틀어서 웹툰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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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웹툰이 출간되면 만화 아냐?”라는 의견들도 있는데요, 그건 아니었죠. 우리가 만화라고 보는 것은 출간이 되었을 때 일정 레벨의 완성도가 있는 것을 보는데, 예를 들어 윤태호 작가가 <미생>을 출간을 염두에 두고 연재를 했잖습니까? 그 작가님은 출판만화에서 온 분이기 때문에 책으로 나왔을 때의 그 완성도를 생각하고 있는 거죠. 홍연식 작가님의 <마당씨의 식탁>도 출판, 즉 우리의 전통적인 만화의 개념을 가지고 책이 나왔을 때, 칸과 칸 사이의 미학이라든가, 장을 넘길 때 보이는 연출이라든지 그런 부분을 고민하고 작업을 하죠.

처음부터 웹툰으로 시작한 작가들의 경우에는 내 작품이 책으로 나왔을 때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을 거라고 봐요. 저희처럼 만화를 보고 자라온 세대들은 웹툰이 의례적으로 출간 돼서 나온 결과물을 볼 때 만족도가 좀 떨어집니다. 그냥 스토리 보려고 보는 거예요.

박석환
1999년에 만화 100주년 행사를 하면서 전시도록에 쓴 칼럼의 타이틀이 있습니다. “우리 만화의 발명품: 웹툰” 그 뒤로도 누가 써주는 사람이 없어서 제가 계속 썼죠. 그 칼럼에는 정통성에 대한 고민들이 있었습니다. 만화라는 전제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쓰는 단어라고 보고, 만화에서 장르를 나누고 변형된 형태를 가진 개념을 지칭하는 것이 웹툰이다, (만화와 웹툰은) 환경도 다르고 방식도 다르고 형식도 다르고 심지어 작가도 다르다, 그런 독립적인 개체를 한국 만화계가 웹툰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냈다, 라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웹툰을 굳이 독립적인 개체로 뜯어내고자 했던 것은 내부적인 이유도 있지만, 외국에서 내 만화는 망가체다 라는 표현을 쓸 수 없는 정치적, 역사적 배경에서 새로운 한국 만화의 정체성을 알릴 수 있는 것이 웹툰이었습니다.

웹툰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면서부터 한국의 만화를 좀 더 세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되었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여전히 한국 만화시장에서는 꼭 한국 작가의 만화뿐만이 아니라 이른바 유명 출판사들이 내는 일본 만화의 정식 번역본도 한국 내에서 일어난 매출에 포함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만화의 자체적인 정통성을 지켜내려면 별도의 분류방법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장태산
그것은 별도가 아닌 시대에 따른 진화 아닐까요. 예를 들어 옛날에는 연극배우들이 영화나 TV에 나오면 타락한 듯이 엮었었지요. 린다 에먼드 같은 가수들도 하루 한 시간이상 공연을 하지 않았고. 라이브음악만이 진짜 음악이기 때문에 한 시간 이상 노래하면 진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요. 이는 시대의 반영이고 시대의 진화라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이재식
그러면 얼마나 진화했나요?

장태산
모르지요, 그건! (웃음) 나도 아직 (웹툰) 신인작가인데. 하지만 확실히 웹툰도 진화의 일종이에요. 지금 웹툰 독자들 중에 20대까지는 만화를 한번도 안 본 독자들도 있고 웹툰만 보고 자라온 독자들도 있어요. 그러니 만화를 모르죠. 이현세 같은 대 작가가 나와도 “아~ 역사만화 그린 사람~” 정도밖에 반응이 나오지 않는 거예요. 그 전의 황금기 때 만화는 모르고. 이제는 작가들만 스마트폰에 적응한 게 아니라 독자들도 스마트폰에 의해서 새로 만들어진 독자들인 거죠. 하지만 이것들을 분류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게 트로트가수가 발라드를 부른다고 그 사람의 직업이 가수가 아닌 게 아니잖아요. 웹툰은 신조어처럼 생겨난 말이지 아예 새로 생겨난 다른 존재는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웹툰과 비즈니스모델(BM)

조경훈
게임으로 보자면 예전에 패키지로 많이 판매를 했었습니다. 개발사에서 시작과 엔딩이 있는 게임을 유저들에게 제공하면 유저들은 그 안에서 엔딩을 보고 끝나는 구조의 게임들이 많이 유통이 되었어요. “이 구조가 게임이다!” 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온라인게임이 들어오면서 게임에 대한 개념들이 확 달라져버렸거든요. 온라인게임이 시작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바로 비즈니스모델입니다, BM. 그러니까 게임 서비스라고 하는 거죠. 이젠 게임 콘텐츠가 아니라 게임 서비스입니다. 기본적인 껍데기를 유저들에게 제공하면 유저들의 반응에 따라 서비스를 하는 구조가 온라인게임의 특성이 되어버렸고 모바일 게임으로 넘어오면서 심지어는 ‘자동전투’라는 기능이 생겼습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본질조차도 없애버린 거예요. 자동전투로 돌려놓고 레벨업하고 그에 대한 보상만 즐기는 거죠. 이를 옛날 게임의 관점에서 봤을 때 과연 이것이 게임인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데 사실 게임이 아니죠. 하지만 이미 ‘게임’이라는 거죠.

저는 웹툰이 굉장히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데, 과거의 출판만화에 비해서 플랫폼이나 여러 가지 비즈니스모델들이 결합이 되면서 콘텐츠에 서비스적인 관점들이 결합해서 생겨난 것이 웹툰이라고 생각합니다. 순간순간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 생성되는 콘텐츠의 측면이 확대되면서 이것이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할 텐데 다시 게임의 예로 돌아가서 저희가 만들고 있는 게임의 영상 중에 <메이플 스토리>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처음에 SD캐릭터 하나에 BM밖에 없었어요. 비즈니스모델만 가지고 만들어진 게임이죠. 스토리도 없고 세계관도 없고 사실 캐릭터도 없습니다. 다 아바타예요. 그런데 이 게임이 오래되고 유저들이 누적되다보니까 처음에는 BM덩어리였던 이 게임이 점차 콘텐츠를 붙여넣기 시작합니다. 세계관을 만들어내고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요즘은 거의 분기별로 패키지같이 스토리텔링을 유저들에게 전달합니다. 웹툰도 어떻게 보면 겉에 서비스의 형태를 기술적으로 보여주면서 그 안에 어떤 세계와 스토리를 담아내고 운영하는가에 따라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임덕영
이어서 저도 하고 싶은 얘기가 예전에 만화의 파생 사업구조랑 웹툰의 파생사업구조가 완전히 다릅니다. 특히 웹툰이 영화나 드라마에 판권에 잘 팔리는 이유가 있거든요. 우선은 원소스를 영화화나 드라마화 하기가 쉽고, 저작권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고, 물론 아주 인기작이 되기 전의 이야기입니다만…. 시나리오부터 심지어 콘티까지 나와 있으니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가죠. 그럼에도 우리 구조가 산업화가 되지 않는 이유는, 예를 들어 만화축제가 10만 명이 모이기까지 10년이 걸렸어요. 부천만화축제 말이죠, 무료 입장인데도 그래요. 그런데 키덜트붐이 불었습니다. 키덜트페어는 전면 유료 입장이고 입장료가 저렴하지도 않아요. 인당 8천 원에서 만원 가까이 합니다. 그런데 7만에서 10만 명이 몰리고 있어요. 만화시장이 확산성에서 보면 참 좋은데 수익구조를 보면 그렇게 매력이 있지 않거든요. 왜 그럴까, 고민도 해보는데 만화는 영화나 드라마 외에 파생상품이 하나도 없어요. 일본은 만화가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면 관련 캐릭터상품이 수십 가지가 나와요. 조경훈 대표님 말씀처럼 연계사업군이 동시에 기획부터 시작을 하거나 동시 투자로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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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안 되는 이유는 있어요. 포털이 작가와 작품의 권한을 잡고 있는데 예전에는 이것이 작가에 대한 보호고 대우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지금 당장 수익성이 나지 않더라도 애니메이션화, 캐릭터상품화는 다 해야 하거든요. 그래야 소비시장에서는 만화가 여러 가지 콘텐츠로 파생해서 개발이 되고 확산되어야 수익구조가 생긴다고 보고 그에 따른 투자도 이어지는데, 국내는 포털이 다 안고 있죠. 특히 인기작가일수록 전속작가의 개념이니까. (포털에서 놓아주질 않으니) 확산되는 속도가 너무 더디고 터무니없는 금액이 형성되는 거예요. 지금 투자단계에서는 같이 나눠먹으면서 같이 사업화를 해야 하는데 몇 천 만원의 판권료를 지불하면서 2차상품을 만들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는 거죠. 피규어 단위가 만개가 안 나오는 국내시장에서 테스트 샘플제작도 힘든 거예요.

캐릭터상품들이 나오기 시작한 지 이제 2년 정도 되었습니다. 몇 개 안되는 캐릭터 제작 회사들에서 이제까지 하청을 받거나 건담을 재제작하던 업체들이 예전 애니메이션들이 하청업체에서 기획으로 넘어간 것 같이 피규어 완구시장도 그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완전한 완구시장은 마트에서 어린아이들, 영유아를 대상으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상품화해서 판매하는 것이고 피규어시장은 성인을 대상으로 10대 20대들이 보는 웹툰의 캐릭터를 상품화하는 중입니다. 그 중에 다음의 모델과 네이버의 모델들이 조금씩 성공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데 지금도 이런 상품화가 너무 더딥니다. 웹툰이 완결되고 1년이 지나면 사람들에게서 잊힙니다. 예전에 TV는 공중파에서 보는 것이었지만 요즘은 채널이 백여 가지가 넘어가죠. 만화도 연재되는 중간에 상품이 되거나 나오지 않으면 국내에서는 효력이 없어요. 일본도 예전에는 완결이 되고 나서 애니메이션도 상품도 나왔는데 이제는 연재 중간에 모든 게 진행되어버려요. 그래서 원작과는 다른 결말 등으로 나오죠. 웹툰도 그래야 합니다. 연재 시작하고 1~2년 지나면 인지도가 쌓입니다. 그런데 3~5년은 연재를 해야 시장에 팔릴 수 있는 제품이 나오고 시장이 형성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3~5년 이상 연재하는 작품은 그렇게 많지 않죠. 조석 작가님은 정말 특별한 케이스고 보통 1년 반 정도가 끝이죠. 연재기간이 짧아지니 소비성으로 갑니다. 작가도 소비성으로 빨리 작품을 끝내버리고 다음 작품을 해야지, 라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돈을 벌기 위해 부가상품을 기다리는 것보다 새로 연재하는 것이 낫거든요. 대부분의 작가들이 연재고료를 받고 끝납니다.

서동원
애니메이션에서는 기획단계에서 세팅이 끝나버립니다. 제작하면서 중간에 혹은 끝나고 다른 산업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기획단계에서 모든 2차 파생 상품까지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를 맞춰두고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은 스타트를 하고 나면 원작의 분량을 정말 빨리 따라잡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 스타트를 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립니다.

황남용
박 교수님 말씀대로 요즘 제작사가 많이 늘어나지 않았습니까? 작가들의 저작권 인식도 많이 변화가 되었고, 그래서 작가가 직접 제작투자에 나선다든지 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희 제작사들도 영화와 공동투자에 들어가기도 합니다만, 이제 그 시스템이 돌아가려는 것 같습니다. 점점 발전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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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진
제가 봤을 때 웹툰이 영상화가 많이 되고 OSMU가 많이 되는 건 그나마 ‘패키지화’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예전 만화에서는 작품 자체가 생명력이 있어서 5권 내외로 끝내려던 작품이 35권까지 가는 경우도 있었어요. 일본의 잡지 비즈니스시스템도 출판사에서 장기연재를 끌어주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도 있는데, 웹툰에서는 이런 패키지화가 있기 때문에 OSMU에 대한 매력이 더욱 있다고 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지금 25권까지 나와 있는데 이 스토리가 50권이 나올지 60권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면 영상화를 하기에 걸림돌이 되었던 게 과거 출판시장의 상황이었고. 지금 웹툰은 시즌제를 투입해서 짧으면 6개월, 길게는 1년 6개월 정도에 한 시즌이 끝나잖아요? 시작과 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승전결이 보이는 상태로 들어가면 핸들링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에 영상 쪽에서는 더 선호를 하는 것이죠. 하지만 오히려 과거의 BM처럼 영상화 외의 파생사업을 하기에는 맞지 않는 경우도 생기는 거죠.

정말 이상적인 모델은 처음 기획단계부터 설계를 하는 건데 사실 개개인이 포털에서 연재를 하면서 “내 작품이 언젠가는 애니메이션이 될 수 있을 거야”라는 의식을 가지고 연재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죠. 그리고 한국시장의 특성상 굉장한 속도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더 어려워진다고 생각해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콘텐츠가 공급되는 속도에 “이 콘텐츠에 어떤 BM을 가져가야 하지?” “이 BM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해야 하지?”라고 생각할 시간이 들어갈 공간도 없었어요. 게다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라인메신저가 뜨고 일단 콘텐츠가 있어야 하니까 “웹툰은 일단 다 실어!”라는 식으로 일이 진행되다보니…. 이것이 우리나라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죠. 콘텐츠가 있고 플랫폼이 있고 시장이 있을 때 우리가 IP라는 것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 어떻게 서비스를 해야 할 것이냐라는 고민보다는 서비스 자체를 무엇으로 채워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프라를 정책적으로 중요시하긴 합니다. 아직도 일본에서는 인프라를 깔고 들어가는 곳이 있기도 하죠. 하지만 인프라를 먼저 깔지 않는다고 해서 안달복달하지 않는 그런 문화적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우리나라는 우선 보이는 게 있어야 하죠. 웹에서 하면서 앱은 왜 없어? 라는 식으로 독촉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속도도 빠르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더 스피드하게 가는 시장이 있죠. 중국시장도 엄청납니다. 중국은 고민이 아예 없어요. 아주 빠르게 의사결정이 되고 성장하고 자본이 들어오고…. 어제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업체가 내일 오더니 업계 3위로 성장했다는 얘기도 있고. 이런 속도전 가운데 어떻게 이 콘텐츠 시장을 예쁘게 가꿔나갈 것인가, 라는 고민은 별개의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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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황 대표님 말씀처럼 플레이어들이 달라지고 있어요. 어디서 투자가 들어오고, 나가고, 생기고, 없어지고…. 이 일련의 것들이 외적인 팽창의 모습일 수도 있고 그 안에서 잘 되는 분들은 어떻게든 알아서 진행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케어가 들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겠죠. 시장의 논리라는 게 늘 좋은 것만 있지는 않잖아요? 처음에 최저고료에 대한 얘기를 하셨던 것도 있었지만 이것은 비단 만화계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산업구도상 어떤 부분이 고도의 성장을 이룰 때 모두와 함께 가는 방법을 고려하지 않았어요. 일반적으로 연봉에 대한 부분도 격차가 극심하고, 자본 차이의 극심화가 만화계 내부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사회의 자본화 특성의 연장선에 있는 거라고 보는데 그것을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우리가 몸소 체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각자의 자리에서 각각의 역할을 어떻게 소화해내면서 이 시장을 어떻게 예쁘게 가꿔나갈 것인가, 속도전에 뒤처지지도 않으면서 퀄리티도 높여야 하고, 작가들의 처우도 개선이 되어야 하죠.

이 시장에서 네이버가 가장 큰 캐피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죠. 제가 글로벌팀으로 배속된 것이 지난 10월부터인데 그 전에는 단순한 연구적인 관심으로 봐왔는데 이제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네이버를 바라봤을 때 사실 적대적 감정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하고 싶은 사업은 정말 많은데 네이버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 겁니다. 이건 어느 시장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작가들도 그 시스템 안에서 이득을 보는 작가와 그렇지 못한 작가의 입장 차이도 분명히 다른 거구요. 그리고 그 인식의 차이만큼 영향을 줄 정도로 네이버가 힘이 있다는 거죠. 확실히 중국시장에서 네이버의 영향이 있어요. 미국시장에서도 그렇고. 동남아시장에서 네이버는 울트라 갑이에요, 라인서비스가 전면에 나섰기 때문에.

2015년에 확실히 외형의 확장과 내부로도 많은 성장이 있었죠, 작품의 숫자라든지 고료 인상이라든지. 그러나 위기는 항상 있어요. 그중 하나가 심의에 대한 아젠다를 만화계로 끌고 오지 못했어요. 2015년에 문화체육관광부나 만화계 많은 분들이 노력해서 심의에 대한 것을 방통위에서 간행물윤리위원회로 가져오려고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만화에 대한 심의가 서비스의 일환으로 계속 살아있는 거예요.

박석환
간행물윤리위원회도 만화계라고 보기는 힘들죠.

백수진
간행물윤리위원회가 만화계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만화계가 부딪히는 부분은 계속해서 싸워왔었죠. 그런데 웹툰이 포털에서 연재를 하기 시작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면서 웹툰에 대한 심의는 콘텐츠에 대한 심의가 아니라 서비스의 일환이 되어버렸어요. 콘텐츠가 문제가 있고 19금 표시를 다는 문제가 아니게 돼버린 거죠. 그렇기 때문에 간행물윤리위원회와 계속 해왔던 익숙한 싸움으로 심의문제를 끌고 들어오려고 시도를 했었지만 정책적으로도 핫한 부분이기 때문에 (방통위에서) 안 놓더라구요.

박석환
이는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하지만 작가중심의 만화계에 있어서는 과한 고민일 수 있다는 겁니다. 심의에 대한 이슈는 작품 자체에 대한 이슈라기보다 유통주체의 이슈로 봐야합니다. “작가가 어떤 내용을 만들었다.”가 심의의 대상일 수는 없습니다. 창작은 자유이기 때문에. 그런데 어떤 매체가 그 작품을 유통했는가가 문제인 겁니다. 그런데 이 유통사가 작가와 계약한 계약서의 사본을 보면 보통 작품에 대한 책임은 작가가 진다라고 되어 있어요. 매우 안 좋은 계약조항입니다. 그런데 이 조항을 전제로 작가가 상황을 케어하기 위해서 앞으로 나갑니다. 작가는 오직 창작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됩니다. 그 작품을 공표한 것에 대한 책임은 유통사가 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유통사는 직접 나서서 일을 해결하지 않고 뒤로 숨습니다. “우리가 나서면 너무 뭐라 그러니까 작가가 나서서 좀 풀어주세요.”라고 작가를 앞으로 내세우는데 이는 결코 좋은 방식이 아닙니다. 작가는 오로지 작품에 매진하면 됩니다. 유통사의 배포에 대한 책임까지 질 필요는 없죠.

황남용
하지만 작가가 19금이라도 사회관념적으로 해서는 안 될 표현을 하면 안 되잖아요? 기본적으로 창작 가이드라인에 사회적 물의를 빚을 수 있는 표현은 작가에 책임이 있는 것이죠.

임덕영
그런 부분은 유통사에서 가이드를 해줘야 하는 거죠. 그런 게이트 키핑이 되어야 양측이 얼굴 붉힐 일 없이 작품을 할 수 있는 거죠.

이재식
작가에게만 법적 책임을 묻지는 않지 않나요.

박석환
법리적인 책임은 유통사의 책임자가 나서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유통사 책임자가 작가에게 “작가님, 어디 어디서 전화 왔는데 한번 통화 좀 해보시죠.”라고 하는 건 안 되는 거죠. 물론 사회적 책임은 있을 수 있죠. 그러나 이런 인식 때문에 창작자에게 압박이 가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식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이 막중하군요. 결국 지난해 시장은 플랫폼이 주도했다는 명제는 대체로 인정하는 거지요?

황남용
플랫폼들이 많이 늘어났죠. 저는 그중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되는 부분이 한국 만화계에 외부 자본이 들어왔다는 겁니다. 생소한 업계에서 자본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가 전에는 없었죠. 외부에서 이 산업에 대해 높은 가치 평가를 하고 있다는 인식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향후 어느 정도 발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플랫폼의 성장은 앞으로도 어느 정도 예측은 됩니다. 특히 IP사업이 된다는 것은 우리 구조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저작권을 작가들에게 다 풀어줌으로써 활발하고 신속한 비즈니스가 가능해졌죠. 예전에는 출판사가 쥐고 있던 권한을 작가가 주도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재식
출판사가 주도하던 자리에 에이전시가 등장했습니다. 저도 이런 질문을 받곤 하는데요, “에이전시가 왜 있느냐, 뭘 하느냐”는 겁니다. 에이전시의 역할이 무엇일까요?

황남용
저는 재담미디어를 만들면서 만화계의 YG를 꿈꿨습니다. SM이나 YG는 대표들이 현장 출신입니다. 현장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그 경험을 살려서 가수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잖습니까? 저는 한국 만화의 매니지먼트사업이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전문적인 비즈니스 그룹, 작가 출신의 대표가 있는 그룹, 누룩이 대표적이죠, 그리고 편집자 출신이 만든 그룹이 있는데, 재담이 그중 하나죠. 작가들의 봤을 때 (에이전트가) 작품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현장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이 되고 작가님들의 사업을 대신해서 맡길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있다라고 생각되면 그 에이전시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플러스가 되는 요인이 있기 때문에 선택하는 거죠. 다만 중요한 것은 에이전시의 역할이 작가의 작품을 보고 디벨롭하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작품에 대해 직접 어드바이스도 해주고 앞으로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해 작가들의 동의와 신뢰를 얻어나갈 수 있어야 오래갈 수 있는 겁니다. 그게 아닌 단순 에이전트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재식
포도트리도 앞으로는 IP사업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페이지 운영을 맡는 것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기획과 판매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소현
지난 2년 정도 만화 서비스를 하다 보니 히트 작품이 나왔고, 그로 인해 2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는데요, 포도트리가 투자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저희가 IP사업을 하기 위해 전면적으로 뛰어든다거나 하는 것은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기존의 연재작품들과 기존 계약을 맺고 있는 에이전시들과 함께 일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차 사업이 되는 작품에 있어서는 저희가 큰 도움이 되어드리는 방향으로 사업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저희가 전면에서 사업을 주도하려는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이재식
대략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나 만화계로나 2015년 만화를 생각할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임덕영
개인적으로는 연재를 바로 들어가지 못한 겁니다. 어쨌든 웹툰은 다양성과 자유도입니다. 과거 꿈도 꾸지 못했던 스타일로 연재를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대단한 겁니다. 웹툰에서 고료를 먼저 얘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게이트가 열렸다는 것, 내가 그린 작품을 수만 명에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웹툰 채널이 많이 생겼다는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고, 그럼에도 연재를 들어가지 못한 게 너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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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식
정책 쪽에서는 2015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박석환
2015년에 아쉬웠던 부분은 “원톱 구조를 만들었다.”라는 부분입니다. 중소 포털들과 만화 전문서비스들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입니만, 예전의 다음과 네이버 양대 산맥의 구조에서 지금은 원톱 구조가 되어버렸어요. 신규 업체들이 생성되면서 네이버의 베스트도전의 예비 작가진을 가져가면서 네이버의 힘이 빠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는데 오히려 다음이 힘이 더 빠지고, 네이버는 힘이 강화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또 아쉬운 점은 네이트가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죠. 올레마켓웹툰은 나름 선방하긴 했지만요. 어디나 그렇지만 원톱 구조는 불안합니다. 최소 양강구도, 내지는 삼자구도가 이상적인데 아직 그 삼자구도는 만들어지지 않았죠. 너무 분산되어져 있고 그러다보면 긍정적인 면도 있겠으나 일단 웹툰은 이제 대중문화입니다. 사용자 천만이 넘어서는 순간부터 대중문화의 반열에 들었는데 이 천만이라는 숫자가 분산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결국 시장이 위축되게 됩니다. 그렇기에 적어도 삼자구도는 만들어져야 하는데 네이트의 역할이 너무 미미했습니다. 네이버가 공공의 적은 아니지만 원톱으로 올려두고 공공의 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이재식
카카오페이지가 유료에서 네이버보다 더 큰 성과를 내고 있다는데도, 원톱인가요?

박석환
그런 논제는 여기서 통하지 않습니다.

신진아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데요?

박석환
웹 비즈니스의 기준은 매출이 아닙니다.

백수진
비교의 대상이 잘못 되었다고 봅니다. 네이버는 플랫폼 서비스 모델이고 카카오페이지는 레진처럼 콘텐츠 서비스인데 각자의 방향성이 다른데 매출만 보고 누가 누구보다 잘했다 못했다를 비교할 전제가 잘못 되었다고 봐요.

신진아
네이버가 원톱이라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임덕영
우리나라 인구 대다수의 시작 페이지가 네이버이고, 메일 주소가 네이버이며, 10대들의 만화시장은 네이버입니다. 조회수도 압도적으로 비교가 안 되죠. 강의를 나가도 학생들의 70%가 네이버 웹툰을 봅니다. 10%가 다음 웹툰을 봐요.

이재식
뒤집어 얘기하자면 그만큼 네이버가 밀어줬기 때문에 만화계가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박석환
그만큼 네이버가 시스템을 만들고 했던 것은 그만한 경쟁체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는데 이제 네이버가 원톱이 되어서 결정하는 것이 법칙이 되거나 제도가 되거나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재식
마무리하면서 지금까지 듣고 계셨던 분들께도 말씀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이름을 밝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참석자 (선창희)
안녕하세요, 의류학 전공하는 대학교 3학년이고 이 자리에는 페이스북 홍보를 통해 알고 찾아왔습니다. 대학 언론사에서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마침 2015년 만화계를 결산하시는 자리라고 들어서 한국만화에 대한 취재 겸 공부하러 왔습니다.

참석자 (서은영)
저는 만화영상진흥원 포럼위원으로 활동하는 서은영이라고 합니다. 근대 만화에 대한 박사학위가 있고, 크리틱엠 필자로도 인사드린 적 있습니다. 저도 아직 웹툰에 대해서는 공부가 더 필요해서 2015년 만화에 대해 듣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대학가에서 교양수업으로 연극과 영화수업은 참 많은데 아직 만화 교양수업은 없습니다. 제 관심분야는 어떻게 하면 만화를 교양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대부분 20대 학생들은 웹툰을 보고 관심있어 합니다. 가끔 문화특강을 해고 영화나 시, 소설에 대한 수업보다 웹툰에 대한 수업에 가장 많은 참석률을 보이고 참여도도 활발한 것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학생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더 웹툰을 알아야겠고 연구자의 입장으로도 만화에 기반을 두고 있는 웹툰을 더 연구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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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식
토론자분들 중에 마무리 말씀 하실 분들 있으시면 부탁합니다.

장태산
진심은 진심을 알아봅니다. 만화가들이 열심히 만화를 그리고 기업들이 좋은 이득을 만들어내는 부분이 필요해요. 출판인이 되어야지 출판사가 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젯밥에 신경 쓰는 순간 거기에 들어가는 투자는 순수한 자금일 수 없는 거죠. 시간을 두면서 본분에 충실하면 좋겠습니다.

백수진
문학의 현재가 웹툰의 미래입니다. 문학의 위치라는 게 어려운 게 아닙니다. 지금 해야 하는 고민을 다 담고 있습니다. 한국 만화의 현재가 중국 만화의 미래일 수도 있고요. 우리의 현재를 잘 관리해야겠습니다.

신진아
웹툰의 힘은 다양함과 완성도에 있다고 봅니다. 2차 판권이 커져야 산업 전체가 커집니다. 그 중심에서도 콘텐츠가 탄탄해져야 가능합니다.

황남용
외형 확장만 바라보고 달려온 것 같습니다. 본질에 충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작품에 충실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잡아야겠습니다. 경쟁력은 결국 콘텐츠에서 나옵니다. 만화의 본질은 스토리고 캐릭터인데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석환
네이버의 성공신화의 첫 시작은 데이터서비스에 있었습니다. 사용자 친화적 정책의 핵심에 데이터에 대한 고민이 있었겠지만 너무 데이터를 맹신하면 다양성을 해치는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다양성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임덕영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답이네요.(웃음)

이재식
오랜 시간 말씀 잘 들었습니다. 토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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